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美 중간선거에 K배터리 '화색'···AMPC 방어·ESS 확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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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간선거에 K배터리 '화색'···AMPC 방어·ESS 확대 기대

등록 2026.11.06 17:16

고지혜

  기자

민주당 상·하원 장악···AMPC 추가 축소 우려 완화전기차 보조금 복원 기대···美 공장 가동률 회복 주목LG엔솔·삼성SDI ESS 확대···SK온 적자 탈출 기회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가 현지 정책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환경 산업 지원 축소를 의회 차원에서 견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배터리 생산보조금(AMPC)의 추가 감축 가능성과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복원 논의가 변수로 떠올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결과로 민주당은 내년 1월 출범하는 새 의회에서 친환경 산업 관련 세제와 예산안 심의를 주도하게 됐다.

당장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다. 미국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과 모듈에 각각 kWh당 최대 35달러와 10달러를 지원하는 제도로, 2029년까지 전액 지급한 뒤 2030년부터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폐지하는 등 친환경 지원을 줄여왔지만,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추가 감축을 견제할 여지가 커졌다.

전기차 캐즘시기에도 반전의 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9월 최대 7500달러의 구매 세액공제가 종료된 이후 미국 전기차 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3분기 판매량은 26만2649대로 전년 동기보다 39.5% 급감했다. 지난해 보조금 종료를 앞두고 수요가 몰린 기저효과도 있지만, 보조금 공백이 시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구매 지원 복원에 성공하면 전기차 판매와 배터리 발주가 회복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미국 공장 가동률과 AMPC 수령액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특히 미국에 폭넓은 생산 기반을 확보한 LG에너지솔루션의 수혜가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주 홀랜드·랜싱 공장을 비롯해 오하이오주 혼다 합작공장, 테네시주 제너럴모터스(GM) 합작공장 등 미국 주요 지역에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애리조나주에서도 원통형 배터리 공장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현지 생산능력이 큰 만큼 전기차 수요 회복 시 공급 물량을 확대할 여력이 크다.

생산보조금의 실적 기여도도 상당하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7560억원 가운데 북미 생산보조금은 4169억원으로 전체의 55.1%에 달했다. 보조금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3391억원이다. 실제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생산보조금에서 발생하는 구조인 만큼 AMPC의 안정적인 유지가 중요하다. 향후 전기차 시장 회복으로 현지 생산량까지 늘어난다면 배터리 판매 확대와 보조금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삼성SDI와 SK온 역시 미국 전기차 시장 회복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삼성SDI는 인디애나주에서 스텔란티스와 합작한 스타플러스에너지(SPE)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SK온은 조지아주에 단독공장과 현대자동차그룹 합작공장을 두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생산시설 운영을 조정해 온 만큼 완성차 업체들의 발주 회복은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고정비 부담을 줄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ESS 사업에도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7월 감세법을 통해 태양광·풍력 발전에 적용되는 청정전력 생산세액공제(45Y)와 투자세액공제(48E)의 적용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민주당이 관련 지원을 복원하면 재생에너지 발전시설 투자가 늘어나면서 ESS 배터리 수요도 확대될 수 있다. 특히 ESS 설비 자체에 대한 투자세액공제는 유지되고 있어 발전시설 지원까지 되살아날 경우 관련 투자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ESS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생산능력을 올해 말 50GWh 이상, 내년 말 70GWh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해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미국에서 60GWh 이상의 ESS 배터리 수주를 확보했다. 지난달 SPE 공장에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생산라인 2개를 추가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미 확보한 물량으로 SPE와 울산 생산라인의 2028년까지 생산능력 상당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만큼 향후 2029년 이후 공급 계약과 신규 수주 확보에 관심이 쏠린다.

SK온에는 ESS가 적자 탈출의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3분기 영업손실 805억원을 기록한 SK온은 미국 조지아 공장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돌리고 있다. 미국 네오볼타와 2027년부터 2031년까지 9GWh 규모의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추가 수주에 성공하면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남는 생산능력을 활용해 투자 부담을 줄이고 적자 폭을 축소할 수 있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미국 공장에 이미 막대한 투자가 들어간 상황에서 보조금 정책까지 바뀌면 사업 계획을 다시 짜야 하는 부담이 크다"며 "이번 선거로 당장 지원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추가 축소에 대한 우려는 한결 덜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구매 보조금까지 복원된다면 좋겠지만 아직은 지켜봐야 할 문제라 실제 생산계획을 조정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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