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석유 최고가격제 동결, 정유업계 '삼중 부담'에 수익성 적신호

산업 에너지·화학

석유 최고가격제 동결, 정유업계 '삼중 부담'에 수익성 적신호

등록 2026.04.10 17:23

이건우

  기자

휘발유·경유 가격 상한 지속, 유가 오름세 반영 어려움중동 리스크·해상 운송비 상승까지 복합 악재산업계 손실 보전 시기, 현금흐름 압박 심화 우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동상황대응본부 회의 겸 석유시장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동상황대응본부 회의 겸 석유시장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정유업계의 부담이 빠르게 누적되고 있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 3차 가격을 2차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하며 국제유가 상승분을 제때 공급가에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해상 운송 비용 변수까지 겹치며 업계는 사실상 '삼중 압박'에 놓인 상황이다.

ai 아이콘 한입뉴스

OpenAI의 기술을 활용해 기사를 한 입 크기로 간결하게 요약합니다.

전체 기사를 읽지 않아도 요약만으로 핵심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Quick Point!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동결하며 정유업계 부담 누적

국제유가 상승, 중동 리스크, 운송비 증가로 삼중 압박

국내외 가격 괴리 확대, 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

숫자 읽기

3차 석유 최고가격제: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동결

최근 2주간 국제 휘발유 1.6%, 경유 23.7%, 등유 11.5% 상승

정부 예비비 4조2000억원 확보

배경은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유사 공급가에 상한을 두는 정책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동결 선택

경유 등 생계형 수요 부담 고려해 인상 자제

어떤 의미

정유사는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에 반영 못해 수익성 악화

중동 해협 통행료 등 추가 비용 부담 가능성

손실 보전은 사후 정산 방식, 단기 현금흐름 부담 증가

향후 전망

가격 통제 장기화 시 산업 체력 약화 및 투자 축소 우려

공급 안정성 저하 가능성도 존재

정책과 시장 간 간극 조정이 업황 좌우할 전망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0시부터 적용되는 3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기존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리터당 1934원, 경유는 1923원, 등유는 1530원으로 상한이 고정된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에 상한선을 두는 방식이다. 정부는 최근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물가 안정 필요성을 고려해 추가 인상 대신 동결을 선택했다.

문제는 국제 가격과 국내 가격 간 괴리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 기준 최근 2주간 휘발유는 1.6%, 경유는 23.7%, 등유는 11.5% 상승했다.

특히 경유 가격 상승폭이 두드러졌지만, 정부는 화물차 운전자와 택배기사, 농·어업 종사자 등 생계형 수요 부담을 고려해 동결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정유사 입장에서는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일수록 가격 조정이 필요하지만 정책적 통제로 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에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동발 리스크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추가적인 원가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통행료가 부과될 경우 국제유가는 약 1%, 국내 휘발유 가격은 약 0.5% 상승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정유사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선제적으로 확대되는 구조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에도 불구하고,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해상 운송 차질 가능성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유지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예비비 4조2000억원을 확보해둔 상태다. 다만 업계의 고민은 보전 규모보다 시점에 있다. 국제유가와 원유 도입 가격은 실시간으로 반영되지만, 손실 보전은 사후 정산 방식이 유력하다.

이 경우 정유사들은 비용 상승분을 먼저 떠안은 뒤,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야 보전을 받을 수 있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현금흐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책 취지는 이해하지만, 유통과 판매까지 사실상 통제되는 상황은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소비자 물가 안정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고 체감 물가를 낮추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가격 통제 정책이 장기화될 경우 산업 전반의 체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익성 저하가 누적되면 투자 축소와 공급 안정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실장은 "최고가격제는 소비자 부담 완화에는 기여했지만, 결국 비용을 산업 내부에서 재분배하는 구조"라며 "유가 변동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 패키지와 공급망 강화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유업계는 현재 국제유가 상승,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국내 가격 통제라는 세 가지 변수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악화, 중장기적으로는 재무 안정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긴장감은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버틸 수 있는 수준이지만 유가 불안이 길어질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정책과 시장 간 간극을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향후 업황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