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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특수 못 누린 패션업계···재고만 산더미

겨울 특수 못 누린 패션업계···재고만 산더미

등록 2020.02.14 15:45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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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날씨에 겨울상품 판매율 뚝···재고 20% ↑없어서 못 팔던 롱패딩, 반값 할인도 안팔려

사진=인터넷커뮤니티사진=인터넷커뮤니티

#서울 용산구 가두 매장 앞에는 ‘올해 신상품 재고 90% 할인’이라는 플랜카드와 함께 매장 밖에는 롱패딩을 비롯한 각종 겨울 의류 상품이 놓여있다. 매장 관계자는 “올해 상품 재고도 있지만 지난해 재고 물량도 같이 판매한다”며 “제때 팔지 못한 옷이라 할인폭을 늘려서라도 우선 최대한 나가게끔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봄 시즌 준비에 한창인 국내 패션업계가 지난해 겨울 상품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계속되는 겨울 이상 저온 현상으로 겨울 의류 판매 부진에 롱패딩 누적 재고만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재고량이 누적되다 보니 올해는 지난해 보다 20%는 더 늘어났으로 것으로 추정된다”고 귀띔했다.

특히 롱패딩의 재고량은 더욱 심각하다. 롱패딩은 2018년 당시 평창 올림픽 효과로 아웃도어 시장에서 롱패딩은 200만 장 이상 팔렸지만 이후 강추위가 누그러들면서 그 열기가 주춤해졌다.

당시 인기에 힘입어 아웃도어 업계는 전반적으로 많은 롱패딩을 주문 생산했다. 지난해 디스커버리는 전년보다 두 배 늘린 60만 장의 롱패딩을 생산했고, 네파는 12만 장에서 30만 장, K2 역시 11만 장에서 25만 장으로 생산량을 늘리는 등 롱패딩 수요를 기대했다. 그러나 패션업계의 예측과 달리 롱패딩 유행은 지속되지 못하며 그 많던 롱패딩은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패션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노스페이스와 디스커버리 등 극소수 아웃도어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롱패딩 재고가 최고 10~20만 장에 달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2018년 큰 인기를 끌면서 업체들이 너도나도 생산 수량 대폭 늘려놨는데 춥지도 않을 뿐더라 또 다시 패션시장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했다”며 “롱패딩의 경우 단가도 높아 재고 처리 운용에도 일반 의류보다 어려운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연초 그나마 백화점·아울렛 등에서 역시즌 판매 수요를 기대했지만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고객 발길이 끊기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아웃도어 매장 점주는 “이제 봄 시즌 의류 판매에 돌입하는데 아직까지 겨울 상품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마지막으로 조금이라도 매출을 올려보고 싶지만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에 패션업계 재고관리팀은 겨울 의류 재고 관리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겨울 의류 상대적으로 부피가 커 재고 물량을 보유할 공간 부족은 물론, 여름 시즌보다 단가가 높은 겨울 상품의 판매 부진으로 인한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계속해서 신제품 출시를 단행해야 하는 만큼 재고는 쌓일 수밖에 없어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익명의 패션업체 관계자는 “재고 관리도 브랜드전략 중 하나기 때문에 업체마다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다 다를 뿐만 아니라 밝히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일부 명품 브랜드는 재고를 아예 태워서 없애기도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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