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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비율 700%·결손금 1.7조' 대우조선, 한화 품에서 부활할까

'부채비율 700%·결손금 1.7조' 대우조선, 한화 품에서 부활할까

등록 2022.10.04 07:00

이승연

  기자

인수자금 2조 유입시 대우조선 부채비율 295.2%까지↓올해 만기 차입금 2.8조 규모...인수 자금 활용 가능성1조 규모 결손금 보전, 한화 추가 자금 지원·자력 이익 기대저가수주 대부분 해소...'뱃값 제값받기'로 수익성 개선 전망선종별 호황주기 불일치... 지속적 이익 기반 확보철강사發 후판 가격 상승 영향 불가피...선가·건조價 차이 최소화

'부채비율 700%·결손금 1.7조' 대우조선, 한화 품에서 부활할까 기사의 사진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입찰을 거쳐 최종 원매자가 되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을 품는 동시에 막대한 재무부담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 한화그룹이 계획한 인수 자금 2조원이 유입되면 대우조선은 당장 급한 불은 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바닥 난 자본금을 다시 채우고, 잃어버린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한화그룹의 지속적인 자금 지원과 대우조선의 자구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2년간 13조원을 투입한 산업은행 지원 체제에서도 이뤄내지 못한 대우조선의 경영 정상화가 한화그룹 품에서 이뤄질 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인수 자금으로 2조원을 제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 6월 기준 자산총액 규모는 12조 224억원으로, 10조 4741억원의 부채와 1조 5483억원의 자기자본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부채비율은 676.5%에 달한다. 한화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 돼 인수 자금 2조원이 유입되면 대우조선 자본총계가 2분기 말 1조 5483억원에 3조 5483억원으로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은 295.2%까지 낮아지게 된다. 또한 부채비율 개선으로 신용등급 상승, 조달비용 감소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

다만 대우조선에게 부채를 줄이는 일은 큰 의미가 없다. 조선사에게 부채는 곧 일감을 말하기 때문이다. 선박 수주시 먼저 받는 선수금(계약부채)은 모두 부채로 계상된다. 대우조선의 상반기 계약부채는 3조1684억원으로, 2020년 상반기 1조 4931억원, 2021년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항목상 부채가 늘긴 했지만, 실상은 수주가 늘어난 것이다. 이 부채는 선박을 인도하는 것으로 상환 처리된다. 인수 자금 유입으로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이 감소한들, 이를 온전한 재무개선 효과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대우조선의 재무개선은 자본금을 늘려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현재 대우조선은 7개 분기 연속 적자로 이익잉여금이 결손금으로 전환됐다. 2020년 3분기만 해도 이익이영금이 8312억원에 달했지만 원가 압박과 고정비 부담으로 2분기 말 1조 6711억원의 결손금이 발생했다. 유입된 2조원의 인수자금을 자본 확충 목적으로 활용하면 결손금은 단번에 해소될 수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이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과 유동성 장기부채가 각각 1조 4241억원, 1조 4637억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인수 자금 대부분은 자본 확충 보단 부채 상환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자본금 증가를 통한 부채비율 감소는 한화그룹의 추가 자금 지원이나 대우조선 자력의 이익 개선에 기댈 수밖에 없다.

문제는 한화그룹의 자금 지원이 계속되거나 대우조선의 자구 노력의 결과가 늦어질 경우 한화그룹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21년 간 산은 체제에서 무려 13조원의 공적자금을 받고서도 기업가치 하락과 조단위의 연간 손실을 내고 있는 대우조선이기에 이같은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

다행히 내년을 기점으로 조선 시황이 유리하게 전개된다는 점은 한화그룹과 대우조선에게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조선업계에선 작년부터 '뱃값 제값받기'가 시작되면서 내년부터 수익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대우조선은 그간 저가수주에 발목이 잡혀있었다. 업황 침체 속 산은의 지원을 받는 형태다 보니 저가의 다량의 수주로 기업의 명맥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저가수주 물량이 거의 해소가 되고, 작년부터 선박 제값 받기 경쟁이 시작되면서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가지수는 8월 말 기준 161.81포인트(P)로 21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대우조선은 이미 올해 목표 수주 규모인 89억 달러의 97%를 이미 채웠다. 수주잔고만 해도 41조원 어치에 달한다. 뱃값이 주로 달러로 결제되는 점을 감안할 때 원달러 1430원에 이르는 최근의 고환율 기조는 뱃값 정상화와 함께 대우조선의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달리 최근 선종별 호황주기가 다르다는 점도 기대되는 포인트다. 코로나 사태에선 물동량을 충당하기 위한 컨테이너선 수주가 많았다면 최근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이 호황 주기에 접어들었다. 아직 끝이 보이지 않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가 종식되면 원유운반선 주기도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등락이 큰 조선업 싸이클에 연연하지 않고 지속적인 이익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된다.

물론 호재만 있는 건 아니다.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원재료 가격이 꺽이면서 조선용 후판 가격 또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포스코 침수 사고와 현대제철 노조 파업 영향으로 가격 인하가 어려워지는 본위기다. 선박 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건조 가격 또한 늘어나면 대우조선의 수익은 그만큼 줄어들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저가 수주 물량도 남아있고 철강사와 후판 가격 인하 협상도 사실상 어려워 보여 대우조선이 이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면서 "그러나 2년 전 높은 가격에 수주한 선박들이 내년부터 본격 건조에 들어가면서 이익 증가가 예상되고, 이는 한화그룹과의 시너지와 맞물려 대우조선이 부실을 빠르게 털고 조기에 실적 턴어라운드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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