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포용금융 현장 대토론회' 개최···학계·현장 전문가 머리 맞대금융권 "연체율 등 건전성 부담 감당할 유인책·데이터 규제 완화 필요""은행 책임 다하지 않은 채 데이터·인센티브 요구는 부당" 반론도
포용금융 확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서는 더 과감한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도입을 요구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왔다. 포용금융 확대를 가로막는 실제적인 리스크 요인 속에서 당국의 정책 방향이 '페널티' 중심에서 금융회사의 자발성을 이끌어낼 '유인책'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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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금융 확대를 위한 현장 대토론회가 개최됨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도입 필요성에 대한 현장 목소리 제기
정책 방향을 페널티 중심에서 유인책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 강조
전문가들은 금융시스템 전반의 구조개혁 필요성 제기
강경훈 교수는 금융이 자원배분 기능 상실, 안전제일주의로 혁신 중소기업과 저소득층 기회 박탈 지적
고석헌 부사장은 포용금융 대출의 연체율 부담과 건전성 관리 어려움 토로
박기태 변호사는 은행의 책임 강화와 인센티브 요구의 정당성 문제 제기
신한은행 신용대출 연체율은 올해 1분기 전체 연체율 0.04%p 감소
중저신용자 연체율은 0.35%p 증가
포용금융은 일회성 대책이 아닌 금융시스템 구조개혁 과제로 인식
은행의 리스크 회피, 경영진 책임구조, 정량적 기준에 따른 금융배제 등 구조적 한계 지적
민간 역할 확대와 금융·비금융 통합 지원 필요성 부각
금융회사 인센티브 강화, 대안 데이터 활용 자유도 확대 등 정책 변화 요구
포용금융 성과를 임원 성과급에 반영하는 방안 제시
AI 기반 신용평가 모델 도입 등 혁신적 접근 필요성 논의
금융위원회는 17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유관기관 담당자와 다양한 민간전문가를 소집해 '포용금융 현장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금융의 공공성 화두를 던진 뒤 금융위가 관련 논의를 위해 출범한 '포용금융전략추진단'의 첫 공식 일정이다.
이번 토론회는 추진단이 출범과 동시에 일방적인 정책 하달 대신 '현장 소통'과 '투명성'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 과정에서 자리를 지키며 질문과 제안에 직접 답변하기도 했다.
"담보 제일주의는 구조적 시장실패"···학계의 매서운 질타
전 과정이 실시간 생중계되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공론장에서는 한국 금융의 구조적 한계를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포용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학계와 현장의 날카로운 제언들이 가감 없이 쏟아졌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포용금융은 일회성 민생대책이 아니라 금융시스템의 구조개혁 과제'라는 공감대 속에서 "신용평가, 대출구조, 채무조정, 금융회사 인센티브까지 금융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전문가 목소리가 이어졌다.
발제자로 나선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 금융이 본연의 자원배분 기능을 상실한 채 부동산과 고신용자 위주의 영업에만 치우쳐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강 교수는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극도로 리스크를 회피하면서 우량 담보대출에만 집중하는 안전제일주의를 고수하고 있다"며 "이는 혁신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의 성장 기회를 빼앗고 고금리 대출이나 대부업체로 내모는 '소리 없는 약탈적 구조'로 연결된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러한 행태가 은행 경영진이 리스크를 피하려는 '참호 구축'과도 맞물려 있다"며 "혁신기업 금융이나 담보 없는 서민금융은 실패 시 경영 능력에 대한 책임론에 직면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임수강 경제학 박사도 "금융배제를 금융기관의 공적 역할 약화로 인한 현상"이라고 진단하며 "정량적 기준만으로 배제되는 계층이 확대되면 불평등 심화, 사회갈등 비용 증가, 노동력 손실 등 국민경제 전체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승이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은행업은 비록 사기업이긴 하지만 국가에 의해 과점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데다가 위기시에는 공적 지원을 받기 때문에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공공성을 고려할 때 은행의 금융 서비스 제공에 국가의 포괄적 개입이 일정 부분 허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은행권과 포용금융 확대 노력과 함께 민간 금융의 역할도 강화돼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금융과 비금융 지원이 통합적으로 지원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향미 신나는조합 이사는 "정책이나 시중은행은 새롭게 등장하는 취약계층이나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포용 기능을 넣기 위해서는 사실상 탄력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운 태생적 한계가 있다"며 "포용금융의 혁신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민간의 역할을 확대하는 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연체율 상승 부담" vs "책임 없는 인센티브 요구는 부당" 팽팽
포용금융 최전선에 나선 금융 현장에도 할 말은 있다. 고석헌 신한금융그룹 부사장은 포용금융 확대라는 시대적 과제에는 깊이 공감하면서도, 실제 일선 은행들이 겪고 있는 건전성 관리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고 부사장은 "문제는 포용금융 대출 상품의 연체율이 높다는 것"이라며 "일부러 연체하는 고객은 없지만 재무여력 및 여건 상 부실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 결국 이런 부담으로 지금까지 포용금융 대출지원 비중이 낮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전체 연체율은 전년 동기 대비 0.04%p 감소한 반면, 중저신용자 연체율은 0.35%p 증가했다.
그럼에도 확대는 외면할 수 없는 국가적 과제라는 공감대 속에서 고 부사장은 "일시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고객이나 회생 가능성이 있는 고객들이 성실하게 상환할 의지가 있는 고객을 가려내는 선구안이 생산적 금융뿐 아니라 포용금융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건전성 부담이 있는 금융회사에 출연료 감면 등 과감한 인센티브로 동기부여가 되도록 지원을 요청한다"며 "대안 데이터 활용도 제고를 위해서는 금융회사 데이터 활용의 자유도를 높여줄 필요가 있다"고 당국에 건의했다.
박현용 SBI저축은행 전무는 "비용 구조상 포용금융 개선 사항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2금융권의 애로사항에 대해 역설했다.
박 전무는 "저축은행 업권이 타 업권에 비해 대출 플랫폼의 수수료율이 높아 이런 부분이 개선되면 포용금융을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중 채무자의 경우도 30~50% 수준으로 추가 충당금을 쌓고 있지만 단순히 다중 채무 여부로만 실질적인 부실을 판단하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자리에선 은행권이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인센티브 요구를 하는 건 정당하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박기태 변호사는 "최근 개인회생·파산의 가장 큰 이유는 보이스피싱이 제일 많다"며 "은행이 마땅히 해야 할 책임, 잘못된 거래를 알아내야 할 책임을 충분히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인정보·데이터나 인센티브를 요구하는 건 정당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결국 포용금융은 입구뿐 아니라 출구까지 신경쓰는 것이고, 은행의 책임까지 묻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은행의 권리를 누리면서 책임을 떠넘기는 한 포용금융은 절반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은숙 상명대 교수도 "금융회사들이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다. 실제 위험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에 대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금융회사가 스스로 잠재력 있는 서민들을 고객으로 받아들이고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진의 책임 구조도 개혁할 필요가 있다"며 "포용금융의 성과 자체를 임원의 성과급에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추가로 박 변호사는 은행권의 대안 데이터 활용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만약 데이터를 열어준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안 비용을 확충하거나 유출 등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책임을 묻는 방법을 강구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부사장은 "익명화·암호화돼서 관리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적극적으로 우려를 일축했다.
박종춘 JB금융지주 부사장은 "신용평가 모델 부분에 AI기업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며 "생성형 AI를 사용하게 되면 데이터를 다르게 해석하고, 데이터 방법론에 있어서도 성실도·신뢰도 등의 인덱스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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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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