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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지배구조보고서 지침 개정

전문가 "물적분할 주주보호 자율규제, 실효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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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대상 기업 265곳 뿐···개인 비중 높은 중소형주는 '열외'
강제성‧구체성 없는 '수박 겉핥기'···"기업 불확실성도 높아져"
선진국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금지'···"우리도 법제화해야"
모기업 주주 신주인수권 부여‧자회사 상장심사 강화 등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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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물적분할 관련 주주보호 원칙을 신설한 가운데 규제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산규모 1조원 이상의 일부 코스피 상장사만 해당되는 데다 여전히 기업의 '자율성'에 맡기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자체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부터 자산규모 1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물적분할‧합병 시 주주보호를 위한 정책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술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소유구조 변경 시 기업과 주주가 '자율적'으로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가이드라인이 세워진 건 최근 잇따른 물적분할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적분할이란 모회사의 특정 사업부를 분리해 신설회사로 만들고, 신설된 자회사의 주식 전부를 소유해 지배권을 확보하는 제도다.

핵심사업이 자회사로 분리돼 상장될 경우 기업가치가 훼손된 모회사의 주가하락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소액주주와의 간담회 개최, 물적분할 후 자회사의 상장절차 엄격화, 배당확대·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을 주주보호 방안을 기업 스스로 마련하도록 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전형적인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강제성 없는 자율적 성격이 강한데다 공시 대상 기업도 265곳에 불과해서다. 올해부터 자산규모 1조원(기존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로 공시의무 대상이 확대됐지만, 여전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중소형주는 빠졌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일부 줄일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라고 본다"며 "자본금 1조2000억원 규모의 기업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춰 자유롭게 물적분할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의 표면적인 명분은 미래 성장을 위한 자금조달이지만,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소액주주들을 희생시키는 것"이라며 "지배주주만 이익을 챙기는 불공정한 물적분할에 대해 실효성 있는 법적 규제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박 겉핥기식 대책을 낼 게 아니라 미국처럼 물적분할에 대한 법적 규제장치가 필요하다"며 "사회적 논의를 통해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 금지를 명문화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전문가들의 생각 역시 소액주주와 다르지 않다. 물적분할 시 소액주주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신주인수권을 부여하거나 자회사 상장심사를 강화하는 등 구체적인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물적분할 관련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구체성이 없어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렀다"며 "기업이 자발적으로 주주와 협의하도록 했는데, 쪼개기 상장에 대한 욕구를 제어하긴 어렵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외에는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물적분할 후 자회사 상장을 제한하는 국가들이 많다"며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물적분할 관련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명분을 확실히 제시했어야 하고, 자회사의 상장도 까다롭게 심사할 필요성이 있다"이라고 제언했다.

또 서 교수는 "가이드라인의 구체성이 떨어지는 탓에 소액주주 뿐만 아니라 쪼개기 상장을 추진해 온 기업들의 불확실성도 커진 모양새"라며 "기업들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법제화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물적분할 자체보다 자회사의 쪼개기 상장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를 규제할 수 있는 직접적인 방안이 안 보인다"며 "대선이 지나야 근본적인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현재는 과도기적인 성격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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