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차원 신용도·재무 구조 차별화로 경쟁력 확보현대·SK·한화는 발행 성공, 롯데건설은 신종자본증권 선택신용과 자금 지원이 흥행 좌우한 주요 변수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회사채 공모에 나선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한화가 수요예측에 흥행했다.
회사채는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수요예측에서 주문이 몰릴수록 신용도가 높게 평가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발행사는 이를 바탕으로 모집 물량을 늘리거나 금리를 낮춰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현대건설은 지난달 21일 1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91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모집액의 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발행 규모는 당초 1700억원에서 3300억원으로 증액됐다. 트랜치(만기)별로 보면 2년물 700억원 모집에 2800억원, 3년물 700억원에 4900억원, 5년물 300억원에 1400억원이 각각 몰렸다. 조달 자금은 녹색건축인증 프로젝트 관련 대금에 사용된다.
SK그룹 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도 이달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거뒀다. 지난 11일 1500억원을 목표로 실시한 수요예측에 1조21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이는 모집액의 약 7배에 달하는 수치다. 1년물 300억원에 1720억원, 1.5년물 500억원에 3550억원, 2년물 700억원에 4940억원이 접수됐다.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발행 규모는 기존 목표 대비 두 배 늘어난 3000억원으로 발행됐다. 조달 자금은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와 대출, 기업어음(CP) 등 총 3443억원 규모의 채무 상환에 투입될 예정이다.
한화 역시 흥행대열에 합류했다. 한화는 한화그룹을 이끌고 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생명 등 알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25일 총 1500억원을 목표로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조164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목표액의 8배에 달하는 수요가 몰렸다. 회사는 수요예측 결과를 반영해 발행 규모를 최대 3000억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번 조달 자금은 공모사채 800억원과 기업어음(CP) 1000억원 상환에 쓰인다. 발행 규모를 3000억원으로 늘릴 경우, 상반기 중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사채와 기업어음 등 6건, 총 3550억원의 채무 상환으로 활용된다.
그룹사가 있지만 회사채 흥행에 어려움을 겪은 건설사도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6월 11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0건을 기록해 전량 미매각됐다. 이후 추가 청약에 나섰지만 200억원만 소화돼 나머지 900억원은 대표 주관사와 인수단이 떠안았다.
롯데건설은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총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재무구조 개선에는 효과가 있지만 금리가 높고 조기상환(콜옵션) 부담이 있다. 즉 신종자본증권은 회사채보다 조달 비용이 크다. 롯데건설의 대주주인 롯데케미칼도 여건이 녹록지 않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자료를 보면 영업손실은 2022년 7626억원, 2023년 3477억원, 2024년 894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잠정 영업실적에서도 943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건설 회사채 공모 시장에서 그룹 차원의 지원 여력 등을 투자 판단의 주요 기준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최근 건설업 회사채 시장에서 그룹 차원의 자금 지원 가능성과 기업의 신용도가 투자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업황 변동성이 큰 국면일수록 버팀목이 있는 기업에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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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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