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본업은 적자 투자는 대박"···저축은행 상반기 흑자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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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은 적자 투자는 대박"···저축은행 상반기 흑자의 이면

등록 2026.09.01 15:27

이은서

  기자

상위 5대 저축은행 상반기 순익 5083억···유가증권 처분이익만 4243억OK저축은행, 유가증권 수익 2491억 잭팟···한투·웰컴도 순익 대폭 급증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OK·한국투자·웰컴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 3곳이 유가증권 투자 성과에 힘입어 올 상반기 순이익을 최대 7배 이상 늘렸다. 그러나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본업인 대출 영업 수익이 일제히 감소하면서, 이번 실적 호조를 두고 시장에서는 '착시 흑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리스크 관리를 위해 투자 비중을 낮게 유지해 온 자산 1위 SBI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은 순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 급감하는 등 운용 전략의 차이가 상반기 성패를 갈랐다.

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산 상위 5대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총 50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0% 폭증했다. 특히 OK저축은행의 실적 개선 폭이 두드러졌다. OK저축은행은 상반기 229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92.1% 급증했다. 지난 1분기 한국투자저축은행에 내줬던 순익 1위 자리도 되찾았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순익 규모에서는 2위로 밀렸지만 증가율에서는 OK저축은행을 웃돌았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5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1.8% 늘어 5대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웰컴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순이익 87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반면 업계 자산 1위 SBI저축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이 376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33.1% 감소했다. 순익 순위도 지난해 상반기 1위에서 올해 1분기 4위로 떨어진 데 이어 2분기에도 4위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순이익 1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85.2% 급감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이처럼 순이익 희비가 갈린 것은 본업보다 유가증권 등 투자 수익의 영향이 컸다. 5개 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 평가 및 처분이익은 42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3.8% 급증했다. 순이익 1위에 오른 OK저축은행의 관련 수익이 2491억원으로 378.1% 늘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저축은행 역시 1375억원으로 1576.8% 폭증했고, 웰컴저축은행도 175억원으로 157.4% 증가했다.

SBI저축은행과 애큐온저축은행도 증시 활황 영향으로 유가증권 관련 수익이 늘었지만 규모 자체가 작아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SBI저축은행의 유가증권 관련 수익은 128억원으로 OK저축은행보다 19배 이상 적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이보다도 적은 74억원에 그쳤다. 두 저축은행은 리스크 관리 등을 이유로 투자 분야에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달리 본업 부진은 더 심화했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5곳의 이자수익은 총 1조77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줄었다. 이자수익은 대출 영업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5곳 모두 감소한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축 여파 탓이다. 지난해 시행된 6·27 대책으로 신용대출 한도가 연소득 이내로 제한된 바 있다.

이처럼 대출 영업이 위축되자 상당수 저축은행은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 투자로 눈을 돌려 실적 방어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증시 강세로 유가증권 관련 수익이 늘면서 투자 확대에도 힘이 실렸다. 다만 본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유가증권 비중이 커지면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라 실적이 흔들릴 수 있어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는 분위기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유가증권 투자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손실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어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 입장에서 규모가 큰 대출은 부동산 PF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는데, PF 시장 침체와 6·27 대책이 겹쳐 대출을 통한 현재로서는 본업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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