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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사태 책임 CEO에게"···손태승 압박하는 김주현·이복현

"라임사태 책임 CEO에게"···손태승 압박하는 김주현·이복현

등록 2022.12.22 06:00

차재서

  기자

금융당국 수장, 연일 우리금융 향해 작심발언 "孫 징계, 만장일치로 결정···CEO가 책임져야"

사진=금융위원회 제공사진=금융위원회 제공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은 CEO에게 있다."

금융당국 수장이 연일 발언 수위를 높여가며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사실상 최고경영자로서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메시지인데, 이처럼 당국의 공세가 계속되면서 연말까지 시간을 갖기로 한 손 회장의 심경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열린 행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손태승 회장 징계는 여러 번에 걸친 심도 있는 논의 끝에 사실상 만장일치로 내린 결론"이라며 "금융위원회의 일원으로서 이견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복현 원장은 최근 용퇴를 결정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을 추켜세웠다. 그는 "조 회장의 경우 3연임할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거꾸로 후배에게 기회를 주는 결정을 보면서 리더로서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했다"며 "본인의 성과에 대한 '공'과 소비자 보호 실패의 '과'를 냉정하기 돌아봄으로써 후배에게 자리를 양보했다"고 평가했다.

결국 이복현 원장은 사모펀드 사태를 정리하겠다며 물러나는 조용병 회장의 사례를 상기시킴으로써 손 회장을 한 번 더 몰아붙인 셈이 됐다.

손 회장을 향한 당국의 공세는 처음이 아니다. 전날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관련 질의에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CEO로서 라임펀드 사태에 대한 책임이 명확하다"면서 "금융위가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손 회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판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원장 역시 지난 11월 손 회장에 대한 징계가 확정된 직후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하고 선진금융기관으로의 도약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하길 바란다"고 언급한 바 있다.

즉, 당국으로서는 손 회장의 연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대외에 분명히 알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손 회장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손 회장은 사모펀드 징계 건으로 기로에 서 있다. 지난 15일 금감원과의 'DLF(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 행정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악재를 일부 털어냈지만, 라임 사태로도 '문책경고'(3년간 재취업 금지)를 받은 탓에 연임 도전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국면을 뒤집으려면 2020년처럼 가처분신청으로 효력을 정지시키고 금감원을 상대로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사안이 복잡해 손 회장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DLF 징계'의 경우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준수의무' 위반 여부가 쟁점이었다면, '라임 징계'는 자본시장법상 부당권유 금지 조항 위반으로 제재가 이뤄져서다. 똑같이 행정소송을 제기해도 전혀 다른 재판 결과를 받아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일단 우리금융 이사회는 내년 1월까지 판단을 미루기로 한 상태다. 법률적으로 검토할 내용이 많아 의견을 모으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박상용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손 회장에 대해선 아직 논의하지 않았고, 연말까진 이사회 차원에서 논의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만일 이사회가 재신임으로 가닥을 잡으면 손 회장은 2년 전처럼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 준비에 착수하고, 우리금융은 그를 차기 CEO 후보로 추천함으로써 현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 반면, 손 회장이 징계를 받아들이고 용퇴하면 우리금융은 정해진 절차와 일정에 따라 차기 회장 후보를 선정하게 된다.

다만 외부의 시선은 곱지 않다. 정부가 민간기업 인사에 손을 대는 것처럼 비춰져서다. 더욱이 우리금융 안팎에서 '낙하산' 친정부 인사가 차기 CEO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이라 업계는 정부의 인사 개입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완전민영화 체제로 새 출발한 우리금융을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금융회사의 승계프로그램이 투명하게 작동하도록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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