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로 넓어진 정보 접근···공동검사 대상은 은행권 중심개별 금고까지 검증할까···검사 범위·기관별 책임이 관건
한국은행의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감시·검사권 확대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국정감사에서 현행 은행권 중심의 공동검사 권한이 지닌 한계를 공식 인정하면서다. 금융당국과의 정보 공유 차원을 넘어, 새마을금고 등 파급력이 커진 비은행권의 잠재 리스크를 한은이 현장에서 직접 점검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 총재는 지난 1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동검사권은 있지만 그 폭이 상당히 제한된 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한은의 금융안정 감시가 은행권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한 데 따른 답변이었다. 신 총재는 이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계속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한은이 비은행권을 살피려는 것은 금융불안이 은행 밖에서 시작돼 금융시장 전반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과 비은행, 국내외 금융시장과 자산시장이 긴밀하게 연결될수록 개별 금융회사의 건전성만으로 전체 위험을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신 총재는 취임 당시에도 "비은행 부문에 대한 정보접근성을 제고하고 금융기관의 부외거래, 비전통 금융상품 등으로 분석의 범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위험을 파악하기 위한 정보 공유는 현재 진행 중이다. 한은은 금융기관의 자료 제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할 수 있는 자료는 대부분 공유를 받아 활용하고 있다. 감독당국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금융시장과 금융기관의 위험을 살피는 방식이다.
새마을금고도 관계기관 공조가 확대된 사례다. 한은은 올해 2월부터 새마을금고 건전성 특별관리 TF에 참여하고 있다. 행안부와 금융위원회·금감원·예금보험공사 등이 함께 경영지표와 구조조정 상황을 점검하는 협의체로, 회의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
새마을금고는 3월 말부터 금감원 자료제출지원시스템(CPC)을 통해 수시로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 한은이 TF에 참여하고 감독당국의 자료 제출 체계도 마련되면서 금고의 경영 상황을 함께 살필 통로가 넓어진 셈이다. 다만 이러한 공조와 한은이 필요할 때 현장검사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은 구분된다.
자료를 받아 위험 신호를 찾는 것과 금융기관 직원에게 설명을 듣고 관련 문서를 대조하는 것은 확인할 수 있는 정보의 깊이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제출된 자료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이 있다면 현장검증이 이를 보완할 수 있다. 공동검사 참여 범위가 중요한 이유이다.
현재 한은은 통화신용정책 수행에 필요한 경우 금감원에 검사를 요구하거나 금감원 검사에 직원을 공동으로 참여시키도록 요구할 수 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필요성을 인정하면 한은이 구체적인 검사 범위를 정해 요구하는 구조다. 한은법상 대상은 은행과 은행지주회사가 기본이어서 비은행 전반을 포괄하지는 않는다.
자료제출 요구권은 이보다 넓다. 한은과 당좌예금거래약정을 맺은 금융업자나 법령이 정한 일정 요건의 비은행에도 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자료를 받을 수 있는 기관이라도 같은 근거로 현장검사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중앙회와 개별 금고 사이에도 차이가 있다. 새마을금고법은 내국환 업무 등 중앙회의 특정 신용사업 부문을 한은법상 하나의 금융기관으로 본다. 이 규정에 따른 접근 범위는 해당 중앙회 사업에 한정돼 있어 개별 금고까지 검사 대상을 넓히려면 별도의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권한 확대의 관건은 금융당국과의 조율이다. 지난해 7월 한은이 국정기획위원회에 비은행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단독 검사권을 요구했을 때도 금융위·금감원은 반대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통합감독기구의 감독권 일원화를, 금융위는 검사·제재가 정부의 행정권한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당시 요구에는 단독 검사권까지 포함돼 있었다. 비은행 감시권 확대를 둘러싼 역할 조정도 대상 기관과 검사 방식에 따라 쟁점이 달라진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과의 정보 공유나 협의체 참여 등 공조를 지속 강화하는 것은 필요한 방향"이라면서도 "비은행권에 대한 검사권 확대는 피검 기관의 중복 검사 부담과 감독 기구 간 역할 분담 문제 등이 얽혀 있어 신중한 접근과 긴밀한 사전 조율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한 확대가 구체화되면 금융당국과의 역할 조정도 뒤따라야 한다.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험을 살피는 한은과 개별 금융기관을 감독하는 당국이 같은 자료와 검사를 중복 요구할 수 있어서다. 기존 공유자료를 보완할 부분과 추가 현장검사가 필요한 부분을 구분하는 것이 조정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사 이후의 책임 역시 정리할 사안이다. 현행 한은법은 한은이 검사 결과에 따른 시정조치를 요청하면 금감원이 따르도록 하고 있다. 비은행 감시권 확대의 실효성도 검사 대상의 수뿐 아니라 확인할 위험을 어느 기관이 어떤 조치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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