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3.9%·SK하이닉스 58.1% 하락中 CXMT 기술 추격에 AI 투자 불안 가중빅테크 3분기 실적·외국인 수급이 반등 관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연중 고점 대비 반토막 나면서 추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메모리 업체의 기술 추격에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반도체 호황이 예상보다 일찍 꺾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미국 빅테크의 AI 투자 지속 여부와 외국인 매도세 진정을 주가 반등의 관건으로 꼽았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전 거래일 대비 9.48% 하락한 21만원까지 밀렸다. 지난 6월 19일 기록한 연중 최고가 37만4500원과 비교하면 43.93% 떨어졌다. SK하이닉스도 장중 11.84% 급락한 125만1000원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6월 25일 기록한 연중 최고가 298만7000원 대비 낙폭은 58.12%에 달한다.
최근 반도체주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기술 추격이 꼽힌다. CXMT가 차세대 D램 기술을 공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특히 중국 업체의 생산능력 확대가 메모리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지난 14일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수익성에 경고를 내놓으며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가트너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AI 인프라에 약 7조달러가 투입되지만 AI 데이터센터에 귀속되는 매출은 3조6000억달러 이하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3조5000억달러 이상의 AI 인프라 투자자산이 손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은 잇따라 상향되고 있지만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AI 투자 확대로 메모리 가격과 기업 이익이 급증했지만 향후 공급이 늘어나면 반도체 호황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KB증권은 두 회사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각각 3.9배와 3.6배까지 낮아진 점을 근거로 시장이 현재의 높은 이익 수준이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업체의 기술 추격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CXMT의 D램 공정 기술 격차가 양산 시점 기준 5~7년에 달하기 때문이다. CXMT의 주력인 1z 공정은 삼성전자가 2019년부터 양산했고, CXMT가 지난달 양산에 착수한 1a 공정도 삼성전자는 2021년부터 생산해 왔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CXMT가 공개한 4F² 구조 D램은 중국의 기술적 진전을 보여준 사례지만, 이를 실질적인 시장 경쟁력 확보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며 "신기술 상용화를 위해서는 성능과 수율, 원가 경쟁력, 고객사 인증 및 대량 양산 능력에 대한 검증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메모리 반도체 수출 단가는 전월 대비 10.7% 하락했지만 수출 물량은 27.2% 증가하면서 수출액도 13.5% 늘었다. 가격 하락에도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난 만큼 최근 반도체 수요 둔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증권가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반도체주 반등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투자 수익성이 확인돼야 데이터센터 증설과 메모리 구매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도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3분기 빅테크 실적시즌은 긍정적인 AI 수요 전망에 베팅한 AI 투자가 실제 이익과 현금흐름을 지난 분기보다 얼마나 더 창출할 수 있는 지를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라며 "추후 메타, 아마존, MS 등 AI 하이퍼스케일러 업체 개별 실적 발표 전후로 빈번하게 시장의 눈치 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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