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재건축 등 전방위 완화하더니미친집값 잡겠다고 ‘강남철퇴’부동산 규제가 되레 집값 더 올려풍선효과 불보듯 시장논리 맡겨야
“정부 규제와 싸우지 말라는 말도 있잖아요. 앞으로 어떤 대책이 나올지 지켜보자는 분위기입니다.”(은행 PB 관계자) “꼼짝없이 굶을 판입니다. 정부가 강남을 규제한다고 하니까 거래가 끊겼어요. 가격이 떨어져도 사겠다고 나서는이가 없다니까요. 그래도 내년 대통령선거 전에 정부가 부동산시장 못 죽입니다. 초저금리에 강남 재건축 말고 돈이 갈 곳이 없어요.”(서울 강남 A공인 관계자)
부동산 광풍의 진원지인 강남 부동산 시장에 또다시 한파가 불어닥칠 조짐이다. 8.25가계부채 대책에도 부동산시장의 투기광풍이 잡히지 않자 정부가 또다시 가계부채·투기억제 공조해법 등 추가 부동산 수요 억제 대책을 펼치기로 해서다.
강남 등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물론 전매제한 강화나 DTI(총부채상환비율)나 LTV(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 강화 등 금융규제 수위까지 높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강남 등 시장엔 이미 찬바람이 불고 있다.
주택 거래가 올스톱되고 급매물이 쌓이고 있는 것. 강남 재건축 시장이 대표적이다. 개포동에선 2주전부터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뚝 끊겼다. 주공6단지 전용면적 53㎡형은 10월 둘째주를 기준으로 8억8500만원 선이었지만 현재는 8억7000만원 선으로 1500만원가량 호가가 급락했다. 동일 면적인 주공7단지는 현재 호가가 9억원 선으로 같은 기간 2500만원가량 낮아졌다.
서초·강동 일대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분양 당시 3.3㎡당 평균 4240만원으로 일대 최고 가격으로 시장에 나오면서 고분양가 논란을 지폈던 '반포 래미안아이파크'(반포한양 재건축)도 거래가 끊겼다. 이달초 고덕 그라시움 2010가구 일반분양에 3만6000여건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분양 열기를 보여준 고덕동 아파트 시세도 재건축을 중심으로 500만~2000만원가량 떨어졌다. 그럼에도 정부는 내달 3일 강남권을 겨냥한 맞춤형 대책을 펼치겠다고 시장에 예고하는 등 메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취득.양도세를 줄이고 재건축 규제 대폭 완화, DTI·LTV 등 주택금융 완화, 기준금리 인하 등 전방위 부양책을 쓰던 임기 초중반과는 크게 대조적인 것으로 대표적인 냉온탕 정책으로 규정지어지고 있다.
역대 정부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다. 시장 부침에 따라 규제와 부양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전두환·김대중·이명박 전 대통령은 확실하다 못해 화끈한 부양책에, 노태우·노무현 전 대통령은 시장을 교란하는 투기 단속에 몰두했다.
목표는 서민의 주거안정이었지만, 시장은 정권 따라 풀었다, 조였다를 반복하는 극약처방에 극심한 혼란에 몸서리쳐야 했다. 우선 1970년대 박정희 정부에서는 경부고속도로 같은 인프라 개발 등 성장정책이 이어졌다. 투기세력이 등장하자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되고 시장은 폭락기에 들어선다. 다음 정부는 대대적 부양책과 규제대책을 차례대로 썼다.
양도세 인하 등의 규제완화 대책을 썼고, 2년 만에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다시 투기억제 카드가 나왔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채권입찰제 등이 이때 나왔다. 노태우정부 들어서는 주택 200만가구 공급정책을 내놨다.
투기수요는 잡았지만 건자재 값 급등, 인건비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김영삼정부 들어서는 200만가구 공급계획을 중단했고, 김대중정부에선 또다시 대대적 부양책을 쓰기 시작한다.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감면, 분양가 자율화,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 등의 당근책을 내놓으면서 건설경기는 다시 호황을 맞이했다.
무엇보다 냉온탕대책이 극명해진 것은 노무현정부와 이명박정부 때다. 참여정부(노무현)는 강남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과열된 집값을 진정하기 위해 전 정부에서 도입하지 않았던 DTI를 도입했고, LTV는 40%까지 낮췄다. 분양가자율화가 폐지됐고, 버블세븐 지정과 2기 신도시 조성, 보유세·6억 원 제한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강화, 분양가 전매제한 확대 등이 쏟아졌다.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정부는 살인적인 반시장정책이라는 저항에 직면했지만 결국 2007년 시장은 진정됐다. 2006년 24% 치솟았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다음 해 3.6%로 가라앉았다.
반면 후임 이명박 대통령은 종부세, 투기지역 완화 등 부동산 불씨 살리기에 올인했다. 재임이 시작된 2008년 한 해 6·11, 8·21, 9·1, 9·19, 10·21, 11·3 대책 등 모두 6개 부양책을 쏟아냈고, 이듬해 6개의 주요 대책을 더 쏟아부었다. 2014년에 발표된 ‘2·26 임대차 선진화 방안’ 역시 대표적인 엇박자 정책으로 꼽힌다.
당시 정부는 다주택자의 전월세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방침으로 부동산 투자 심리에 찬물에 끼얹으며 박근혜 정부 이후 3차례에 걸쳐 발표된 부동산경기 부양책을 무력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렇듯 역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살펴보면 부동산 경기 부양과 시장 안정을 정책의 목표로 잡고 이를 달성할 때까지 대책을 집중 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런 대책들이 단기처방이나 대중요법에 매달리다 보니 냉탕-열탕식 대응에 그쳤고, 시장 내성만 키워 정책의 효과는 반감되기 일쑤였다. 결국 정부가 좀 더 강도 높은 대책을 쏟아내면서 시장을 극단까지 몰고 가는 극약처방으로 시장에 혼란만 야기하고 틈새를 파고드는 투기꾼만 늘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역대 정부의 규제대책이 오히려 집값상승을 부추기거나 다른지역까지 번지는 ‘풍선효과’를 가져온 적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부동산 과열의 근본 원인인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이상 어떠한 부동산 대책이 나오더라도 큰 효과가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거 정부의 부동산규제가 집값상승을 일으켰던 적이 있다고 지적하며 부동산시장 규제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과거 2005년 정부가 과열지구지정하고 분양권 전매제한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던 적이 있지만 매매가는 20% 뛰었다. 게다가 분양권전매제한과 같이 규제를 바꿀 경우 2개월 이상 걸린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급변하는 시장상황을 봤을 때 2개월 뒤의 강남 시장은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경제성장률이 4~5%였을 때는 강남을 잡아도 괜찮았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는 강남시장이 수도권을 버틸 수 있게 하는 유일한 곳이다. 강남이 무너진다면 수도권 부동산시장 전체가 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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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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