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400조 쌓였는데 공사는 멈췄다···건설업 '착공 절벽'의 역설

부동산 건설사 NW리포트

400조 쌓였는데 공사는 멈췄다···건설업 '착공 절벽'의 역설

등록 2026.04.08 15:06

권한일

  기자

10대 건설사 사상 최대 일감 보유착공 물량 반토막에 매출 '빙하기'PF·미분양·비용 급등 '3중고' 직면

서울 한 건설 현장에 자재와 안전모가 놓인 모습. 사진=권한일 기자서울 한 건설 현장에 자재와 안전모가 놓인 모습. 사진=권한일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가 처음으로 400조원을 돌파했다. 겉으로는 사상 최대 호황처럼 보이지만, 현장에서는 체감 경기가 오히려 얼어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PF 등 자금 조달 문제와 공사비 상승, 미분양 우려가 겹친 '3중 압박'으로 착공이 줄줄이 미뤄지면서, 공시된 일감과 실제 매출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주잔고는 역대급, 매출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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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읽기

2025년 말 기준 수주잔고 404조7929억원

전년 대비 6.9% 증가

각 사별 최소 20조원 이상 확보

배경은

주택 착공 물량 2021년 58만 가구→2023년 24만 가구로 반토막

매출은 착공 이후 2~3년 후 인식 구조

과거 착공 지연이 현재 매출 급감으로 연결

맥락 읽기

PF 등 금융 조달 어려움, 공사비 상승, 미분양 우려로 착공 연기

브릿지론→본PF 전환 실패 사업장 증가

해외 프로젝트도 유가·환율·정세 불안에 발주 부진

8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5년 말 기준 이들의 수주잔고는 총 404조7929억원으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삼성물산 29조4978억원, 현대건설 71조781억원, 대우건설 50조5968억원, DL이앤씨 28조1240억원, GS건설 70조5607억원, 현대엔지니어링 24조6261억원, 포스코이앤씨 48조72억원, 롯데건설 40조1785억원, SK에코플랜트 21조1687억원, IPARK현대산업개발(옛 HDC현대산업개발) 20조9550억원 등이다. 10개사 모두 20조원 이상의 일감을 확보했다.

여기에 성수·압구정·여의도·목동 등 핵심 정비사업지의 대기 물량까지 감안하면 업계의 외형상 일감은 어느 때보다 풍부하다.

하지만 매출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매출은 1년 새 24.2% 급감했고, 대우건설(-23.3%), DL이앤씨(-11.0%) 등도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주잔고가 실제 공사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착공 절벽이 부른 실적 부진


이 같은 괴리의 핵심 원인은 '착공 절벽'이다. 국내 주택 착공 물량은 2021년 58만 가구에서 2023년 24만 가구로 반토막 났다. 건설사 매출이 착공 이후 2~3년에 걸쳐 반영되는 구조를 고려하면, 과거 착공 위축이 현재 실적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GS건설의 경우 착공 규모가 2021년 14조5400억원에서 2022년 7조1236억원, 2023년 3조3847억원으로 줄어 2년 만에 70% 이상 감소했다.

고유가·고환율 속 구조조정 공포 확산



착공 감소는 PF 시장 경색으로 브릿지론에서 본PF로 넘어가지 못하는 사업장이 늘어난 데다, 공사비 증액 갈등과 미분양 리스크로 시행사들이 사업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환율 상승, 원자재 가격 급등과 납기 지연까지 겹치면서 국내외 프로젝트 모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해외 사업은 발주가 지연되거나 공정이 무기한 연기되는 사례도 나타난다.

이 같은 흐름은 고용 불안으로도 이어진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쌓이는 일감이 많지만 내부 체감은 전혀 다르다"며 "실제로는 착공 현장이 줄면서 프로젝트 완료 후 이동할 현장이 계속 줄고 있고, 이는 사측의 PJT 계약 연장 불가 통보 및 직원 구조조정을 합리화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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