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주 충실의무 시대 열렸지만···공시 기준은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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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충실의무 시대 열렸지만···공시 기준은 '제자리'

등록 2026.01.16 07:27

문혜진

  기자

경영진-투자자 간 정보 불균형이 시장 신뢰 위협공시 서식 개정 및 법제 개선 병행 필요 목소리대기업·중소기업 대응격차, 부담 완화도 고려

주주 충실의무 시대 열렸지만···공시 기준은 '제자리' 기사의 사진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강화됐지만, 실제로 평가·검증할 수 있는 기업공시 기준은 여전히 형식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법 개정 취지가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공시 제도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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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 강화

기업공시 기준은 여전히 형식적이라는 비판 제기

공시 제도 전반의 실질적 개선 필요성 대두

맥락 읽기

경영진과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 구조 문제 지적

이사회 결정 과정·배경이 공시에 충분히 드러나지 않음

결과 중심 공시 관행이 실질적 판단 어려움 유발

자세히 읽기

지배구조, 배당, 임원 보수 등 9개 핵심 공시 항목 기준 재정비 필요

공시 서식 개정만으로 한계, 법·제도 병행 개정 주장

배당·자본배분 공시에서 실질적 기준·논리 제시 요구

반박

기업 현장 부담 고려 필요성 제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대응 여력 차이 지적

공시 강화가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되기 어렵다는 우려

향후 전망

금융당국, 상법 개정 취지 반영 필요성 공감

공시 서식 지속 개정 및 제도적 보완 추진

이사회 판단 실질 반영 방안 관계 기관과 검토 예정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상법 개정에 따른 기업공시 개정 방안' 토론회에서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는 자본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경영진과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을 지목하며 "기업의 이사와 경영진이 어떤 판단을 했는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투자자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가 법에 명시됐지만,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정보가 공시에 충분히 담기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국내 기업 공시가 결과 중심으로 작성되면서 이사회 판단의 배경과 맥락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시만으로는 이사회가 어떤 대안을 검토했고 어떤 논리를 거쳐 결론에 이르렀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형식적으로 공시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공시가 충실의무 이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실질적 근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배구조, 배당, 임원의 보수, 대주주와의 거래, 합병, 유상증자, 주식 관련 사채, 자기주식, 타법인 주식 양수 등 핵심 의사결정과 직결된 9개 공시 항목에 대해 기준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일부 사안의 경우 공시 서식 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관련 법·제도 개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상녕 트러스톤자산운용 변호사는 배당과 자본배분 공시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어 "많은 기업들이 '성장과 환원을 균형 있게 고려한 배당정책'과 같은 문구를 반복하고 있지만, 이 문장만으로는 이사회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했는지 알 수 없다"며 "이사의 결정이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지 평가하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이사의 경영진단 및 분석 의견에 자기자본비용(COE)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최소한의 판단 기준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OE가 COE보다 낮은 상황에서 배당이나 재투자를 선택했다면, 그 이유와 논리가 공시에 설명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윤 변호사는 내부통제 책임 강화와 주주권 보호 확대, 상호주 보유 제재 명확화, 투자부동산 공정가치 평가 의무화 등을 포함해 기업공시 전반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 현장의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춘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본부장은 "공시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사회 제도와 실제 운영 사이에는 간극이 존재한다"며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여건 차이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시 기준이 한꺼번에 강화될 경우, 기업 규모별로 대응 여력이 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 역시 상법 개정 취지를 공시 제도에 반영할 필요성에는 공감하는 입장을 밝혔다. 김대일 금융감독원 기업공시국 팀장은 "법·경제·사회 환경 변화에 따라 공시의 중요성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며 "감독당국도 이런 변화를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공시 서식을 지속적으로 개정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치연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은 "지배구조보고서 공시 확대 등 제도적 보완을 진행해왔지만, 오늘 제기된 것처럼 이사회 판단의 실질을 어떻게 공시에 담을지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과 함께 검토가 필요하다"며 "토론회에서 나온 제안들도 상법 개정 취지와 함께 기업공시에 어떻게 반영할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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