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6200억 증액 요구···정부 확약 여부 쟁점특별법 개정안 임의규정 논란···건설사 의무조정 요구BS한양 탈퇴 요청···컨소시엄 재편·추가 이탈 촉각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가 본계약과 착공을 앞두고 공사비 증액과 특별법 개정, 컨소시엄 이탈 문제에 잇따라 부딪히고 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입찰 이후 상승한 공사비 반영을 요구하는 가운데 정부의 확약은 나오지 않고 있다. BS한양의 탈퇴 요청까지 나온 상황에서 공사비 갈등이 법 개정과 컨소시엄 재편 문제로 번지면서 11월 우선시공분 착공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2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번주에도 대우건설 컨소시엄 참여사들과 11월 초 우선시공분 착공을 위한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일 국토부와 컨소시엄이 공사비 증액과 향후 사업 추진 일정을 논의한 데 이어 정부는 특별법 개정을 통한 해법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공사비 상승분을 실제로 얼마나 반영할지에 대한 확약이 나오지 않아 착공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국토부가 마련한 특별법 개정안에는 계약 체결일 이전 전쟁 등 불가항력적 사유로 물가가 변동해 최초 계약금액으로는 계약 이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 국토부 장관과 협의를 거쳐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계약 이전 발생한 불가항력적 비용 상승분을 반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건설사들이 문제로 삼는 것은 공사비 조정 여부와 규모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공사비를 얼마나 조정할지, 정부가 어느 수준까지 보전할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련 규정만으로는 계약과 착공에 따른 비용 부담을 감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공사비를 조정할 수 있다는 수준을 넘어 실제 조정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홍지선 국토부 장관도 지난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공사비 증액분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명확히 약속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공사비 증액분을 정부가 책임진다고 약속할 수 있는지, 특별법에 계약금액을 조정하도록 하는 의무규정을 담아야 하는지 물었지만 홍 장관은 구체적인 증액 보장 여부에 확답하지 않았다.
공사비 현실화 요구는 입찰 이후 달라진 사업 여건에서 비롯됐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약 10조7174억원 규모로 추진되고 있으며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기본설계와 심의를 거쳐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입찰공고 이후 기본설계와 심의를 진행하는 동안 원자재와 연료 가격 등이 상승하면서 최초 공사금액과 실제 시공원가 사이의 간극이 커졌다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업계에서 거론되는 6200억원은 전체 공사금액에 건설공사비지수 상승률 등을 적용해 산출한 규모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공사비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6200억원 전액이 최종 계약금액에 반영되는 것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실제 반영 범위와 금액은 정부와 컨소시엄 간 협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대규모 해상 매립과 지반개량이 필요한 사업이다. 선박과 중장비 운용에 필요한 연료비 등 외부 비용 상승이 시공원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데다 입찰공고 시점과 실제 계약 시점 사이에 비용이 달라졌다는 점이 공사비 조정 논의의 배경이 되고 있다.
지반개량과 관련한 기술적 변수도 남아 있다. 기본설계 과정에서 해상 지반개량 깊이가 늘었고 일부 경질 지반에서는 배수재 설치와 관련한 문제가 확인됐다. 국토부는 개선방안을 기본설계에 반영하고 추가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지반개량과 관련한 추가 비용 문제는 입찰 이후 발생한 물가 상승분과는 별개의 사안으로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공사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컨소시엄 내부에서도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BS한양은 지난 9월 주간사인 대우건설에 컨소시엄 탈퇴 요청 공문을 보냈다. 탈퇴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본계약을 앞둔 시점에 참여사의 이탈 움직임이 나온 것이다. BS한양은 사업비와 비용 부담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을 탈퇴 요청의 배경으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BS한양의 지분은 5%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대우건설 55%, 중흥토건과 HJ중공업 각각 9%, 동부건설과 BS한양 각각 5%, 두산건설 4%, 부산·경남 지역 건설사 13곳 13% 등 19개사로 구성돼 있다.
BS한양의 탈퇴가 확정될 경우 공동수급체 지분 재편도 필요하다. 대우건설은 조달청에 공동수급체 변경 절차를 문의하고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탈퇴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남은 업체들의 지분 조정이나 신규 업체 참여 여부 등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탈퇴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지분 재편 방식 역시 결정되지 않았다.
입찰공고 금액인 10조7174억7840만원을 지분율에 단순 적용하면 BS한양의 5% 지분에 해당하는 공사 규모는 약 5359억원이다. 한양이 빠지고 기존 업체들이 해당 물량을 나눠 맡게 되면 각 사가 부담해야 할 공사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인력과 장비 추가 확보, 자금 조달 계획 변경 등이 필요해질 가능성도 있다.
한양의 탈퇴 요청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분 5%의 중견 건설사가 사업 참여를 재검토할 정도로 공사비와 사업 조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에서다. 아직 추가 이탈이 현실화한 것은 아니지만 비용 보전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다른 참여사들의 사업 지속 여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부산·경남 지역 건설사 13곳도 공사비 부담과 관련해 정부에 대책을 요구해 왔다.
지역 건설사들도 특별법 개정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비용 보전에 대한 신뢰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법 개정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계약금액 조정 기준과 적용 범위가 확정되지 않으면 계약과 착공에 선뜻 나서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국회가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동시에 건설사들이 수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보전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덕도신공항은 총사업비 약 10조7000억원 규모의 대형 국책사업이다. 정부가 제시한 일정은 11월 우선시공분 착공, 2027년 상반기 본공사 착공, 2035년 개항이다. 기본설계도서는 지난 9월 제출됐고 본계약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사업 일정상 정부와 건설사 모두 시간을 더 끌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공사비 상승분을 어떤 기준으로 반영할지, 특별법 개정안에 어느 수준의 구속력을 담을지, BS한양의 탈퇴 요청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이번주 협상의 핵심이다. 세 가지 문제가 동시에 풀리지 않을 경우 10조원대 국책사업의 본격적인 출발부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컨소시엄 내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는 개별 참여사의 지분보다 전체 사업의 계약 조건이 어떻게 정리되느냐가 더 중요한 상황"이라며 "공사비와 향후 비용 부담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져야 참여사들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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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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