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조선업 AI, 협력사로 확산···5년간 1.4조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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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AI, 협력사로 확산···5년간 1.4조 투입

등록 2026.10.13 14:55

이건우

  기자

지역별 3대 프로젝트 가동···블록 조립·기자재 생산 자동화대형사 기술 실증 뒤 중소업체 보급···생산성 격차 축소 추진

지난 12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HD현대삼호 영암조선소를 방문해 작업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지난 12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HD현대삼호 영암조선소를 방문해 작업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조선업의 인공지능(AI) 전환이 대형 조선소를 넘어 중소 협력사와 기자재업체로 확대된다. 정부와 조선업계는 앞으로 5년간 1조4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블록 조립과 의장·기자재 생산, 물류 등 선박 건조 공정의 자동화를 추진한다. 조선업 호황에도 숙련 인력 부족이 생산 확대를 제약하는 가운데 대형 조선소에 집중된 자동화 기술을 협력사까지 확산해 공급망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13일 산업통상부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양 부처는 기존 '자율운항선박 제조AX(M.AX) 얼라이언스'를 '조선 M.AX 얼라이언스'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3대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기존 사업이 자율운항선박 등 선박 자체의 지능화에 무게를 뒀다면 이번에는 선박을 만드는 생산 현장까지 AI 전환 범위를 넓힌다. 대형 조선사들은 설계 자동화와 로봇 용접 등 스마트조선소 구축을 추진해왔지만 블록 제작과 배관·전장 등 후속 공정을 담당하는 중소 협력사에는 인력 의존도가 높은 작업이 여전히 적지 않다. 협력사의 제작 지연은 조선소의 건조 일정과 원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는 지역별 산업 구조에 맞춰 목포·영암의 중대형 블록 조립, 거제·부산의 의장·기자재 생산, 군산의 소조립 공정을 중심으로 AI 전환을 추진한다. 대형 조선사와 지역 앵커기업이 기술을 개발하고 현장에서 검증한 뒤 인근 협력사가 도입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목포·영암에는 5960억원을 투입한다. HD현대삼호가 블록 생산 공정의 AI 전환과 실증을 맡고 HD한국조선해양은 자율 물류·운영 시스템을 개발한다. 대형 블록의 제작부터 이동, 야드 배치, 생산 일정까지 정보를 연계해 공정 효율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관련 기술은 인근 9개 협력사로 확산할 계획이다.

HD현대삼호와 대아산업은 영암 대불자유무역지역에 4000억원을 투자해 'AI 자율운영조선소 등대공장'을 구축한다. 양사는 곡블록 조립 관련 AX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정부는 연구개발(R&D)과 현장 설비 도입을 지원할 예정이다.

거제·부산에는 5000억원을 투입해 의장·기자재 생산의 자동화를 추진한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AI 기반 설계·생산 정보 공유 플랫폼을 구축하고 부산의 배관·배전 등 기자재업체가 표준화된 도면 데이터를 제작 공정에 활용하도록 지원한다. 배관업체는 절단·벤딩·용접·도장 공정에 자동화 기술을 적용하고 배전업체는 케이블 전처리에서 배선·조립으로 자동화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군산에는 3100억원을 투입해 소조립 공정의 AX 실증을 추진한다. 지역 기업의 참여 범위와 구체적인 기술 적용 내용은 사업별 계획에 따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조선업은 블록과 배관, 전장, 각종 기자재의 생산 일정이 맞물려 선박 한 척을 완성하는 산업이다. 대형 조선소의 자동화만으로는 협력사 공정에서 발생하는 생산 지연까지 해소하기 어렵다. 정부가 개별 조선소 지원을 넘어 지역 공급망 단위로 기술 개발과 현장 도입을 연계하는 이유다.

기술 개발이 중소업체의 실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느냐가 관건이다. 중소업체는 자동화 설비의 초기 투자비뿐 아니라 유지·보수와 운영 인력 확보 부담도 안고 있다. 기술을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협력사가 설비를 도입하고 안정적으로 운용하도록 지원하는 한편 작업시간 단축과 생산량 증가 등 성과를 측정할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

배정철 부경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형 조선소에 비해 중소 조선소의 스마트화 수준은 아직 70%에도 못 미치고, 기자재업체는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형사가 자체적으로 축적한 스마트조선소 경험과 전문 인력을 협력사에 직접 확산하는 방식으로 중소 조선소와 기자재업체의 AX 전환을 함께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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