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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교보생명-어피니티 2심서 '회계사회 윤리위 심사 부실' 변수될 듯

금융 보험

교보생명-어피니티 2심서 '회계사회 윤리위 심사 부실' 변수될 듯

등록 2022.11.14 07:01

이수정

  기자

1심 '무죄' 이유인 회계사회 판단 과정서 문제 드러나회계사회 윤리위 부실···금융당국 감사 대상 될 수도검찰 "어피니티-안진, 소통서 가격 조작 정황 분명해"

그래픽=박혜수 hspark@그래픽=박혜수 hspark@

교보생명과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니티컨소시엄간 풋옵션 분쟁 2심 결심 공판이 이달 말 예정된 가운데 1심 피고 무죄 판결의 핵심이었던 한국공인회계사회 윤리조사심의위원회 심사 자체가 부실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업계는 이 같은 변수가 1심 판결을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피니티 주요 임직원과 안진회계법인 회계사들에 대한 항소심 결심 공판이 열린다. 

검찰은 안진 소속 회계사와 어피니티 관계자 등 5명은 풋옵션 행사 가격 산정 업무 과정에서 부적절한 공모를 했다는 혐의를 부여했다. 검찰 측은 가치평가 업무 독립성을 준수해야 할 회계사가 사모펀드의 부정 청탁을 받고, 허위로 가치평가보고서를 작성하고 대가를 부당하게 수수한 것은 명백한 회계사법 위반으로 보고 있다. 특히 평가결과를 더 부풀릴 수 있었지만 최대치까지 부풀리지 않았기 때문에 어피니티와 안진이 평가방법·인자·최종가격 등을 결정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1심 재판부 논리는 어불성설이란 입장을 펴고 있다.

◇회계사회 윤리위 심사 부실···재판부 판단 바뀔까=업계는 1심 무죄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회계사회의 '조치 없음' 결론 도출 과정에 문제가 발견된 만큼 향후 재판부 판단 변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회계사회에 안진회계법인과 소속 공인회계사에 대한 징계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당초 회계사회는 법원에서 관련 사건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일 경우 민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지만 이후 입장을 바꿔 안진회계법인과 관련 회계사에 대해 '조치 없음'을 결정했다. 이에 교보생명은 지난해 11월 회계사회에 조사를 성실히 해달라는 취지의 재진성서를 제출했지만 회계사회는 12월의 제척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재조사를 거부했다.

교보생명은 "회계사회는 안진 회계사들과 어피니티 관계자들 사이에 주고받은 문서가 240건 이상 있음에도 이를 공모행위가 아니라 통상적 업무 협의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9월 3차 공판에서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공모 정황이 담긴 이메일 증거자료를 제시하며 회계사회 판단을 주도한 한 윤리위 심의위원에 해당 이메일들을 본적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회계사회 윤리위원들은 해당 이메일을 아예 보지 못했거나 보고도 못보 척 해 당초부터 객관적인 판단을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게 교보생명의 주장이다. 증인신문에서는 민간 조사기관으로서 회계사회 윤리위의 한계점도 언급됐다. 해당 위원은 조사 과정에서 어떤 노력을 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민간기관에는 강제 조사권이 없기 때문에 회원이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를 폈다.

◆금융당국 종합감사 받는 한공회···윤리위 부실 여파 어디까지=2심 쟁점이 될 윤리위 부실은 금융당국 종합감사 논의 테이블에도 오를 전망이다.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진행되는 금융위원회의 회계사회 종합감사 과정에서는 공인회계사법 관련 법령 준수 및 위탁사무 처리실태 등의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회계사회 윤리위 부실 심사 문제도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종합감사에서는 교보생명의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회계평가업무 기준을 위반한 혐의를 받은 안진 소속 회계사들에 대한 한공회 윤리위가 제대로 된 역할을 했는지도 따져 물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재판부나 금융당국에서 윤리위 조사 결론이 미흡했다는 판단을 내릴 경우 '조치 없음'의 한공회 판단을 원용한 1심 재판부 판단이 뒤집힐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번 재판은 회계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이 나온 삼덕회계법인 회계사 사건과도 연관이 깊다. 삼덕 소속 회계사는 지난 4월 징역 4개월에, 1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검찰은 두 사건이 풋옵션 행사 시점과 제시된 주식 가치 등에서 거의 동일하다고 판단한다. 특히 삼덕 회계사 건의 경우 안진 사례와 다르게 회계사회 윤리위에 충분한 자료가 제공됐고, 이를 바탕으로 윤리위 위원들은 중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서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앞서 1심 재판부는 "회계법인은 가능한 범위에서 다양한 가치평가 방법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피니티에 유리한 방법만을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검찰은 "100억원을 편취할 수 있었는데 50억원만 했다고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며 "투자자들과 회계사들은 초기부터 소송에 대비해서 합리적인 근거를 만들려고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244건의 이메일 증거자료에는 어피니티와 안진이 결국 소송으로 갈 확률이 높으니 가능한 유리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결과 값을 높이자고 합의한 내용이 담겼다. 어피니티는 안진에 이메일을 보내 가치평가방법 수정을 지시했고, 그 결과 교보생명 1주당 풋옵션 행사가격은 시장가치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졌다는 게 검찰 측의 판단이다. 검찰 측은 "이메일 증거를 보면 안진 회계사들이 얼마나 계산기처럼 답변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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