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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도 한미배터리 동맹 합류...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건설

삼성SDI도 한미배터리 동맹 합류...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건설

등록 2022.05.24 13:48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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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40GWh 규모 배터리 셀·모듈 공장...25년 상반기 생산 목표 스텔란티스 산하 차세대 순수 전기차 등에 탑재 예정바이든 대통령 방한 후 배터리 동맹 속도...삼성SDI-현대차 동맹 가능성

전영현 삼성SDI 사장(오른쪽)과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왼쪽)가 합작법인 MOU 체결 관련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제공전영현 삼성SDI 사장(오른쪽)과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왼쪽)가 합작법인 MOU 체결 관련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제공

삼성SDI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 인디애나주(州)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운다. 작년 10월 양사 간 합작사 설립을 발표한 지 7개월 만에 보다 구체적인 밑그림이 제시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통해 한미 간 '배터리 동맹'에 속도가 붙었다는 해석이다.

23일(현지시각) 미국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미국에서 함께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인디애나주 코코모 인근 지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운다. 양사는 이를 현지시간으로 24일께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의 미국 공장 건설은 처음이다. 현재 국내 울산, 중국 서안, 헝가리 괴드 등에 배터리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데 이번 합작공장 설립으로 글로벌 생산 거점은 총 4곳으로 늘어났다.

스텔란티스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PSA그룹이 합병해 지난해 출범한 완성차 회사로, 산하에는 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지프, 마세라티 등 14개 자동차 브랜드를 두고 있다.

양사의 합작법인 설립은 이미 지난 10월 공식화됐다. 당시 두 회사는 삼성SDI 헝가리 법인서 만나 미국에 연산 23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생산 예정 시점은 2025년 상반기부터로 합의하고, 공장 규모는 향후 40GWh까지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합작법인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스텔란티스의 미국, 캐나다, 멕시코 공장에 공급돼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의 차세대 순수 전기차(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등에 탑재될 예정이다.

양사는 합작사 설립 논의가 있기 전부터 끈끈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현재 삼성SDI는 피아트 500e와 지프 랭글러 4xe 등 스텔란티스 산하 전동화 차량들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번 합작을 통해 삼성SDI는 2025년 7월 예정된 USMCA(신북미자유협정) 발효를 앞두고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스텔란티스 또한 오는 2030년까지 유럽 전기차 판매 70%, 북미지역 판매 40% 달성을 위한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양사의 이번 합작 설립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이 촉매제가 됐다는 해석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10월 합작 법인 설립 계획을 발표했지만, 7개월이 넘도록 투자 규모 및 사명 등 이렇다 할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첫날인 20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아 "삼성이 우리 상무부와 협력해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양국의 경제 성장과 에너지 안보,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한 이후 속도감 있게 진행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같은 발언은 배터리 사업에 있어 점차 커지는 중국의 지배력을 경계하는 것은 물론 '한미(韓美)배터리 동맹'을 강화하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그린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자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또한 자국 제품 우대 정책인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을 통해 자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세제 혜택을 제시, 해외 기업들의 적극적인 유치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2025년 7월 발효될 예정인 신북미자유협정(USMCA)으로, 완성차 업체는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 주요 소재·부품의 75% 이상을 현지에서 조달해야 한다. 전기차 생산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고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SDI를 포함 국내 배터리 기업 3사가 미국에 앞다퉈 공장을 짓는 이유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미국에 총 4개의 공장을 짓고 있다. SK온은 미국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테네시주·켄터키주에 공장을 짓고 있다. 여기에 최근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전용 전기차 공장 및 배터리 셀 공장을 건설키로 한 가운데 배터리 공장 합작 대상으로 SK온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SDI 역시 이번 미국 내 배터리 셀 공장 건설을 계기로 보다 다양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교류가 이뤄질 것을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차그룹과의 관계 형성이 관심사다. 두 회사는 아직 협력 관계를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간 다수의 회동을 통해 전기차 분야의 핵심인 차세대 배터리 기술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점을 미루어 볼 때 협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부사장)도 지난 3월 열린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은 거점 선정 등 세부사항에 대해 양사 협의가 마무리되고 있으며, 조만간 계약 절차를 끝맺을 것"이라면서 "다른 완성차 업체와도 합작법인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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