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롯데, AI 인프라 확산 맞춰 고성능 전자소재 수요 선점방열 접착제, 슈퍼 EP까지... 기술 장벽 높여 중국 따돌리기시황 변동성 최소화·가격 협상력 높이는 '스페셜티' 전략
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현재 1조원 규모인 '전자소재'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조원으로 두 배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최근 제시했다.
전자소재는 반도체, 전기차 전장 부품,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에 적용되는 고부가가치 소재로, LG화학이 집중 육성 중인 첨단소재 사업의 핵심 축이다. 전 세계적으로 AI 인프라 확산과 차량의 전장화 가속, 신규 폼팩터 디바이스의 성장이 맞물리면서 고성능 전자소재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최근 첨단소재연구소 산하에 관련 선행연구개발 조직을 통합·신설했다. 해당 조직은 정밀 소재 설계부터 합성, 공정 기술까지 아우르며 전자소재 분야의 선제적 기술 확보를 담당하게 된다.
사업 영역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응해 기존 메모리용 소재를 넘어 AI·비메모리용 패키징 소재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으며, 전장 분야에서는 방열 접착제와 포토폴리머 필름 등 고부가 제품군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LG화학의 전체 매출에서 석유화학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에 달하는 반면, 미래를 책임질 첨단소재(전자소재 포함) 부문은 5.7% 수준으로 아직 성장 여력이 큰 상태다.
이에 올해부터 LG화학의 첨단소재 부문을 이끄는 김동춘 사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고기능소재사업부장, 첨단소재·신사업인큐베이터센터장, 전자소재사업부장 등을 두루 섭렵한 김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전자소재 스페셜리스트'다. 내부 사정과 기술을 모두 꿰고 있는 인물이 전면에 나선 만큼, 사업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롯데케미칼 역시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회사는 2030년까지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 비중을 60%까지 확대하는 포트폴리오 개편을 밝혔다. 범용 제품 생산을 축소하는 대신, 기술 장벽이 높은 스페셜티 소재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회사가 힘을 싣고 있는 건 기능성 소재다. 기능성 화학소재와 특화 제품은 고객 맞춤형 설계가 가능해 가격 협상력이 높고, 범용 제품 대비 시황 변동성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이의 일환으로 롯데케미칼은 자회사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을 중심으로 전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남 율촌산단에는 연간 50만톤 규모의 국내 최대 콤파운딩 공장을 구축 중이다. 이 공장은 모빌리티와 정보기술(IT)용 소재는 물론 항공·우주용 고기능성 슈퍼 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제품까지 생산할 예정이다.
정부 주도의 사업재편도 롯데케미칼의 체질 개선을 앞당기는 핵심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대산단지에서 현대케미칼과 추진 중인 사업재편을 통해 범용 올레핀 중심 구조를 줄이고, 고부가 설비 전환 투자를 병행할 계획이다. 양사는 총 3350억원을 투입해 에틸렌·프로필렌 등 범용 제품 비중을 낮추고, 고기능 소재와 특화 제품 중심으로 생산 구조를 옮겨간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대산과 여수 생산기지를 동시에 손보는 등 가장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선 만큼, 국내 석유화학 기업 중에서도 범용 비중 축소 속도가 가장 빠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설비 전환과 포트폴리오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사례는 흔치 않다"며 "단기 실적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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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고지혜 기자
kohjihy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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