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대 주가조작, 결말이 중요하다

1000억 동원, 영화 뺨치는 실화의 전말

법망 피해온 실체 드러난 '엘리트 카르텔'

'엘리트 집단'의 공모, 1000억원 규모의 자금, 400억원의 부당이득, 금융사 지점장 연루, 그리고 수백억원의 과징금. 마치 주가조작을 소재로 한 영화의 예고편에 등장할 것 같은 문구입니다.

지난 23일 금융위·금감원·거래소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출범 2달 만에 1000억원대에 달하는 현재 진행형 주가조작 세력을 적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모든 문구가 담긴 사건이지요.

가담자는 종합병원, 한의원, 대형학원 등을 운영하고 있는 인물로, 금융회사 지점장과 자산운용사 임원, 유명 사모펀드 전직 임원 등도 공모했습니다. 사회적으로 '엘리트'라고 불리는 인물들이 학연과 혈연으로 모여 건전한 자본시장을 훼손하는 작업에 열을 올렸습니다.

주가조작 기간은 상당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초부터 1년 9개월간 하루도 빠짐없이 성실하게 주가조작을 위해 가장·통정매매 주문을 제출했습니다. 또한 단기간에 체결시키는 수법으로 금융당국의 감시망을 피했습니다. 거래수수료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무의미한 거래를 수만 회 반복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규모도 역대급입니다. 이들은 다양한 편법으로 약 1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해 활용했습니다. 주가는 짧은 기간 2배까지 상승했고, 부당이득으로 400억원을 취득했습니다.

다행인 것은 지난 23일 증권선물위원회가 주식조작 관련 계좌들에 대한 지급 정지 조치를 하면서 1000억원의 자금이 묶였습니다. 추가로 주가를 조작하거나 매도를 할 수 없게 된 것이지요. 가담자 7명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과거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 사태나 라덕연 사태처럼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는 막았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막대한 피해를 줄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주가조작 세력에 대한 조사는 이제 시작인 상황입니다. 합동수사단은 압수수색 자료를 토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게다가 해당 건 외에 4건을 추가 조사 중입니다. 주가조작 세력에 대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입니다.

아직 조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모두가 '엄정한 처벌'이라는 결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부당이득 400억원으로 과징금을 부과한다면 최대 800억원이 가능합니다. '주가조작=패가망식' 공식이 성립하는 것이지요. 시장참여자들은 바랍니다. 부당이득 '무관용의 원칙'으로 빠른 시간 내에 국내 자본시장의 공정성이 회복되길. 수백억원의 과징금이 실제 부과된다면 시장참여자들은 악을 응징하는 영화의 결말보다도 강한 전율을 느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