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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태양광 사단’···한화, 요직 꿰찼다

김동관 ‘태양광 사단’···한화, 요직 꿰찼다

등록 2021.08.30 13:47

수정 2021.08.30 14:47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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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 김희철, 한화종합화학 대표로 발령김동관 추진 ‘그린수소’ 사업과 깊은 연관큐셀 대표 이구영, 美 태양광 사업 안착 평가㈜한화 김승모·김맹윤도 한화큐셀코리아 거쳐외부출신 정인섭, ‘승계핵심’ 한화에너지 담당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과 함께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을 초기부터 이끌어온 이른바 ‘김동관 사단’이 계열사 핵심 보직을 하나 둘씩 꿰차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1순위 후계자로 거론되는 김동관 사장의 그룹 내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재계 등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지난 26일 단행한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에서 한화큐셀 출신인 김희철 대표와 이구영 대표의 보직이 변동됐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의 김희철 대표는 한화종합화학 대표이사로, 케미칼부문의 이구영 대표는 큐셀부문으로 각각 이동한다.

김동관 사장의 ‘멘토’로 불리는 김희철 대표는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대표를 역임했다. 태양광 신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온 김동관 사장은 2010년 한화솔라원 인수가 마무리된 직후, 등기이사에 오르며 사업 안착에 힘썼다. 이듬해 이뤄진 임원인사에서는 경영전략과 집행을 담당하는 기획실장에 올랐다. 이 시기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상무를 맡던 김희철 대표는 한화솔라원 경영총괄임원으로 이동했다.

김희철 대표는 2012년 출범한 한화큐셀코리아의 초대 대표이사에도 올랐다. 한화그룹이 독일 태양광기업 큐셀을 인수해 세운 한화큐셀코리아 역시 김동관 사장이 주도했다.

한화그룹은 2014년 삼성그룹과의 ‘빅딜’ 이후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다.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합병을 결정한 것도 이때다. 김희철 대표는 유화부문 PMI 태스크포스(TF)팀장을 맡기 위해 대표이사 직에서 내려왔다. 삼성 4개 계열사 인수가 완료된 이후에는 한화토탈(옛 삼성토탈) 대표에 올랐고, 2018년 다시 한화큐셀 대표로 복귀했다.

김희철 대표가 한화종합화학으로 이동한 것은 김동관 사장의 ‘그린수소’ 사업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동관 사장은 한화솔루션뿐 아니라 한화에너지, 한화종합화학, 한화파워시스템 등 계열사와도 수소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수소혼소’ 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을 인수하며 가시적인 성과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희철 대표를 대신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로 내정된 이구영 대표도 태양광 사업 초기 멤버다. 이구영 대표는 한화솔라원 최고사업책임자(COO), 한화큐셀 글로벌영업총괄과 미국법인장 등을 두루 거쳤다.

2017년 한화큐셀 모회사인 한화케미칼로 이동한 이구영 대표는 사업전략실장, 사업총괄을 맡았다. 지난해 출범한 통합법인 한화솔루션에서는 케미칼부문 대표에 올랐다. 에너지 전문가인 그가 케미칼부문 대표에 앉은 배경을 놓고 김동관 사장이 이끄는 태양광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구영 대표는 급변하는 글로벌 태양광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와 전략적 마인드를 보유한 태양광 전문가다. 특히 그가 미국법인장을 맡을 당시 북미 태양광 시장 점유율이 대폭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들어 미국이 태양광 확대 정책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 만큼, 입지 확대와 수익 안정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질 지주사인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너지 등 계열사에도 태양광 사업 출신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이들 계열사는 김동관 사장이 등기임원을 맡고 있거나,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한화의 경우 김승모 방산부문 대표와 김맹윤 글로벌부문 대표가 한화큐셀 출신이다. 김동관 사장은 작년 1월 신설된 ㈜한화 전략부문의 부문장을 겸직하고 있다. 이에 맞춰 그해 9월 단행된 대표이사 인사에서 김승모 ㈜한화 사업지원실장은 방산부문 대표에 올랐고, 김맹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유럽사업부문장은 글로벌부문 대표에 선임됐다.

김승모 대표는 한화큐셀코리아에서 운영총괄임원을 거쳐 대표이사로 근무한 바 있다. 특히 김승모 대표는 김동관 사장과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쎄트렉아이 기타 비상무이사도 맡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쎄트렉아이는 그룹 신성장동력인 항공우주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김맹윤 대표는 ㈜한화 솔라사업팀장와 한화큐셀코리아 AP사업개발부문장, 유럽법인장, 인도지사장, 신시장(EM)사업부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정인섭 한화에너지 대표도 ‘김동관 사단’으로 분류된다. 정인섭 대표는 2013년 한화그룹으로 합류한 외부 출신이다.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 밝던 그는 한화생명 해외사업팀장으로 입사했고, 2016년부터 3년간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에서 근무했다.

정인섭 대표는 2019년 한화에너지 대표이사에 올랐다. 한화에너지는 세계 최초로 부생수소 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2018년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에 대한 지분투자를 단행했고, 수소충전소를 통한 태양광 전력 공급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김동관 사장 등 오너가 3형제 개인회사인 에이치솔루션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에너지는 오는 10월 합병을 진행하는데, 오너 3세들의 승계 자금 마련 창구가 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해 한화종합화학 전략부문으로 발령받은 박승덕 대표 역시 큐셀 출신이다. 그는 한화솔라원 치동법인PM팀장, 한화큐셀 경영관리부문장, 한화솔루션 사업전략실장 등을 거쳤다. 이번 대표이사 내정 인사로 약 1년 만에 한화종합화학 전략부문 대표에서 내려와 김동관 사장 직속인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총괄로 이동하게 됐다.

태양광 사업 경험을 갖춘 인사들이 각 계열사 요직에 대거 포진된 이유는 김동관 사장의 위상 강화와 일맥상통한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김승연 회장이 여전히 막강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김동관 사장의 승계 기반을 다지는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재계 한 관계자는 “김동관 사장은 태양광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며 “한화의 태양광 사업은 한때 사업 철수를 고심할 만큼, 험로를 걸어왔다. 김동관 사장 측근들이 요직에 배치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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