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건전성 부담금'···15억 주택·6억 대출에 연 2% 적용 예시일각에선 "현금 부자는 부담 적고 실수요자는 비용 급증" 우려금융위 "여러 아이디어 중 하나"···23일 대통령 주재 대토론회
금융위원회가 고액 주택담보대출 차주에게 이자와 별도의 부담금을 물리는 방안을 가계부채 관리 수단 중 하나로 살펴보고 있다. 고액 주담대의 비용을 높여 고가주택 수요를 억제하자는 취지다. 실제 도입될 경우 대출을 이용하는 일부 실수요자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15일 '부동산 금융 정책 경청 토론회'에서 제안된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을 향후 정책 수립을 위한 참고 의견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가 공식 도입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 부과 대상과 요율, 납부 기간, 기존 대출 적용 여부 등도 정해지지 않았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액 주담대 차주와 다주택자 등에 부담금을 물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설명을 위해 주택가격 5억원 미만에는 0%, 5억원 이상 15억원 미만에는 연 1%, 15억원 이상에는 연 2%를 대출액에 적용하는 사례를 들었다. 15억원 주택을 사려고 6억원을 빌리면 연 1200만원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제도의 목적은 대출을 활용한 고가주택 매입의 기대수익을 낮추는 데 있다. 김 연구위원은 "고가 주택에 거시건전성 부담금을 부과하면 차주들은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고, 이에 따라 고가 주택에 대한 가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빌릴 수 있는 금액을 제한한다면, 부담금은 대출이 가능한 차주에게도 추가 비용을 부과해 수요를 줄이는 방식이다.
시장에서는 이 방안을 제도화할 경우 주택가격과 대출 규모 같은 획일적인 기준만으로 투기수요와 실수요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대출을 이용하는 일부 실수요자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같은 15억원 주택을 사더라도 현금으로 전액을 내면 부담금이 없지만 6억원을 빌린 차주는 연 1200만원을 내게 된다. 김원장 삼프로TV 부사장은 토론회에서 "열심히 건전하게 금융생활을 해서 높은 신용점수를 받아 대출을 받았는데 1200만 원을 더 내라고 하면 어떤 국민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반박했다.
제도가 예시와 같은 구조로 설계되면 가격 구간별 문턱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6억원을 빌려 15억원 미만 주택을 살 때 부담금은 연 600만원이지만, 주택가격이 15억원을 넘는 순간 연 1200만원으로 뛴다. 지역별 집값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전국에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수도권 실수요자에게 부담이 편중될 가능성도 있다.
반면 고액 대출을 겨냥한 선별 규제가 필요하다는 근거도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기준 6억원 이상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은 가구는 전체 부채 보유 가구의 3.0%였지만, 이들이 보유한 대출은 전체 부동산담보대출의 19.2%를 차지했다. 고액 차입이 전체 담보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선별 규제로 총량 관리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현재 거론되는 주담대 부담금은 지난 4월 시행된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 개편과는 별도 제도다. 주신보 출연료는 은행 등 금융회사가 내며 평균 대출액 대비 개별 대출 규모에 따라 0.05~0.30%가 적용된다. 이달 1일부터는 주신보 등 보증기금 출연금의 대출 가산금리 반영도 제한됐다. 보증부대출은 출연금의 50% 이상을 가산금리에 반영할 수 없고, 비보증부대출은 전액 반영이 금지된다. 개정 규정은 7월 1일 이후 새로 체결하거나 갱신하는 대출계약부터 적용된다. 반면 새로 제안된 부담금은 해당 차주에게 비용을 직접 부과하는 구상이라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실제 제도로 도입하려면 법률에 부과·징수 주체와 목적, 대상, 산정 기준, 요율 등을 구체적으로 담아야 한다. 부담금관리 기본법은 부담금을 법률에 따라 부과하는 조세 외 금전지급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실수요자 예외와 지역별 기준, 현금 매수자와의 형평성을 풀지 못하면 투기 억제보다 대출 의존 차주의 부담만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3일 대통령 주재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앞선 분야별 토론회와 온라인 창구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 논의한다. 금융위 한 관계자는 "현재 거시건전성 관리부담금이 정식 의제에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문성주 기자
moonsj7092@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