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토지비·공사비에 분양가 '껑충'···청약통장 44만명 이탈

부동산 부동산일반

토지비·공사비에 분양가 '껑충'···청약통장 44만명 이탈

등록 2026.09.24 18:36

수정 2026.09.24 18:45

이자경

  기자

8월 가입자 2574만명···올해 들어 44만명 감소서울 분양가 3.3㎡당 6287만원···1년 새 34% 올라택지·공사비 부담 겹쳐···청약시장 가격 따라 희비

서울의 한 은행 앞에 부착된 '주택청약종합저축' 안내문 옆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서울의 한 은행 앞에 부착된 '주택청약종합저축' 안내문 옆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청약통장을 유지할 유인이 약해지고 있다.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이 3.3㎡당 6000만원을 넘어선 데다 높은 청약가점까지 요구되면서다. 올해 들어 청약통장 가입자는 44만명 넘게 줄었다. 분양시장에서도 가격 부담이 큰 단지는 수요가 갈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는 2574만52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618만4107명과 비교하면 8개월 만에 44만3583명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감소폭인 30만1116명을 이미 넘어섰다.

가입자 감소는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청약통장 가입자는 2022년 6월 2859만927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줄고 있다. 지난달 가입자는 전월보다 3만3301명,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63만2745명 감소했다.

청약통장 이탈의 배경으로는 높아진 분양가격이 꼽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 평균 분양가는 3.3㎡당 6287만원이었다. 지난해 8월 4684만3000원보다 약 34% 올랐다. 지난 5월에는 6355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4개월 연속 600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분양가격 상승에는 토지비와 공사비 부담이 함께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에서 대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5.2%였다. 최근 분양 심사를 마친 서울 한 사업장도 3.3㎡당 분양가 신청액 7500만원 가운데 택지비 감정평가액이 4800만원으로 약 64%를 차지했다.

공사비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5일부터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분양가 산정에 활용하는 기본형건축비를 직전 고시보다 4.07% 인상했다. 전용면적 60~85㎡, 16~25층 이하 지상층 기준 기본형건축비는 ㎡당 223만7000원에서 232만8000원으로 올랐다. 안전투자 확대에 따른 간접공사비 상승 등이 반영됐다.

분양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이달 조사한 분양가격 전망지수는 108.8로 전월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건설자재와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이어지면서 사업자들이 향후 분양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당첨 문턱도 높아졌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가점은 65.81점으로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20년 이후 가장 높았다. 2022년 47.69점이던 평균 가점은 2023년 56.17점, 2024년 59.68점으로 오른 데 이어 지난해 처음 65점을 넘어섰다.

높은 분양가와 청약 문턱은 실제 분양 성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경기 부천시 '상동역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16억3800만원으로 책정됐다. 1순위 청약에서는 1536가구 모집에 2576명이 신청해 평균 1.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부 주택형은 모집 인원을 채우지 못했다.

반면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 서울 서대문구 '쌍용 더 플래티넘 서대문'에는 일반공급 28가구 모집에 1112명이 신청해 평균 39.7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13억7330만원으로 상동역 롯데캐슬 시그니처보다 최대 2억6000만원가량 낮았다.

같은 단지 안에서도 가격에 따라 수요가 엇갈렸다. 포스코이앤씨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공급하는 '더샵 분당하이스트'는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29억8100만원에 달했다. 지난 22일 진행된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는 68가구 모집에 264명이 신청해 평균 3.88대 1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용 84㎡B는 5가구 모집에 3명이 신청해 미달됐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전용 66㎡A에는 28가구 모집에 150명이 몰리며 5.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입지뿐 아니라 분양가격이 수요자의 선택을 가르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높아진 청약가점과 고분양가로 인해 청약통장의 전통적인 수요층인 30대 청년층에는 이미 상당한 진입장벽이 생겼다"며 "서울 이외 지역의 공공분양을 노리는 경우를 제외하면 청약통장을 유지할 유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청약 대신 서울 내 구축 아파트를 매입해 주택시장에 진입한 청년층도 적지 않은 만큼 청약통장 가입자 이탈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