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하루 쉬게해야 생산성 늘어”

“명절 하루 쉬게해야 생산성 늘어”

등록 2014.09.30 16:54

수정 2014.09.30 17:02

이창희

  기자

[인터뷰]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대형마트·SSM ‘명절 의무휴일’ 법안 발의이마트 등 유통사 80% 가량이 명절 근무기업 국민 존중받으려면 노동자 소통 먼저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예상 외로 부드럽고 생각보다 유연했다. 한국 노동운동의 상징 고(故) 전태일 열사의 동생으로도 널리 알려진 전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재벌 대기업의 횡포와 문제점에 대해 날카로운 질타와 지적을 가하면서도 이들이 국민들로부터 존중 받는 존재가 되길 희망하는 진심어린 따뜻함도 함께 드러냈다.

전 의원은 최근 대규모 유통업 종사자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해 추석과 설 명절 당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난 추석 전국 500개 이상의 대형마트와 1200개가 넘는 준대규모점포(SSM)에서 일하는 노동자 대부분이 연휴 기간 동안 하루도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순옥 의원실에서 추석 연휴에 직접 조사한 결과 이마트,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의 76.8%, 이마트 에브리데이, 롯데슈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 SSM의 85.9%가 이번 추석에도 영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의원은 “추석과 설날 당일은 마트에 가는 일이 별로 없지 않나”라며 “유통마트 사측에서 조금만 신경쓴다면 노동자들이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동자들은 결국 그런 하루를 보내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명절에 쉰다면 이후에 일할 동기 유발이 가능하고 결국 생산성이 더 오르기 마련”이라며 “노동조합이 존재하면서 노사관계가 매끄러운 회사가 생산성 가장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대규모 점포 등에 대해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지자체장이 지정만 하면 명절 당일 휴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설날과 추석 당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지자체장은 선거, 다시 말해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어 어떻게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이라고 씁쓸하게 말을 흐렸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대체휴일제 입법 보완이 어렵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서도 전 의원은 “재계에서 강력히 반대하는 분위기 속에 정부와 여당에도 그런 압박이 들어오는 것 아니겠나”라며 “사회가 약자의 편에서 법을 만들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당연히 해야할 일임에도 기득권에 밀리면 다수의 국민을 제쳐놓고 소수 기득권에게 필요한 것만 잘 통과시킨다”며 “심지어 기업 한 곳만을 위해서도 법을 만들면서 다수의 없는 사람에게 필요한 법은 외면할 때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의원은 매서운 질타를 쏟아내는 이면에 대기업들의 공로를 인정하고 향후 역할을 당부하는 모습도 보였다.

전 의원은 “우리나라는 재벌의 역할이 중요하고 지금까지의 공로도 적지 않은 만큼 나쁘게 볼 것만은 아니다”라며 “대기업들이 국민들로부터 인정받고 존중받는 사회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나”라고 말했다.

또한 “대기업은 기회가 닿는 대로 당당하게 국민 앞에 나와야 한다”며 “국정감사 같은 곳을 피하려 하지 말고 나와서 떳떳하게 경영철학도 얘기하고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재벌 대기업에 대해 유연한 인식을 갖게 된 배경을 묻자 전 의원은 “고용된 노동자들을 위해 수익을 내야 하는 것이 기업의 의무이고 그 기업이 이제는 규모와 격에 맞게끔 행동해줘야 한다”며 “내가 주변의 예상을 깨고 환경노동위가 아닌 산업통상자원위에 몸담고 있는 것도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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