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원재료 가격·유가 동반 상승해외 매출 적은 기업들 압박 커져가격 인상 어려워 실적 악화 불가피
9일 은행 고시환율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92.10원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2일(장중 고가 150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에서는 국제 유가 상승 영향으로 환율이 1500원 선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 유가도 급등했다. 국제 유가의 기준 지표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4.85% 오른 배럴당 101.12달러를 기록했다. WTI 가격이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환율 상승은 밀가루와 대두 등 수입 원재료 의존도가 높은 식품기업들에 부담 요인이다. 원재료 매입 비용이 늘어나는 데다 유가 상승으로 물류비까지 증가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식품기업들의 주요 원재료는 대부분 달러로 결제되는 구조"라며 "환율이 오르면 원재료 가격이 그대로 상승하고, 여기에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 제조원가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낮은 기업일수록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환차익 등으로 일부 상쇄할 수 있지만 내수 중심 기업들은 대응 여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오뚜기다. 오뚜기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89.34%를 국내 시장에서 올리고 있다. 원료와 원부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인 만큼 환율 상승은 원가 부담으로 직결된다. 실제로 지난해 환율 상승 여파로 주요 유지 수입 가격이 상승하면서 실적도 악화됐다. 오뚜기의 주요 유지 수입 가격은 톤당 1125달러로 전년 대비 17.18% 증가했고 지난해 영업이익은 1772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감소했다.
SPC삼립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국내에서 발생하는 가운데 주요 원료인 원맥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변동에 민감한 구조다. SPC삼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49억6871만원으로 전년 대비 59.2% 줄었다.
오리온 역시 원재료 가격 상승과 시장 환경 변화로 수익성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최근 고환율 영향이 이어지면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원가 절감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커머스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원재료 가격까지 오르며 수익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해태제과, 크라운제과, 롯데웰푸드 등 제과업체들도 향료와 카카오, 코코아 등 주요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제과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과 유가 상승에 따른 불확실성은 모든 기업이 겪겠지만 내수 중심 식품기업들의 부담이 특히 크다"며 "당장 영향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매출 원가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 인상도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원재료 가격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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