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바이오 기업, '플랫폼·바이오베터' 앞세워 빅파마 신뢰 확보하반기 '국민성장펀드' 등 강력한 수급 트리거 대기알테오젠·리가켐바이오·에이비엘바이오·보로노이·올릭스 주목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이 '기술이전(L/O) 전성시대'에 돌입한 가운데, 자체 기술력으로 무장한 국내 코스닥 바이오텍 기업들이 하반기 증시 반등을 주도할 것이란 의견이 제기됐다. 미국 증시 대비 과도하게 위축됐던 국내 바이오 섹터의 수급 압박이 해소되면서, 검증된 플랫폼 기술을 가진 기업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주가 밸류에이션 동조화가 일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2일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 여의도 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코스닥 커넥트(KOSDAQ CONNECT) 2026'에서 '기술이전 전성시대, 코스닥 제약·바이오 경쟁력'이란 주제로 연단에 올랐다.
이날 엄 연구원은 "지난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알테오젠이 간암 치료제 관련 구두 발표를 진행했고, 5월말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는 지아이이노베이션이 특정 빅파마와의 파트너십 없이 자체 기술력으로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구두 발표했다"며 "국내 바이오 시장이 대형 IT주로의 수급 쏠림 현상으로 미국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인덱스(NBI) 역사적 신고가 흐름과 괴리를 보이고 있으나, 플랫폼 다수 계약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등 가시적 성과를 낸 코스닥 바이오텍이 하반기 반등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코스닥 바이오텍들의 연이은 대형 기술 이전과 인수합병(M&A), 빅파마 지분 투자 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오스코텍·제노스코의 '레이저티닙' FDA 승인에 이어, 지난해 9월에는 알테오젠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이 적용된 머크(MSD)의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이 FDA 승인을 획득하며 2년 연속 미국·유럽 시장에서 매출을 일으키는 제품을 배출해 냈다.
여기에 디앤디파마텍의 파트너사 메세라가 14조5000억원 규모로 인수되고, 에이비엘바이오(ABL바이오)가 일라이 릴리와 4조원 규모의 계약 및 지분 투자를 유치하는 등 시장의 신뢰도는 최고조에 달했다는 평가다.
또한 지수 흐름 관련 코스피200헬스케어 지수와 코스닥150헬스케어지수의 차이도 주목할 부분이다. 코스피200 헬스케어 지수가 최근 2년간 1500~2500 구간의 박스권에 머문 반면, 코스닥150 헬스케어 지수는 2000선에서 8000선 부근까지 상승하며 전체 섹터 중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엄 연구원은 지수 변화와 관련해 "최근 조정은 개별 기업의 악재가 아니라 수급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지난 2년간의 상승 흐름 자체는 훼손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코스닥 강세의 배경에도 기술이전·공동개발·M&A·지분투자 실적이 자리한다. 지난해에만 ▲알테오젠의 키트루다 피하주사(SC) 제형 FDA 승인(2025년 9월) ▲디앤디파마텍 파트너사 메타세라의 화이자 인수(14조5000억원, 11월) ▲ABL바이오와 일라이 릴리의 4조원 규모 기술이전 및 지분투자(11월) 등이 이어졌다.
엄 연구원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을 ▲CDMO ▲바이오시밀러 ▲신약개발 ▲바이오베터(Bio-better) 네 가지로 구분, 이중 CDMO와 바이오시밀러는 자본만 있으면 진입 가능한 사업구조라는 점에서 이미 경쟁이 치열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반면 신약개발의 경우 연구개발 비용 부담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머크의 경우 연간 24조원을, 일본 다이이찌산쿄의 경우 연간 3조원을 연구개발 비용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국내 바이오텍의 연간 연구개발 비용은 300억원 수준이다.
이에 엄 연구원은 기존 블록버스터 신약의 전달 방식이나 효능을 개선하는 '바이오베터'에 주목했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기존 약물의 효능과 편의성을 개선하는 '바이오베터 플랫폼' 영역에서 독보적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1위 기업들이 시장 방어를 위해 '무조건 1등 약물'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 기술의 가치가 급등한 것이다.

알테오젠의 경우 지난 1분기 키트루다 SC 로열티율이 시장 컨센서스(4~5%)를 밑도는 2%로 확정되며 주가 조정을 받았지만, 현재 8개 파트너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진행된 관련 특허소송 판결도 유리하게 마무리됐다. 엄 연구원은 "옵디보·티센트릭 등 경쟁 제품 대비 키트루다 SC의 전환 속도가 매월 1.5%포인트씩 빨라지고 있어 연내 두 자릿수 전환율 달성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보로노이는 스몰몰레큘 기반 신약개발 기업으로, 자체 판매를 목표로 하는 만큼 시장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는 설명이다. 엄 연구원은 "연매출 10조원 규모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대비 우위를 확인할 수 있는 초기 데이터가 3분기 중 공개될 예정이며, 앞서 발표된 데이터에서는 타그리소 투약 후에도 종양이 줄지 않던 환자군에서 40~50% 수준의 병변 감소가 관찰됐다"고 말했다.
리가켐바이오의 경우 존슨앤존슨·암젠·오노약품 등과 항체약물접합체(ADC) 관련 계약을 맺어왔으며, 누적 기술이전 규모는 9조6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엄 연구원은 "2023년 12월 얀센에 기술이전한 파이프라인(LCB84)의 임상 데이터가 올해 확보되면서 후속 계약 가능성이 있다"고 거론했다.
ABL바이오는 사노피·GSK·릴리와 '네티바디'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으며, 누적 계약 규모는 10조원 수준이다. 엄 연구원은 "사노피 파이프라인(ABL301)의 임상 진입이 다소 지연되며 최근 주가가 조정받았지만, 릴리와의 신규 협력 영역이 siRNA(유전자 치료제)로 확장된 점이 새로운 모멘텀"이라고 언급했다.
엄 연구원은 올릭스에도 주목했다. 올릭스는 siRNA 기반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일라이 릴리와 비만 치료제 관련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ALK7 타깃 관련 하반기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과, 로레알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은 상태다. 비만과 관련해 디앤디파마텍의 경우 GLP-1/GCG 이중작용제(DD01)의 임상 결과가 경쟁 제품 대비 양호하게 나오면서 하반기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으다. 엄 연구원은 파트너사 화이자의 경구형 비만치료제 임상 결과를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기업 개별 기술 외에 정책적 모멘텀도 거론됐다. 지난주 '국민성장펀드'가 상장 1호 지원 대상으로 리가켐바이오를 선정했으며, 바이오·백신 분야에 책정된 총 11조6000억원 중 일부 자금이 순차적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엄 연구원은 "기술적·임상적 검증을 마치고 다수의 빅파마 계약을 체결한 기업, 한 건의 계약을 막 체결한 기업, 그리고 아직 기술이전 전이지만 공동개발 단계이거나 임상 결과가 빅파마 수준에 근접한 기업 순으로 시장의 관심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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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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