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 사진 담긴 e-메일로 남성들 유혹해
직장인 김모(28·남)씨는 얼마 전 귀가 솔깃한 e-메일 한통을 받았다. 이 안경을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의 알몸을 훤히 볼 수 있다는 광고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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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경험은 비단 김씨 뿐만 아니라, 그의 주변 친구들도 이같은 메일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고 전한다.
중국에서 온 이 광고메일에 따르면, 투시안경은 적외선 필터장치를 이용해 나일론이나 실크 옷을 잘 투시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또 광고에서 거리를 활보하는 여성들의 사진과 함께 투시안경으로 여성들의 속옷을 투시한다는데 정말 사실일까.
이와 관련, 중화권 언론은 여름철을 맞아 중국 전역에서 문제의 투시안경이 인터넷을 통해 불티나게 팔려나가면서 현지 여성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보도한바 있다.
중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 투시안경이 스팸메일을 통해 국내 네티즌들까지 현혹시키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투시안경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터무니없는 사기극이라는 것이다. 특수 장비를 갖추지 않은 일반 안경으로 투시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또한 현재 개발된 투시 카메라나 군사목적으로 사용되는 적외선영상장치 역시 흐릿한 윤곽만 볼 수 있다며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니, 사기성 메일에 속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는 적외선영상장치나 수년 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던 투시카메라의 원리는 비교적 간단하다.
우리 눈은 가시광선(파장 380∼770㎚, 1㎚는 10의 -9승m)만 볼 수 있다. 일반 비디오 카메라 내부의 고체촬상소자(CCD·미세한 감광소자를 수십만 개 부착하여 화상을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소자)는 사람이 볼 수 없는 적외선(770㎚ 이상) 영역까지 감지한다. 따라서 비디오 카메라의 고체촬상소자에 감광된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면 우리는 실제와 다른 영상을 보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카메라의 내부에 적외선 차단 필터가 장착되어 있다.
이와 같은 원리의 투시카메라는 내부의 적외선 차단 필터는 없애고, 렌즈 앞에 가시광선 차단필터를 끼운 것이다. 이 투시카메라로 얇은 수영복을 입은 여성을 보면, 옷의 색을 나타내는 가시광선은 렌즈 앞에서 차단되지만 옷 속 피부에서 반사되는 적외선은 감지돼 흑백영상으로 투시된다.
이를 토대로 한 전문가는 "군사용 적외선영상장치는 적외선에 감도가 훨씬 좋은 물질을 사용해 해상도를 높인 점을 제외하고 원리는 비슷하다"며 "군사용 장비도 흑백으로 명암처리를 해야 하고, 해상도가 떨어져 광고처럼 옷을 다 벗은 알몸을 볼 수 있지는 않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만약 미래에 투시안경에 가시광선을 차단하고 적외선을 다시 가시광선으로 변환시켜주는 필터를 하나로 압축해 안경에 부착한다면 이론적으로 얇은 옷은 어느 정도 투시가 가능하다”는 전문가들 의견도 따른다.
경찰도 "제품이 광고와 달리 투시가 안 되면 사기 혐의가 성립된다"며 "관음증을 겨냥한 사기일 가능성이 높고, 피해 사례가 접수되면 본격 수사에 들어갈 것"이라며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렇듯 아직 투시안경에 대한 진위여부에 대해서도 파악이 안되고있는 상황에서 현혹성 광고 e-메일로 인한 소비자 피해, 실제 국내로 유입될 경우 사회적 파장 등이 우려되면서 정부의 사전조치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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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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