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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빚도 벅찬데"...한전, 기업들 잇단 '탈한전'에 몸살

산업 에너지·화학

"빚도 벅찬데"...한전, 기업들 잇단 '탈한전'에 몸살

등록 2025.08.08 14:45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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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국내 기업들이 한전 대신 전력거래소 등에서 전기를 직접 구매하는 '탈한전' 움직임 가속

한전의 산업용 전력 비중 49.6%로 처음 50% 아래로 하락

기업 이탈이 확산되면 한전 수익 기반 흔들릴 우려

숫자 읽기

산업용 전기요금 3년간 7차례 인상

2022년 kWh당 105.5원 → 2023년 말 185.5원, 약 76% 상승

국내 제조업체 39.4%가 새로운 전력 조달 방식 검토

직접구매 요건 갖춘 대기업 500여곳, 전체 전력 소비 29% 차지

배경은

글로벌 경기 침체·미국 관세 등으로 기업 경영 환경 악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기업 부담 증가

RE100 등 친환경 경영 트렌드 확산, PPA(전력구매계약) 확대 촉진

주목해야 할 것

한전 부채 200조원 이상, 기업 이탈로 수익성 추가 악화 우려

요금 인상·정부 지원만으로는 한계

산업용 고객 이탈 장기화 시 한전 재무구조·요금정책 불안 가능성

향후 전망

대규모 산업용 고객 위한 차별화 요금제·친환경 옵션 필요

한전이 경쟁력 있는 친환경 상품·가격 안정성 제공 시 이탈 방지 가능

전략 도입 지연 시 산업용 고객 이탈 가속화 우려

한전, 산업용 전력 비중 '뚝'···50% 미만기업들 요금 인상 부담↑, 대체안 모색"대규모 산업용 고객 위한 요금제 필요"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기업들이 전력거래소를 통해 전기를 직접 구매하는 '탈(脫)한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전이 막대한 부채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이탈까지 빠르게 퍼진다면 수익 기반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8일 기후솔루션이 전날 발간한 '탈한전 시대 한국전력의 과제: 2025년 부채위험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전의 산업용 전력 비중은 49.6%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 기업이 한전으로부터의 전력 조달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는 신호다.

대표적으로 LG화학은 지난 6월부터 여수공장을 중심으로 전력도매시장에서 전기를 직접 사들이고 있다. 세아베스틸과 LG이노텍 등 기업도 발전사업자로부터 PPA(전력구매계약)를 체결해 20년간 직접 전력을 구매하기로 했다.

이 같은 현상은 기업들의 비용 부담과도 맞닿아 있다. 한전은 그간 '산업용'을 중심으로 전기 요금을 올려왔는데, 이로 인해 기업에서 납부해야 하는 요금이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국 관세 정책 등으로 경영 환경이 위축된 상황에서 기업들은 직접 전력을 구매하는 게 더욱 경제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산업용 전기요금은 7차례 인상됐다. 지난해 말 기준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185.5원으로 2022년(105.5원) 당시와 비교하면 약 76% 상승했다. 정부가 가정용 전기요금 대신 산업용 요금을 잇따라 올린 결과다.

친환경 트렌드에 따라 RE100(재생에너지 100%)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PPA(전력구매계약) 확대로 이어진 영향도 크다. PPA는 에너지 사용자인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직접 구매하는 제도를 말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3월 발표한 조사에서는 국내 제조업체 10곳 중 4곳(39.4%)이 새로운 전력 조달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직접구매 요건을 갖춘 대기업은 500여곳이며 이들의 전력 소비는 전체의 약 29%를 차지한다.

최근 국제 연료 가격 하락과 전기요금 인상으로 한전의 실적은 한층 개선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200조원이 넘는 부채와 함께 잇단 기업들의 이탈로 머지않아 한전의 수익 기반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복합적 위기가 지속되면 요금 인상이나 정부의 지원으로도 한계가 있을 거란 분석이다.

김대종 경영학부 세종대학교 교수는 "기업들의 이탈 움직임이 장기화되면 한전의 산업용 전력 판매량은 구조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산업용 전력은 한전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왔기 때문에 대규모 이탈이 이어지면 재무구조 악화와 요금정책 불안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응책과 관련해 대규모 산업용 고객을 위한 차별화 요금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 계약 고객에 대한 안정적인 요금과 친환경 전력 옵션을 함께 제공하면 기업들이 PPA로 이탈하는 유인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와 함께 한전이 직접 태양광·풍력 발전과 연계된 전력 상품을 제공하면 기업들이 원하는 '친환경 전력 + 안정 공급'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결국 한전이 경쟁력 있는 친환경 전력 상품과 가격 안정성을 함께 제시하지 못하면 산업용 고객의 이탈은 가속화될 것"이라며 "반대로 이런 전략을 조기에 도입한다면 전력 판매량과 수익성을 모두 방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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