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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두산그룹, M&A 첩첩산중···사업재편 수정 가능성은 '제로'

산업 중공업·방산

두산그룹, M&A 첩첩산중···사업재편 수정 가능성은 '제로'

등록 2024.08.29 06:00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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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26일 두산로보틱스 증권신고서 반려2대 주주 국민연금도 부정적 의견···M&A '제동'사업 재편으로 마련되는 1조원, SMR 사업에 투입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최근 SK그룹 에너지 계열사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 성사되자 두산그룹으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들 역시 주요 계열사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데, 금융감독원과 국민연금의 연이은 반대로 순탄치 않은 여정을 걷고 있어서다.

다만 두산 측은 거래구조를 다시 설계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 대신 이를 통해 확보하는 약 1조원을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에너지 사업에 투입하겠다는 방침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6일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다시 한 번 정정을 요구했다. 지난 24일 처음으로 보고서를 반려한 이후 두 번째 조치다. 만일 두산로보틱스가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증권신고서는 철회된다.

금감원은 공시를 통해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증권신고서는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 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은 두산로보틱스에 구조 개편 관련 의사결정 과정, 분할 신설 부문의 수익가치 산정 근거, 거래 시점 결정 경위 등을 보완하라고 요구했다. 그간 합병 비율이 문제가 된 만큼, 투자자를 위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제공해야 한다는 취지다.

두산그룹은 두산밥캣과 로보틱스의 합병을 공식화하면서 양사 합병 비율을 1 대 0.63으로 산정했다. 다만 양사의 실적과 몸값을 고려했을 때 두산밥캣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에서 나왔고, 금감원도 합병 비율을 문제점으로 꼬집었다. 두산에너빌리티 2대주주인 국민연금도 같은 이유로 양 사 합병에 반대표를 던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두산밥캣의 매출은 9조7624억원, 영업이익은 1조3899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두산로보틱스의 매출은 530억원에 그쳤고, 영업손실도 약 159억원을 기록했다. 즉, 양사의 매출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이들의 기업가치를 1:1로 동일하게 보는 것은 두산밥캣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거래구조를 변경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금감원의 요구에 맞춰 (정정신고서 답변을) 작성하고 있으며, 현재 상황에서 사업구조 재편 수정 등에 대한 이야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지배구조 개편 성공 시에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중심 사업인 SMR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두산밥캣을 자회사로 둔 두산에너빌리는 국내외서 SMR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손을 잡고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설비개선 사업 3단계 수주를 추진 중이며, 해외에서는 뉴스케일파워가 이끄는 루마니아 SMR 사업 참여를 앞두고 있다.

두산 측도 "(사업재편 시)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력, SMR, 가스 등 고부가가치 사업 포트폴리오에 보다 집중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된다"면서 "이번 재편 과정에서 약 1조2000억원가량 차입금 감축 효과가 발생해 재무구조도 개선된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에너빌리티는 내달 25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두산로보틱스와의 분할 합병계약 체결 승인의 건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같은 날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도 주총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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