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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향한 '싸늘한' 추석 민심···"이렇게 못할 줄 몰랐다"·"왕놀이 하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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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20여일 만에 '기대'에서 '실망'으로
윤 대통령에 투표한 2030 '민심 이반' 심각
"기대했던 것과 전혀 다른 국정 운영"
"2030 가장 잘 이해한 이준석 날려 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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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취임 120여일 만에 20%대에 고착한 상황에서 첫 추석 명절을 맞았다. 이른바 '추석 밥상 민심'을 의식해 윤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 기반인 대구와 부산을 잇따라 방문하고, 대통령실 인사 50여명을 물갈이하면서 국면 전환을 노렸지만 지지율은 정체 상태다. <뉴스웨이>가 추석을 맞아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 투표했던 유권자들의 사후 평가를 들어본 결과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흐름을 감지할 수 있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 직무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27%,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63%로 나타났다. 긍정 평가 27%는 전주와 같은 수치로 최근 한 달 동안 '25%→28%→27%→27%'로 20%대에 머물고 있다.(표본오차 신뢰수준 95%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윤 대통령이 추석 전 자신의 지지 기반인 대구와 부산을 연속해 방문한 것도 이러한 지지율 정체와 관련이 깊어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국가 1급 기밀인 대통령 일정이 김건희 여사 팬카페에 사전 유출되는 '대형 사고'에도 대구 서문시장 방문을 강행했다. 경호에 대한 우려도 불구하고 그만큼 지지율 반전이 급하다는 방증이다. 윤 대통령이 서문시장 상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여러분으로부터 무엇보다 제가 기를 좀 받아 가야 되겠다. 여러분의 아주 열정적인 지지로 제가 이 위치에까지 왔으니까 여러분께서 제가 좀 미흡한 점이 많더라도 많이 도와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하지만 정작 추석 민심은 싸늘했다.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 특히 2030세대의 민심 이반이 두드러졌다. 앞선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20대는 16%, 30대는 13%에 불과했다. 8월 한 달간 추이를 보면 20대 지지율과 (26%→22%→18%→16%) 30대 지지율은 (13%→18%→18%→14%)로 꾸준히 하락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찍었다는 회사원 박모씨(39·남)는 "못해도 이렇게 못할 줄은 몰랐다"고 비판했다. 박씨는 투표권을 가진 뒤 계속해서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에 표를 던져왔지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난생처음으로 보수 정당에 투표했다. 박씨는 "이사를 가야 하는 시점과 부동산 가격 폭등 시점이 맞물렸다"며 "민주당이 정신을 좀 차렸으면 해서 윤 대통령을 찍었는데 괜히 찍었다는 후회가 든다"고 말했다.

박씨는 "대통령실 이전부터 인사, 경제 정책, 재난 대비 등에서 아마추어적이다"며 "정치 초보인 만큼 미숙할 거라는 점도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지적했다.

역시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에 표를 던진 취업 준비생 안모씨(28·남)는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아니다. 기대했던 바와 전혀 다른 운영을 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공약과는 다른 국정 운영에 불만을 터뜨렸다. 안씨는 "2030남성들의 지지율을 압도적으로 받을 수 있었던 구심점은 공약 중 하나인 여가부 폐지"라며 "그런데 폐지는커녕 공약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정치를 하고 있으니 실망"이라고 말했다.

안씨도 국정운영의 미숙함을 언급했다. 안씨는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 패싱 사건은 심각하다"며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만과 중국의 갈등 등 가장 우방국과의 논의가 가장 필요할 때 윤 대통령은 나서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치에 문외한인 사람이 보더라도 '미국의 영향력 있는 사람'을 무시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을 찍었던 취업 준비생 김모씨(27·남)는 윤 대통령이 내세웠던 '공정'의 가치를 저버렸다고 평가했다. 김씨는 "국민 빚을 나랏돈으로 탕감해준다는 것은 어디서 나온 발상인지 모르겠다"며 "원달러 환율이 계속 오르면서 물가 상승이 더 심해질 거라고 하는데, 시장에 큰돈을 갑자기 풀어버리면 경제는 어떻게 될지 안 봐도 비디오"라고 혹평했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간 갈등도 문제 삼았다. 김씨는 "2030세대를 가장 잘 이해했던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을 당선되자마자 날려버린 것도 실망이 크다"며 "윤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것인지 왕 놀이를 하려고 하는 것인지 의심이 든다"고 했다.

향후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나'라는 질문에는 "없다"고 일축했다. 김씨는 "경제가 어렵고 취업이 어려운 상황인데, 엉켜버린 실타래를 풀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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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석열 대통령 인스타그램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찍었던 사람들의 평가도 냉혹했다. 이들은 특히 지난달 수도권 집중 호우 당시 '자택 지시'와 '반지하 일가족 참변' 현장에서 보여준 윤 대통령의 태도를 지적했다.

개인 사업자인 주모씨(35·남)는 "사람이 죽어간 수해 현장에서 쪼그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본 이후로 기대치가 완전히 사라졌다"며 "최소한의 공감 능력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IT계통 개발자인 하모씨(37·남)는 "대통령으로서 긴장감이 없다. 본인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자'라는 인식이 부족한 거 같다"며 "퇴근길에 다른 아파트들이 침수가 시작되는 것을 목격했으면 차를 돌려 집무실로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닌가. 그대로 퇴근을 해버렸다면 말이라도 말지 그런 걸 왜 국민들에게 말하나. 그건 솔직한 게 아니라 잘못된 현실 인식 탓"이라고 비판했다.

하씨는 "본인이 여전히 검찰총장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다"며 "자신은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위치에 앉아있는 게 아니란 걸 알아야 한다"고 했다.

다만 하씨는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못한다는 것은 전 국가적인 비극"이라며 "평가가 박하다면 평가를 좋게 만들어야 하고, 국민들의 기대가 낮다면 기대를 끌어올려야 한다. 대통령의 문제는 국민들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충고했다.

전업주부인 박모씨(67·여)도 "대통령이 중심을 잡아야 나라가 안정되는데 지금 대통령은 불안하다는 느낌이 강하다"며 "큰 기대는 안 하지만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아 있으니 지켜볼 부분도 있다"고 했다.

문장원 기자 moon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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