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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합원의 몽니' 둔촌주공 사태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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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재건축사업으로 이목을 끌었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6개월 만에 재개됐다. 아울러, 조합은 곧 일반분양 일정도 서둘렀다. 내년 1월로 잡혔던 일반분양 일정을 늦어도 올해 연말에는 추진할 계획이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인데다 총 1만2032세대 중 청약 물량이 4786세대나 된 만큼 예전부터 수많은 청약대기자들이 둔촌주공의 일반분양 물량이 풀리기만을 발을 동동 굴러왔다. 업계에서도 5천가구 가까이 되는 청약 물량이 풀린다면 주택시장 공급 부족에 어느 정도 안정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년 넘게 기다렸던 일반분양 소식이 드디어 나왔지만 이를 노리는 청약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도 나오고 있다. 바로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의 조합원들 때문이다. 이들은 시공사와 공사비 증액 문제로 결국 공사마저 중단되는 등 일정 차질을 빚게 한데다 그간에 쌓인 분담금마저 청약자들에게 전가하려는 모습들이 여러 차례 포착됐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조합이 제출한 일반 분양가는 3.3㎡당 42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3.3㎡당 3220만원을 산정한 것과 비교하면 1000만원이나 증액된 셈이다. 이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본형 건축비가 올랐고 주변 시세보다도 저렴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는 명목상의 이유일 뿐 실제로는 조합원들의 추가 분담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이었다. 일반 분양가는 관할구청인 강동구청이 결정하는 것인데 이날(15일) 업계에 따르면 결국 3800만원 중반 선으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3800만원 중반으로 결정되면 전용면적 59㎡는 10억원 이내, 전용 면적 84㎡는 12억~13억원 선으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가 올라간 것과 반대로 기존 둔촌주공 조합원 입주권은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둔촌주공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해 10월 23억7000만원에 팔렸지만, 지난 8월에는 17억3900만원으로 내려왔다. 1년 사이 8억7000만원 떨어진 셈이다.

당초 내년 초로 예정했던 분양 일정을 한 달가량 앞당긴 것도 물론 그동안 기다려줬던 청약 대기자들을 배려해 준 조치는 아닌 듯 보였다. 최근의 부동산 자금경색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건설업계 안팎의 공통된 설명이다. 앞서 시공사업단과의 공사비 갈등으로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됐던 둔촌주공 조합 입장에서 일반분양을 서둘러 진행해 조합 수익과 자금 계획을 확정하고, 좀 더 유리한 상황에서 자금 차입을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아파트 '질'에 대한 문제였다. 최근 둔촌주공 재건축의 평면도와 배치도가 공개되면서 '옆집뷰', '복도식 아파트' 논란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분양 물량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분양 주택형이 주방 창문을 통해 이웃집 내부가 들여다보일 정도로 동간 거리가 좁아 사생활 침해와 환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다려온 물량이지만 청약 대기자들 입장에서는 이 같은 조합원들의 조치가 괘씸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시장에서도 이를 우려했는지 일반 분양 흥행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둔촌주공 사태는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에서 촉발됐지만 결국 조합원의 욕심에서 비롯된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때문에 이 같은 문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해당 사태 이후 신탁사를 찾는 재건축 조합의 문의가 늘고 있다. 정부도 도시정비사업 추진 주체를 조합장을 필두로 한 조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신탁사를 활용하도록 독려하는 분위기다.

다만 신탁사는 천문학적인 수수료 비용이 변수다. 이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공공시행사가 중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최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 SH(서울주택도시공사) 시행사를 두는 공공재개발이 이전 정부의 국책사업임에도 예상 외로 순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로 건설사들이 민간 개발보다는 공공을 시행으로 두는 재개발 방식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 대형건설사 정비업계 관계자는 "공공재개발을 공공시행사를 두는 만큼 민간에 비해 사업 속도가 빠른 데다 민간재개발의 최대 갈등 요소였던 조합 혹은 시공사 간의 이해관계가 현저히 적다"라며 "앞으로는 조합 방식보다는 공공 시행방식을 통한 정비사업장이 많아져야 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향후 조합이라는 제도 자체가 없어져야한다"라고까지 했다. 결국 이 같은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신탁사든 공공시행사든 중재자가 필요해 보인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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