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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쇼크' SK하이닉스···美 규제에 노종원 "고통스럽다"(종합)

'3분기 쇼크' SK하이닉스···美 규제에 노종원 "고통스럽다"(종합)

등록 2022.10.26 11:16

김현호

  기자

3분기 영업이익 1.6조원···전분기比 60% 이상 급감거시경제 위축으로 D램·낸드 가격 하락···"전례 없는 상황"내년 투자 50% 삭감···노종원 "금융위기 시절 버금가"미국 장비 규제로 비즈니스 환경 어려움까지 토로

반도체 업황이 부진하면서 SK하이닉스 실적이 수직 하락했다. 전분기 및 전년 대비로 비교해도 영업이익은 60% 감소한 1조원대 중반의 '성적표'를 받았다. SK하이닉스가 1조원대 영업이익에 그친 건 지난 2021년 1분기(1조3244억원) 이후 6개 분기 만이다. 회사는 현재 반도체 업황을 '전례 없는 상황'이라 진단하며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 대비 절반으로 줄이기로 했다.

실적과 별개로 미국의 대중(對中) 견제로 반도체 장비 수급에 어려움이 따르면서 사측은 '고통스럽다'는 반응도 내놨다. 미국 기업의 반도체 생산 장비 없인 기술 발전에 따른 최첨단 메모리 생산이 불가능해 사업을 구성하는데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외적 리스크 확산으로 SK하이닉스는 생산 거점에 대한 변화도 시사한 상태다.

◆영업이익 60% '뚝'···"전례 없는 상황" =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10조9829억원, 영업이익 1조6556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20.5%, 영업이익은 60.5%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6.9%, 60.3% 줄어든 수치다. 사측은 "거시경제 환경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D램과 낸드 제품 수요가 부진해지면서 판매량과 가격이 모두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 쇼크'는 사실상 예고된 상태였다. 시장조사업에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D램 가격은 전분기 대비 10~15%, 낸드 플래시는 13~18%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전례 없는' 시황 악화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도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는 계절적 성수기로 시황이 개선되는 시기이나 올해는 유례가 없는 수요 약세로 시장 상황이 펼쳐졌다"며 "PC, 스마트폰 등 소비자 제품의 수요가 둔화되고 서버 고객들의 재고 조정 우선 정책으로 구매 수요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사장은 "D램 출하량은 가이던스를 하회하는 한 자릿수 중반 감소했고 ASP(평균판매가격)는 전 분기 대비 약 20%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솔리다임 제품을 포함한 낸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0% 초반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나노 1a(4세대) D램 및 176단 낸드의 램프업(생산량 확대)과 수율(완성품 중 합격품 비율) 안정화로 단위당 원가를 절감할 수 있었으나 가격 상쇄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4분기도 부진, '돈줄' 조이는 SK하이닉스 = 4분기도 걱정이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D램 가격이 13~18%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PC용 D램은 노트북 수요가 회복되지 않아 PC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업체는 D램 재고 소진에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밖에 모바일용은 13~18%, 그래픽은 10~15%, 소비자용은 10~15%로 각각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낸드 가격은 15~20%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종류별로 eMMC는 13~18%, 엔터프라이즈와 클라이언트용 SSD는 각각 15~20%, 15~20% 감소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모든 유형의 낸드 제품 가격이 약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공장 재고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낸드 생산품은 올해 말 손실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종원 사장은 "시장 환경을 반영해 4분기 D램과 낸드 출하량은 3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을 인하해도 고객들이 구매량을 늘리지 않는 상황이므로 4분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크게 증가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플러스 성장을 위해 상당한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면서 "4분기 D램, 낸드 출하량 증감률을 각각 4%, 5% 가정하지만 이를 위해 20% 수준의 추가 가격 인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길어지는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SK하이닉스는 내년 투자액을 올해 보다 약 50% 줄이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노종원 사장은 "이는 지난 금융위기 시기인 2008~2009년 CAPEX(설비투자)에 버금가는 투자 축소"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고객사들의 재고 수준이 매우 높다고 진단한 상태이며 전체적인 시장 수요가 줄어들자 감산 의사도 밝혔다.

노 사장은 "우선 생산되고 수요처를 찾는 제품은 수익성이 낮다"며 "그런 제품을 중심으로 우선 웨이퍼 투입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팹 효율성을 위한 장비 재배치와 감산에 준하는 효과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며 "일부는 적용해서 실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2024년에도 반도체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반도체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국내 반도체산업 경기 인식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이 현재 반도체산업을 '위기' 또는 '위기 직전'으로 인식했다. 또 이들 중 약 60%는 현재 상황이 '내후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이 같은 위기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 전문가는 3.%에 불과했다.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시름 깊은 SK하이닉스 = 이날 컨콜에서는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로 '고통스럽다'는 반응도 나왔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대한 장비 수출을 통제한다고 발표했다. 특정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미국 반도체 제조 장비를 판매하면 별도의 허가를 받도록 한 것이다.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램 리서치, KLA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합산 점유율은 40%에 달한다. 따라서 이들 기업의 장비 없이 반도체 제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와 충칭에 D램과 낸드 후공정 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어 미국의 규제로 팹 운영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우려됐다. 다만, 사측은 미국과의 협의로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필요한 장비를 별도 허가 없이 앞으로 1년간 공급받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수출 규제가 '1년 유예'에 그치면서 팹 운영에 대한 불확실성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이에 노종원 사장은 "최근 여러 가지 지역 이슈는 비즈니스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당사 입장에서 이런 이슈들은 여러 가지로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라이센스 유예가 1년씩 연장될 것으로 기대되나 확실치 않다"며 "생산의 거점을 다변화하는 건 중장기적으로 필수불가결하다고 보여지고 단기적으로 생산 베이스의 큰 변화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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