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차박용 SUV '죽음의 무대'가 됐다···황정은 신작 '배가본드 X 밀실의 죽음'

라이프 리빙 카드뉴스

차박용 SUV '죽음의 무대'가 됐다···황정은 신작 '배가본드 X 밀실의 죽음'

등록 2026.08.27 16:34

이성인

  기자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안전해야 할 공간이 밀실이 되는 순간, 추리는 시작된다.

밀실은 오래전부터 추리소설의 매혹적인 소재였다. 잠긴 방에서 사람이 죽고, 누구도 드나든 흔적이 없는 공간. 독자들은 그 불가능한 범죄의 해답을 찾기 위해 페이지를 넘긴다.

추리소설가 황정은은 이번 신작 <배가본드 X 밀실의 죽음>에서 그 익숙한 공식을 현대적인 공간으로 옮겼다. 이번 작품에서 밀실은 더 이상 저택의 응접실이나 호텔 객실이 아니다. 범행이 벌어지는 곳은 차박용 SUV '배가본드 X'다.

고용량 리튬 배터리, 무소음 캠핑 기능을 갖춘 인기 차박 차량 배가본드 X에서 의문의 사망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다. 문은 안에서 잠겨 있고 외부 침입 흔적도 없다. 경찰은 사고와 자살, 차량 결함 등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지만,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

사건은 석류도에서 시작해 비취만과 명천으로 이어진다. 지역도 피해자도 서로 다르지만, 사건 현장에는 서로 닮은 공통점이 남아 있다. 결국 경찰은 합동수사본부를 꾸리고 각지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하나의 연쇄사건으로 수사하기 시작한다.

작품의 중심에는 석류 사건을 맡았던 지 형사가 있다. 그는 각각의 사건을 따로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고, 흩어진 단서를 하나씩 이어 붙이며 범인의 실체에 접근한다.

CCTV 속 렌터카의 이동 경로, 캠핑 동호회 게시글, 차량의 첨단 기능과 사소한 습관까지. 따로 떨어져 있던 단서들이 수사 과정에서 하나씩 맞물리면서 사건의 연결고리도 드러나기 시작한다.

황정은의 최근 장편들을 살펴보면 사건의 무대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중심으로 이동해 왔다는 점도 눈에 띈다.

<살인 오마카세>에서는 임차인들이 얽혀 있는 무송빌딩이 사건의 중심이었고, <개구리 정원의 살인>에서는 고급 아파트 단지와 그 안의 공원으로 무대가 옮겨졌다. 이번 작품에서는 다시 자동차 내부로 공간을 좁혀, 고정된 건물과 주거단지에서 이동하는 SUV까지 추리의 무대를 확장했다.

황정은은 지난 1월 <개구리 정원의 살인>의 저자 소개에서 '캠핑지에서의 연쇄살인을 다룬 장편 추리소설'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약 7개월 뒤 나온 이번 신작은 당시 예고한 구상을 차박용 SUV를 중심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신작 저자 소개에는 현재 '경장편 두 편을 묶은 차기 작품'을 준비 중이라고 적혀 있다.

전작의 출간 당시 이미 다음 작품의 소재를 '캠핑지에서의 연쇄살인'으로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이번 신작의 기본 구상은 적어도 올해 초에는 공개돼 있었던 셈이다. 당시에는 캠핑지가 사건의 무대라는 정도만 알려졌지만, 실제 출간작에서는 이를 차박과 SUV라는 구체적인 장치로 발전시켰다.

황정은은 <가나다 살인사건>으로 2020년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추리소설집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2023), 장편 추리소설 <살인 오마카세>(2025), <개구리 정원의 살인>(2026)을 출간했다. <개구리 정원의 살인>은 2026년 문학나눔 도서로 선정됐다.

관련태그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