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ETF 거래 부추겨 수수료 514억원···증권사 경품 마케팅 '제동'

증권 증권·자산운용사

ETF 거래 부추겨 수수료 514억원···증권사 경품 마케팅 '제동'

등록 2026.10.28 14:20

박경보

  기자

개인 2명 상금 5억1000만원···과당매매 논란특정 ETF 거래 43.9% 한 증권사에 집중내년부터 거래 연동·고위험상품 이벤트 금지

금융감독원.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금융감독원.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증권사들의 과도한 경품 경쟁이 투자자의 무리한 거래를 부추기면서 금융당국이 규제 강화에 나섰다. 한 증권사의 이벤트에 참여한 개인투자자 2명이 5조원 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거래했고 해당 증권사는 이벤트 대상 ETF 거래에서 500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내년부터 거래대금에 연동한 경품 지급과 고위험 금융투자상품 관련 이벤트를 금지하기로 했다.

금감원과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업계의 과도한 고객 유치 경쟁을 막기 위해 재산상 이익 제공 기준을 강화한다고 28일 밝혔다. 일부 증권사가 8000만원 상당의 해외주식 100주나 5000만원 상당의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거는 등 마케팅 경쟁이 과열된 데 따른 조치다.

금감원에 따르면 한 증권사는 국내 상장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대상으로 하루 거래대금이 200억원 이상이면 160만원, 500억원 이상이면 500만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투자자 2명은 각각 3조4000억원과 1조7000억원을 거래해 총 5억1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해당 증권사가 이벤트 대상 ETF 거래를 통해 거둔 위탁매매 수수료는 약 514억원으로 추정됐다.

거래대금에 비례해 경품을 지급하는 방식은 증권사와 투자자 사이의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 증권사는 매매가 반복될수록 수수료 수익을 늘릴 수 있지만 투자자는 거래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해서다. 경품을 받기 위한 매매가 늘어나면 투자 판단보다 이벤트 조건 충족이 거래의 목적이 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벤트 기간 해당 ETF의 전체 거래대금은 97조5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42조8000억원이 이벤트를 진행한 증권사에서 발생했다. 전체의 43.9%에 달하는 규모로 해당 ETF는 좌당 가격이 100만원으로 높고 변동성이 작아 이벤트 조건을 충족하기 쉬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반복매매가 집중되면 거래대금이 실제 투자 수요보다 과도하게 늘어나 시장 상황을 판단하는 데 혼선을 줄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거래대금과 거래횟수에 연동한 재산상 이익 제공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상품(ETP)과 장내외 파생상품, 투자자 신용공여 및 해외투자상품 등 고위험 금융투자상품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도 내용과 형식에 관계없이 금지된다. 신용거래 신규 고객에게 현금을 지급하거나 레버리지 상품 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상품권을 제공하는 방식도 제한된다.

다만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수수료와 이자 할인은 기존처럼 허용된다. 거래대금이나 거래횟수와 관계없는 일반적인 이벤트도 가능하며 투자잔고를 기준으로 경품을 지급하는 방식 역시 유지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고객 유치 경쟁도 거래를 많이 하는 투자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에서 고객 자산 확보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금감원과 금융투자협회는 오는 11월 규정 개정안을 사전 예고하고 연내 개정을 마쳐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기·과당 매매 및 고위험 투자를 유도하는 이벤트를 제도적으로 금지해 투자자 피해와 시장 혼란을 예방하겠다"며 "자체 수수료·이자 할인과 거래금액에 관계없는 이벤트는 현행대로 허용해 투자자의 거래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