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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첫날 십자포화···‘바이오주’는 왜 먹잇감이 됐나?

[NW리포트]공매도 재개 첫날 십자포화···‘바이오주’는 왜 먹잇감이 됐나?

등록 2021.05.04 15:43

수정 2021.05.04 15:49

고병훈

  기자

대차잔고 높고 밸류에이션 부담 큰 제약·바이오주 ‘철퇴’“외국선 특정 업종 공격 드물어···특수한 국내 환경 영향”당분간 개별 종목 변동성 확대 불가피···단기 하락 가능성↑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증시에 대한 공매도 금지 조치가 1년 2개월 만에 재개됐다. 공매도 재개에 따른 시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과 달리 공매도 재개 첫날부터 1조원이 넘는 공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며 국내 증시 전체가 크게 출렁였다.

몸집이 큰 코스피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모습이었지만, 코스닥은 2% 넘게 하락하면서 공매도 재개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특히 그간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된 제약·바이오주와 2차 전지 등을 중심으로 주가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지난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셀트리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2% 하락한 24만9500원에 마감했다. 셀트리온은 이날 코스피 기업 중에서 공매도 거래금액(710억원)이 가장 컸다. 공매도 3위인 신풍제약(290억원) 주가도 6만13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무려 12.18% 하락했다.

코스닥에서도 바이오 주식에 공매도가 집중됐다. 공매도가 290억원으로 가장 많았던 씨젠 주가는 8.01% 떨어졌다. 다음으로 공매도가 많았던 셀트리온헬스케어(140억원) 주가도 5.97% 하락했다. 코스닥 공매도 4위인 현대바이오(90억원)의 주가는 8.18%, 6위인 에이치엘비(70억원) 주가는 4.23% 떨어졌다.

그렇다면 여러 업종 중에서도 왜 유독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타격이 큰 것일까? 이들 제약·바이오주는 공매도가 부분 재개되기 이전부터 공매도 재개 시 타격이 클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혔다. 코로나19 이후 바이오주가 급등한 만큼 공매도 재개 시 좋은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제약바이오의 경우 공매도에 매우 취약한 업종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공매도가 시행되고 있는 여러 외국시장의 경우 특정 업종이 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는 임상 성공 및 실패, 분식회계 등 각종 루머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크고, 바이오업종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은 것에 비해 해당 산업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이해가 부족한 환경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 국내 시장 규모 자체가 작다보니 대규모 공매도 공격시 상대적으로 방어를 위한 펀더멘탈(기초체력)도 약하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국내 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은 과거 공매도로 여러 차례 몸살을 앓아왔다. 지난 2013년에는 서정진 회장이 과도한 공매도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감독기관에 ‘제대로 감시해 달라’고 촉구했고 공매도에 맞서 자사주 매입을 선언했다가 주가 시세조종 의혹으로 고발돼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또 2017년 말에는 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당시 주가의 절반 수준인 8만원으로 제시해 증권가에 충격을 줬다. ‘램시마의 미국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핵심이었다. 이후에도 일본계인 노무라금융투자, 독일계인 도이체방크 등이 수차례 셀트리온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내면서 주가를 들었다 놨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 세력들은 주가가 많이 올랐거나 고평가된 종목군을 위주로 공격을 하는 경향이 있다”며 “공매도는 지수 측면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지만 종목별 공매도의 영향력은 천차만별일 것”아라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공매도 재개 이후 공매도 잔고 또는 대차잔고 비중이 높아진 종목 중에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을 안고 있는 종목들의 단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대차거래란 주식을 보유한 기관이 차입기관에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준 뒤 나중에 돌려받기로 약정하는 거래를 말한다. 국내 증시는 무차입 공매도를 금지했기 때문에 공매도를 하려면 반드시 주식을 빌려야 한다. 이에 기관·외국인이 주식을 빌리고 아직 갚지 않은 물량인 ‘대차거래 잔고’는 공매도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한다.

지난달 말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대차거래 잔고는 55조769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3일(55조9314억원) 이후 약 8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 가운데 코스닥 대차잔고 상위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에이치엘비, 씨젠, 셀트리온제약, 알테오젠 등 바이오주가 대거 포진해있다. 코스피에서도 공매도 잔고금액이 가장 큰 셀트리온을 필두로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신풍제약 등 바이오주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대상이 된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 종목 중 주가 상승률이 높고 공매도 물량으로 전환 가능한 대차잔고가 증가한 종목들의 하락폭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성장주, 고PER(주가수익비율)주 위주로 중소형주는 20~30%, 대형주는 10~20%의 주가 하락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특히 바이오 업종과 공매도 물량이 기존에 많았던 업종과 종목들은 단기 부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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