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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등에 업은 조현아···조원태, 벼랑 끝으로 내몰다

[뉴스분석]이명희 등에 업은 조현아···조원태, 벼랑 끝으로 내몰다

등록 2020.01.31 19:38

수정 2020.01.31 19:40

이세정

  기자

조현아, KCGI-반도와 3자 공동전선 구축‘조 회장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 반대 목표“모친 이 고문 교감 없이는 불가능한 행보”항공 특성상 전문경영인에 측근 세울 수 있어조 전 부사장 측 지분 총합 44%···압도적 우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선전포고를 날렸다. 사실상 ‘그룹 회장직을 내려놓으라’는 얘기다.

한진그룹 안팎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KCGI, 반도그룹과 합세한 배경에는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고문의 암묵적 승인 하에 조 전 부사장이 행동에 옮겼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은 31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태평양을 통해 “전문경영인제도의 도입을 포함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및 경영 효율화로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함께 공감했다”면서 3자 연대를 공식화했다.

이들은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혁신적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입장문 말미에는 “한진그룹 위기상황을 깊이 인식하고 향후 사업구조 개선과 주력사업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해 그룹을 성장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입장문의 골자는 조 회장의 경영 퇴진에 촛점이 맞춰졌다.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겠다는 것은 오너가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퇴행적인 지배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조 회장이 회장 직을 내려놓거나, 실제 경영과는 거리가 먼 명예직으로 남아야 한다.

당장 오는 3월 예정된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상정된다. 조 전 부사장을 포함한 3자는 주총에서 재선임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언급한 것은 조 전 부사장 자신의 개인적 욕심이 아닌, 그룹 개선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조 전 부사장 측은 “조 전 부사장 입장에서는 굉장히 힘든 결정이었지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다양한 주주들과의 지속적인 대화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조 전 부사장이 전문경영인을 앞세우더라도, 자신에게 친근한 인사를 내세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진그룹 핵심 계열사는 대한항공이기 때문에 항공 전문가를 영입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현재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요 임원진에는 조 회장 측근집단이 포진해 있다.

만약 조 회장이 강제로 퇴진하면, 조 회장 인사들 역시 물러나게 된다. 이에 따라 조 전 부사장 측근이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이명희 고문의 측근이 동원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KCGI의 요구대로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재무 전문가를 앉힐 수도 있다. 하지만 본업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선 항공 관련 전문가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조 전 부사장이 주장한 ‘경영일선’의 의미도 꼽씹어 봐야 한다. 일선이란 맨 앞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조 전 부사장이 그룹 대표나 계열사 대표를 맡지 않겠다는 뜻일 뿐, 경영에 완전히 복귀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조 전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경영과 관련한 의사 활동을 하는 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조 전 부사장의 행보가 이 고문과 협의 없이 내린 독단적인 결정이 아닐 것이라고 본다. 이미 이 고문은 조 회장과 ‘공동경영 유훈’을 놓고 갈등을 빚은 전례가 있어 조 전 부사장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것.

특히 이 고문은 장녀인 조 전 부사장과 유독 돈독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안 최고 어른일 뿐 아니라 그룹 내부에서도 막강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막내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이 고문 뜻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한진칼 지분구조를 보면 조 회장 6.52%, 조 전 부사장 6.49%, 조 전무 6.47%, 이 고문 5.31%, 그룹 재단 등 특수관계인 4.15%다. KCGI는 17.29%, 델타항공 10.00%, 반도건설 8.28%(의결권 유효 기준 8.20%), 국민연금 4.11%, 카카오 1% 등이다.

위의 시나리오 대로 조 전 부사장과 이 고문, 조 전무, KCGI, 반도가 공동전선을 구축하면 이들 지분율은 43.76%다. 반면 조 회장과 델타항공, 카카오 등의 지분 총합은 절반 수준인 21.67%에 그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과 강성부 KCGI 대표,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의 합의안은 굉장히 파격적”이라며 “조 전 부사장 단독 결정이라고 보기가 어렵다. 그룹내 막강한 영향력과 업계 항공 인맥을 구축하고 있는 모친과의 교감없이 벌인 행동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더라도 조 전 부사장과 이 고문 측 인사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이들 입장에서 잃을 게 없다는 계산이 나왔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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