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성장보단 건전성 관리"···리스크 압박 속 기술신용대출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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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보단 건전성 관리"···리스크 압박 속 기술신용대출 '먹구름'

등록 2026.04.07 14:13

문성주

  기자

5대 시중은행 기술대출 1년 새 제자리···사실상 '휴업'중동 리스크·연체율 공포 겹치며 '보수적 관리'에 치중

은행,은행 상담,창구,물가,고금리,저금리,금리,금융상담,대출, 여신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은행,은행 상담,창구,물가,고금리,저금리,금리,금융상담,대출, 여신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기술신용대출 시장이 시중은행들의 매서운 '옥석 가리기'에 꽁꽁 얼어붙고 있다. 기술력과 아이디어만으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대폭 높이면서 벤처·스타트업의 자금줄이 마르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중동 사태발(發)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까지 덮치면서 은행권이 외형 성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 1분기 기술금융 실적에도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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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기술신용대출 시장이 시중은행의 리스크 강화로 위축

벤처·스타트업 자금 조달 환경 악화

은행권이 외형 성장보다 건전성 관리에 집중

숫자 읽기

2023년 말 5대 시중은행 기술신용대출 잔액 161조2517억원

전년 대비 2조446억원 증가에 그침

동기간 전체 중소기업 대출은 증가했으나 기술신용대출은 정체

맥락 읽기

고금리·내수 부진·중동 사태로 중소기업 연체율 상승

은행들 신규 기술신용대출 억제, 만기 연장 심사 강화

부실채권 상각·매각으로 대출 잔액 증가 제한

자세히 읽기

시중은행 대출 축소 부담이 국책은행 IBK기업은행으로 이동

IBK기업은행 기술신용대출 잔액 115조→130조원으로 증가

주요 은행 빠진 자리를 기업은행이 메우는 상황

어떤 의미

1분기에도 기술금융 시장 한파 지속 전망

은행권 행보가 정부 '포용·상생금융' 기조와 충돌

벤처·스타트업 자금난 심화 우려

7일 금융권 및 은행연합회 공시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기술신용대출 잔액은 161조251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인 2024년 말(약 159조 2071억원) 대비 불과 2조446억원 늘어나는 데 그친 수치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전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기술신용대출 시장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는 셈이다.

기술신용대출의 감소 배경에는 은행권의 깐깐해진 리스크 관리가 자리하고 있다. 장기화된 고금리 기조와 내수 부진 여파로 중소기업들의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자산 건전성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또 중동 사태 장기화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 악재가 맞물리면서 수입 원가 부담을 떠안은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자산 건전성에 비상이 걸린 은행들은 부실 폭탄을 막기 위해 불확실성이 높은 순수 기술신용대출의 신규 취급을 억제하고,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 심사마저 엄격하게 조이고 있다. 연말 결산을 앞두고 부실 채권(NPL)을 대규모로 상각·매각하며 장부상 잔액을 털어낸 점도 잔액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시중은행들이 리스크를 피하며 던진 짐은 고스란히 국책은행으로 향했다. 중소기업 자금 공급 의무가 있는 IBK기업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기술신용대출 잔액이 115조원대에서 130조원대로 15조원가량 늘어났다. 주요 은행이 빠져나간 자리를 기업은행이 떠안으며 기술대출 수요를 받아내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는 셈이다.

문제는 올해 1분기에도 기술금융 시장의 한파가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통상적으로 1분기는 은행들이 연간 경영 목표를 새로 설정하고 자금 공급을 늘리는 시기로 통한다. 그러나 중동발 물가 불안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이 커지는 등 거시 환경이 악화하면서 5대 은행은 '외형 성장'보다는 '건전성 관리'로 철저한 방어 태세를 굳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이 같은 행보가 정부와 금융당국이 강력하게 추진 중인 '포용·상생금융' 기조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주요 은행들이 소상공인 이자 환급 등에는 수조 원의 보따리를 풀면서도 미래 성장 동력이 될 벤처·스타트업의 자금줄을 잠가버렸기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은행들이 올해 성장보다는 관리에 보수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초기 벤처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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