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문샷 AI(Moonshot AI)의 최신 대규모언어모델(LLM) '키미 K3'를 둘러싸고 미국 AI 기술을 무단 활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미·중 AI 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23일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마이클 크라치오스(Michael Kratsios)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은 최근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문샷 AI가 미국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의 AI 모델을 대규모로 추출(distillation)해 키미 K3 개발에 활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크라치오스 실장은 "더 작고 효율적인 모델을 개발하기 위한 합법적인 AI 증류(distillation)는 개방형 혁신 생태계에서 중요한 기술"이라면서도 "미국의 독점 기술을 훔치고 연구 성과를 훼손하기 위한 산업 규모의 은밀한 증류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AI 증류는 성능이 우수한 대형 모델(교사 모델)의 출력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작은 모델(학생 모델)을 학습시키는 기술이다. 업계에서는 비용 절감과 모델 경량화를 위해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허가 없이 타사의 폐쇄형 모델을 활용할 경우 지식재산권 침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기술 논란이 아닌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로 보고 있다. 키미 K3는 최근 중국 AI 시장에서 높은 성능을 인정받으며 주목받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자국 AI 기술이 중국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활용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문샷 AI가 실제로 앤트로픽 모델을 무단 활용했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일부 AI 연구자들도 백악관의 주장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AI 스타트업 프라임 인텔렉트(Prime Intellect)의 연구원 엘리 바쿠쉬(Eli Bakhouch)는 "앤트로픽의 최신 모델이 미국의 수출 통제로 서비스가 중단됐다가 7월 1일 재개된 이후 키미 K3가 7월 16일 공개됐다"며 "두 시점 사이가 약 15일에 불과해 대규모 증류 작업이 이뤄졌다고 단정하기에는 시간적으로 촉박하다"고 분석했다.
오픈AI(OpenAI)의 전략적 미래 담당 딘 볼(Dean Ball) 역시 "키미 K3의 성능은 단순한 증류 기법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히며 기술적 의문을 제기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 기업의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과정에서 미국 지식재산권 침해가 확인될 경우 제재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오픈소스 AI 생태계와 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미국 기업의 핵심 기술을 무단 활용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기업이 산업 규모의 은밀한 AI 모델 증류를 통해 미국 기술을 탈취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제재와 기업 제재 명단 등재 등 추가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발언은 최근 미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국 AI 기업의 기술 활용 논란과 맞물려 나온 것으로, 미·중 간 AI 기술 패권 경쟁이 지식재산권 보호와 수출 통제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다만 현재까지 미국 정부의 의혹 제기 외에 문샷 AI가 앤트로픽 모델을 무단 활용했다는 사실은 공식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으며, 관련 기업들도 이를 확인하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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