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량 외투로 변화하는 국내 패션 시장기후 변화에 따른 외투 판매 전략 재편긴 여름, 짧은 겨울 맞춰 변화하는 패션
국내 패션업계가 코트·패딩 등 겨울 외투 중심의 상품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이 짧아지면서 고가 외투를 정상가에 판매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간절기부터 한겨울까지 입을 수 있는 경량 외투를 확대하고 판매 흐름에 맞춰 물량을 조절하는 재고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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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업계가 겨울 외투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이 짧아지면서 고가 외투 판매 기간이 줄고 있다
경량 외투 확대와 재고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1995~2024년 평균 여름 길이는 123일로 1912~1940년보다 25일 늘었다
같은 기간 겨울은 109일에서 87일로 22일 줄었다
2015~2024년 여름은 평균 130일, 겨울은 86일이었다
패션업계는 계절 변화에 민감하며, 외투 판매량 변화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늦더위로 매출 발생 시점이 늦어지고 연말 할인 집중 시 수익성 유지가 어렵다
상품을 미리 생산하는 특성으로 인해 재고 관리 부담이 크다
H&M은 길어진 여름에 맞춰 의류와 마케팅 일정을 조정했다
가을 컬렉션에 가벼운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따뜻한 날씨가 과잉 재고와 할인 판매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경량 외투 확대는 매출 분산 전략이다
고가 겨울옷의 매출 공백을 메우지는 못한다
기능성 소재와 디자인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할인 판매를 줄여야 한다
26일 기상청의 '우리나라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서울·부산 등 6개 지점의 1995~2024년 평균 여름 길이는 123일로, 1912~1940년보다 25일 늘었다. 같은 기간 겨울은 109일에서 87일로 22일 줄었다. 최근 10년인 2015~2024년에는 여름이 평균 130일, 겨울이 86일이었다.
패션업계는 계절 변화에 가장 민감한 업종 중 하나다. 코트와 다운재킷 등은 티셔츠·반바지보다 판매 단가가 높아 판매량 변화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늦더위로 구매가 미뤄지면 매출 발생 시점이 늦어지고 수요가 연말 할인 행사에 집중되면 실제 판매가격도 낮아질 수 있다. 같은 수량을 팔더라도 정상가 판매 비중이 떨어지면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상품을 미리 생산하는 의류업의 특성도 부담을 키운다. 업체는 판매 시즌에 앞서 원단을 확보하고 생산량을 결정해야 한다. 예상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져도 이미 발주한 물량을 단기간에 줄이기는 어렵다. 판매가 부진하면 할인 폭을 확대하거나 다음 시즌으로 재고를 넘겨야 한다. 이월 상품은 자금 회수를 늦추는 데다, 이듬해 신상품과 가격 경쟁을 벌여 추가적인 할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해외 업체들은 소재와 판매 일정부터 바꾸고 있다. H&M의 경우 지난 6월 길어진 여름에 맞춰 의류와 마케팅 일정을 조정했다. H&M은 9월 말까지 더위가 이어지는 상황을 고려해 가을 컬렉션에 가벼운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재킷·코트를 판매하는 시기까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최근 수년간 유통업체의 과잉 재고와 할인 판매로 연결됐다고 분석했다.
국내 업체들의 대응은 경량 외투 확대에 집중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달 에잇세컨즈·빈폴·구호플러스 등의 경량 패딩 제품군을 강화했다. 가을에는 단독으로 한겨울에는 코트나 다른 외투 안에 겹쳐 입을 수 있도록 활용 범위를 넓혔다. 올해 8월 20일부터 9월 27일까지 SSF샵에서 경량 패딩을 구매한 고객 수는 전년 동기보다 101% 증가했다.
LF도 지난해 상품 구성에 변화를 줬다. 리복은 9월 바람막이에서 11월 두꺼운 패딩으로 넘어가던 기존 기획에 경량 패딩을 추가했다. 티톤브로스는 경량 패딩 물량을 전년보다 20배 이상 늘렸다. 지난해 9월 1일부터 10월 20일까지 LF몰의 경량 패딩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경량 외투 확대는 특정 시기에 집중된 매출을 분산하는 전략이다. 두꺼운 패딩은 추위가 본격화해야 구매 필요성이 커지지만 경량 제품은 상대적으로 넓은 기온대에서 입을 수 있다. 기업으로서는 판매 기간을 늘리고 소비자로서는 구매한 옷의 활용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경량 외투와 여름옷 판매 증가가 고가 겨울옷의 매출 공백을 그대로 메우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 비중이 커지면 기존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수량을 팔아야 할 수 있다. 여름이 길어져도 의류 구매 횟수가 그만큼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다. 기능성 소재와 디자인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할인 판매를 줄여 상품당 이익을 지키는 전략이 병행돼야 하는 이유다.
생산량 조절도 과제다. 겨울이 짧아지는 추세에도 일시적인 한파 수요는 발생한다. 초도 물량을 과도하게 줄이면 판매 기회를 놓칠 수 있고, 추가 생산에는 원단 확보와 납기 부담이 따른다. 소량 생산으로 원가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기온과 판매 데이터를 반영해 추가 발주 시점을 결정하고 지역별 재고를 배분하는 공급 역량이 수익성을 가를 전망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간절기에는 단독 아우터로, 한겨울에는 레이어링 아이템으로 연출할 수 있도록 경량 패딩의 활용 범위를 넓혀 멀티 시즌 아우터 시장의 확대를 이끌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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