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인도는 인하, 미국선 구독"···'비만약' 가격 전략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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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인하, 미국선 구독"···'비만약' 가격 전략 제각각

등록 2026.04.04 07:09

현정인

  기자

인도, 특허 만료돼 제네릭 합류···경쟁 심화약값 직접 부담 많은 美서는 지속 치료 유도

그래픽 = 홍연택 기자그래픽 = 홍연택 기자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비만치료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노보 노디스크가 가격 전략을 국가별로 다르게 가져가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동일 제품군임에도 불구하고 인도에서는 가격 인하, 미국에서는 구독형 할인 모델을 도입하는 등 시장 구조에 맞춰 접근을 다양하게 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인도에서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시작 가격을 각각 최대 36%, 48% 인하한다. 두 제품의 기본 용량 가격은 월 5660루피(약 9만원) 수준으로 맞춰졌으며, 오젬픽은 5660~9100(약 14만7693원)루피, 위고비는 5660~1만6400루피(약 26만6008원) 범위에서 용량별 가격이 형성됐다.

이러한 가격 인하는 환자 접근성 확대를 위한 조치로, 인도 시장 특성상 높은 가격 민감도를 고려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인도는 당뇨 환자가 약 9000만명에 달하는 세계 2위 규모의 시장으로, 잠재 수요는 크지만 환자 본인 부담 비중이 높은 구조를 갖고 있다. 고가 치료제만으로는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가격 자체를 낮춰 환자 기반을 넓히는 접근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세마글루타이드 특허 만료를 계기로 현지 제약사들이 복제약 출시를 준비하거나 이미 진입하면서 가격 경쟁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일부 복제약은 오리지널 대비 낮은 가격에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오리지널 의약품 역시 가격 조정 압력이 커진 상황이다. 따라서 노보 노디스크의 이번 가격 인하는 점유율 확대를 위한 대응 중 하나로도 풀이된다.

반면 미국은 가격 인하가 아닌 구독 모델을 선택했다. 인도와 달리 미국은 세마글루타이드 특허가 유지되고 있어 제네릭 진입이 제한된 상태다. 또 보험 적용 여부에 따라 환자 부담이 크게 달라지는 구조로, 비만치료제의 경우 공공보험 및 일부 민간보험에선 적용이 제한되는 사례가 많다.

상당수 환자가 약값을 직접 부담해야 하는 만큼, 구독형 모델은 자비 부담 환자를 겨냥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높은 약가를 낮추기보다는 비용을 분산해 지속적인 치료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가격 구조는 구독 기간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주사제 기준 3개월 구독 시 월 329달러, 6개월 299달러, 12개월 249달러로 낮아지며, 장기 구독 시 연간 최대 1200달러 절감 효과가 제시됐다. 경구 제형 역시 할인되며, 12개월 기준 최대 600달러 절감이 가능하다.

이처럼 동일한 GLP-1 치료제라도 국가별 의료체계와 시장 구조에 따라 가격 접근 방식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인도에서는 가격을 낮춰 시장 진입과 환자 기반 확대를 노리는 반면, 미국에서는 자비 시장을 중심으로 비용 부담을 분산시키는 전략이 활용되고 있다. 특허 만료 이후 가격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장과 보험 구조 속에서 비용 접근성을 조정하는 시장의 차이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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