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이자도 못 버는 위기의 롯데쇼핑···임재철 CFO 주도 '재무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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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도 못 버는 위기의 롯데쇼핑···임재철 CFO 주도 '재무 수술'

등록 2026.04.09 06:46

조효정

  기자

15년 중국몽 청산 후 동남아 성장시장 집중 투자수익성 회복 위한 국내외 사업 구조조정 가속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롯데쇼핑이 지주 출신 재무 전문가 임재철 재무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며, 15년간 이어진 중국 청두 복합개발 사업 정리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임 본부장은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에서 그룹 전체 재무 구조를 관리하다 올해 초 롯데쇼핑 CFO로 부임했다. 이어 3월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 의사결정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인사는 신동빈 회장이 추진했던 '중국몽'의 실패를 재무적으로 수습하고,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실 자산을 과감히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이 이사회 전면에 임 본부장을 내세운 배경에는 재무적 한계가 자리한다. 2025년 연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54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 증가했지만, 이자 비용은 5820억원에 달해 영업이익으로 금융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0.94배 상태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지주 차원의 강도 높은 자산 정리와 차입금 감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재무 구조조정의 핵심 대상은 신동빈 회장이 2009년부터 직접 챙긴 중국 청두 법인(롯데프라퍼티스청두HK)이다. 이 사업은 백화점·쇼핑몰·아파트를 포함한 '중국판 롯데타운' 건설을 목표로 했으나, 사드 보복과 현지 부동산 경기 악화로 현재 매출은 사실상 0원이며, 2021년에는 자회사 자금 708억 원이 동결되는 등 리스크가 누적됐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청두 법인을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하고 정리 작업에 착수했다. 임 본부장은 부임 직후 대규모 유상증자와 손상 처리로 재무 구조를 정비하며 매각 실행 단계로 끌어올렸다. 누적 약 45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부채를 3594억원에서 328억원으로 줄였다. 이어 증자 직후 1844억 원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해 향후 추가 재무 충격을 차단하고 매각 협상력을 높였다.

구조조정은 국내 자산으로도 확대됐다. 매각예정자산은 전년 1889억원에서 5621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이 중 2291억원 규모의 국내 부동산 매각이 이미 확정됐다. 롯데쇼핑의 총차입금은 13조8000억원으로, 연간 약 6000억원에 달하는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자산 유동화를 통한 부채 상환이 필수적이다.

롯데쇼핑은 연결재무제표상 국내 계열사와 동남아 해외 법인을 포함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백화점은 5041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할인점과 이커머스 적자, 하이마트 영업권 손상 리스크 등이 전체 수익성을 제약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장기간 부진한 중국 사업을 정리하고,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 시장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리밸런싱' 전략의 핵심 단계로 분석된다. 확보한 재무적 여력을 효율적인 시장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사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베트남 하이즈엉 법인 투자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사업을 통해 동남아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주 출신 CFO 주도의 과감한 자산 경량화가 이자보상배율 정상화 등 실질적 재무 지표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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