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 전 한은 총재 별세···그는 누구인가

김건 전 한은 총재 별세···그는 누구인가

등록 2015.04.18 22:35

서승범

  기자

김건 전 한은 총재가 17일 향년 86세에 숙환으로 별세했다. 그는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 씨의 막내아들로 1929년 태어나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왔다.

고인은 지난 1951년 한국은행에 들어가 외환관리부장, 조사1부장, 자금부장, 부총재, 은행감독원장 등 요직을 역임한 정통 ‘한은맨’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1983년에 한국증권거래소 이사장으로 자리를 잠시 옮겼다 지난 1988년 제 17대 한은 총재로 부임해 4년간 일했다.

업계에서는 한은 독립 토대를 김건 전 한은총재가 닦았다고 평가한다. 고인은 중앙은행 독립을 둘러싼 한은법 파동과 금리 자유화 논란의 중심에서 한은의 입장을 적극 주장했다.

특히 민주화 바람이 불던 지난 1988년 11월 14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부 여당이나 야당의 한국은행법 개정안은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거리가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금융통화운영위원회’(현 금융통화위원회)는 재무부 장관이 의장을 맡아 직접 회의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금통위는 정부와의 사전 조율에 따라 재할인율 결정 등의 주요 안건을 결정했었다.

‘독립성 제고’라는 직원들의 열망을 잘 알고 있었던 고인이 총대를 메고 한은 독립운동의 첫걸음을 내디뎠던 셈이다.

총재 퇴임 직후에는 3년간 금통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21일이다. 장지는 천안공원. ☎ 02-3410-3151

서승범 기자 seo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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