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 성공 위해서는 해당 지역 존중해야"
"韓 보험시장 합리적 보험료 책정되고 있는지 의문"
“한국 보험사들이 글로벌 보험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더라이팅과 통합위험관리 능력을 더 키워야 합니다.”
국제보험회의 서울총회 참석차 한국에 방문한 루드거 아놀드슨 뮤니크리 경영위원회 이사(Member of the board of management)은 뉴스웨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아놀드슨 위원은 뮤니크리 그룹의 해외진출 성공 비결로 수익성에 포커스를 둔 사업방식, 끊임없는 신규 사업영역과 신상품개발, 적자 지역 또는 적자부문에 대한 과감한 정리, 현지시장에 대한 존중 등을 꼽았다.
이하 일문일답.
▲뮤니크리 한국지점은 오랜 기간 동안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많은 국가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어떤 비결이 있는가.
-뮤니크리의 해외사업 현지화 전략은 크게 다섯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항상 매출보다는 수익성에 포커스를 둔 사업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신규 사업영역 신상품을 끊임없이 개발해 현지 파트너와 공유한다. 만약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특정시장 또는 특정 상품 부문을 정리한다. 특히 현지 직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우리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함양하고 있다. 지속적인 교육과 다양한 체험을 공유해 직원들의 역량을 높이는 것은 곧 뮤니크리의 역량이 커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현지 시장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꼽고 싶다. 이것이 밑바탕에 깔린 가운데 글로벌노하우를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이 모든 것의 기반이 되는 것은 역시 우리 회사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상품의 경쟁력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얘기해 주고 싶다. 자체적으로 높은 수준의 기술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한국의 보험사들이 뮤니크리와 같은 글로벌 보험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들을 보완해야 하나.
-이미 한국의 보험시장은 산업 발달과 함께 상당한 수준으로 발달돼있다. 하지면 여기서 진일보해 해외에 진출하고 싶다면 두가지를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싶다.
첫 번째는 언더라이팅의 능력을 함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보험료를 합리적으로 산정하는 능력이 개선돼야 한다.
두 번째는 통합위험관리(Risk Management) 기능의 강화다. 이미 대형사 몇 곳은 도입이 된 것으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한국보험시장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지금도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따. 통합위험관리란 예를 들면 장기보험센터에서 현재와 같은 저금리 언더라이팅 위험, 투자위험 이런 걸 어떻게 해 나갈 수 있는가 하는 부분을 연구해나가는 것이다.
덧붙여 국민적인 안전의식을 제고하는 캠페인을 활성화 해야 한다고 본다. 아이들이 안전벨트를 매는 것이나 운전자들이 안전운전을 하는 것 같은 기본적인 부분들이다.
한국 역시 보험사들이 나서서 이렇게 위험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일 역시 그런 과정을 거쳐 왔다.
▲주변국과 달리 한국의 재보험시장은 10년째 소프트마켓(재보험료가 낮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앞으로의 흐름은 어떨 것으로 보나.
-그 동안 한국에서 소프트마켓 추세가 계속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시장이 거대위험에 노출돼있다는 것 역시 사실이다.
지난해 있었던 볼라벤을 비롯해 여러 번 태풍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은 자연재해 위험에 노출된 시장이다. 또한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이슈지만. 블랙아웃도 완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이 GDP 기준 세계 4위수준의 큰 도시인데, 여기서 예측하지 못한 정전사태가 발생했을 때 거대위험이 발생하고 보험사는 엄청난 위험을 떠안게 된다.
하지만 한국 보험사들이 이런 위험에 대한 보험료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요율자체가 낮은 상황에서 한국의 손보사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게 큰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신성장동력이라는 것은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새로운 위험을 찾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새로운 고객을 찾아 개척하는 것이다.
▲중·장기적이로 기후변화가 보험업계의 큰 이슈 중 하나로. 어떻게 보나
-뮤니크리는 기후변화에 대한 준비를 1970년대부터 해왔다. 따라서 이미 30년이 넘게 축적된 자연재해 관련 각종 통계를 집적·보유·운영해오고 있다.
우리 통계는 다른 어떤 통계와 비교해서 뒤지지 않을 만큼 치밀하고 방대한 데이터다. 우리 통계에 따르면 자연재해의 발생빈도는 30년간 2.5배 증가했고(아시아는 4배)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금액은 4배 정도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향후 어떻게 될 것이냐 하는 예측치도 가격 산정에 반영하고 있다. 즉 과거 통계치에 근거한 미래의 기후변화 예측과 판단을 우리가 내는 가격에 산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원자력 발전소의 위험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핵 위험은 어떻게 대응하는가.
-기본적으로 대원칙은 담보하지 않는 것이다. 핵위험이라는 것은 워낙 거대해서 측량 자체가 불가능하고 과거 통계치 자체가 없어서 인수해서는 안되는 위험이다.
일례를 들자면 수년전 있었던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당시에도, 쓰나미로 인한 재물손실에 대해서는 큰 금액을 지불했지만 핵위험이나 방사능위험은 보험금을 지급한 바가 없다.
▲한국의 로컬리스크 경색됐다 완화됐다를 반복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대한민국이 사업을 하기에 안전한 나라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임은 알고 있지만 우리의 한국시장에 대한 신뢰는 변함없다.
뮤니크리 본사에는 각 지역의 긴장관계를 24시간 모니터링하는 보안담당 부서가 따로 있다. 지점들은 언제든지 본사 보안담당 부서로부터 피드백을 받는다. 직원 개개인의 신변문제도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일을 해나가고 있다.
최광호 기자 ho@

뉴스웨이 최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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