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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포비아 수준 공사비 폭등···근본 원인과 다가올 미래

부동산 부동산일반 NW리포트

포비아 수준 공사비 폭등···근본 원인과 다가올 미래

등록 2024.04.09 19:19

장귀용

  기자

연이은 국제 갈등이 불러온 자원 가격 폭등···건설 핵심원료에 직격타인건비 폭탄이 바통이어···인력감소‧최저임금상승‧안전규제 '3중고'선진국형 고물가기조 불가피···비효율 개선통한 생산성 혁신 '과제'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건설원가 상승으로 촉발된 공사비 폭등에 대한 공포가 전국을 짓누르고 있다. 공사비 인상 갈등에 사업이 지연되는 곳이 생겨나고, 시공사를 찾지 못하는 사업장도 많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선진국형 고물가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비효율 개선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건설비 부담이 여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 2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54.81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원가부담이 폭증하기 전인 2020년 8월(118.10)과 비교하면 31.08%가 늘었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노무·장비 등 공사에 투입되는 직접비용에 대한 부담을 수치화한 지표다.

건설원가 부담증가로 공사비가 올라가자 현장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발주처와 시공사 간 공사비 이견으로 한국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의뢰한 곳은 2019년 3건에서 지난해 30건으로 크게 늘었다. 2022년 6개월 간 공사가 중단됐던 둔촌주공 재건축사업도 공사비 인상이 쟁점이었다. 최근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세종시 공동캠퍼스 18공구와 고덕 A-58 블록 아파트 건설공사 14공구도 공사가 멈췄다.

공사비 부담이 늘자 시공사를 찾지 못하는 곳도 많아졌다. 도시개발사업은 분양성 저하와 공사비 부담, PF유동성 위기로 사실상 사업이 가능한 곳이 없다. 정비사업도 지난 3월까지 10대 건설사 중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1건 이상이라도 수주한 기업이 3곳에 그쳤다.

공사비 밀어올린 원자재···'핵심원료' 유연탄·철광석이 주범



공사비 폭등의 시발점으로 꼽히는 원자재가격 상승은 국제상황의 영향이 크다. 호주-중국 무역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잇따르면서 건설의 주재료인 철근과 시멘트가격이 폭등했다. 호주와 중국은 철광석 생산대국이고, 러시아는 시멘트를 생산하는 고열량 유연탄의 주요 공급국가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중동지역에 지정학적 위험을 높여 국제유가를 밀어 올렸다.

실제로 철광석과 유연탄가격이 치솟기 시작한 2020년 말부터 공사비 원가부담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2020년 11월 1t 당 49.18달러 수준이던 유연탄가격은 2021년 10월 200달러를 돌파했고 2022년 3월11일엔 256달러를 기록했다. 철광석도 2020년 10월23일 1t 당 119.03달러에서 12월25일 167.25달러로 2달 만에 50달러 가까이 치솟더니 2021년 5월14일엔 226.46달러까지 올랐다.

원가 급등 전 국내에 부동산 폭등기가 찾아온 것도 문제였다. 2018년부터 급격히 오르기 시작한 부동산가격은 2019년 말 코로나 발생으로 또 다시 막대한 유동성이 풀리면서 더욱 불이 붙었다. 부동산가격이 폭등하자 전국 각지에선 개발 붐이 불었고, 현장이 늘어나자 원자재 수요가 크게 늘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벅찬 상태에서 원자재가격 상승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철광석, 유연탄 가격변화 추이.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제공철광석, 유연탄 가격변화 추이.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제공

수요가 가장 많은 서울 내에 레미콘 공장이 사라지는 것도 악재다. 성동구 성수동 레미콘 공장은 2022년 철수했다. 송파구 풍납공장도 2025년 완전 철수할 예정이다. 두 공장이 사라지면 서울과 수도권 일대는 생산량 감소와 운송료 증가로 레미콘 가격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다행인 점은 원료가격이 최근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유연탄가격은 지난해 6월부터 91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시멘트원료의 주원료인 러시아산 유연탄 수급은 여전히 어려운 상태다. 철광석도 중국의 부동산침체 등으로 가격이 1t 당 100달러수준까지 내려왔다.

공사비 부담 최종보스는 '인건비'···갈수록 오를 일만



문제는 고공행진 하는 인건비다. 업계에선 원자재가격이 안정돼도 인건비가 오르고 있어 공사비가 내려가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인력감소현상과 최저임금상승으로 하루하루 나가는 노무비가 크게 늘어났고, 중대재해처벌법 등 각종 안전규제로 인한 공사기간이 늘어나면서 부담이 더욱 가중됐다는 것.

건설업계에는 최근 인력감소와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험한 건설업종에 대한 기피현상으로 인력수혈이 어려워진 탓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건설업 외국인 근로자 적정규모 산정 연구'를 통해 올해 국내 건설현장 수요에 비해 약 17만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저임금이 올라간 것도 인건비 증가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건설업계는 그간 임금에 비해 고된 근로강도로 이탈한 국내 인력을 대신해 외국인 노동자의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그런데 최저임금이 올라가면서 말도 통하지 않고 기술력도 부족한 외국인 노동자에게 지급해야할 임금이 크게 늘어난 것. 우리나라는 외국인고용허가제에 따라 외국인에게도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보장해야한다.

실제로 건설근로자공제회의 퇴직공제에 가입한 외국인은 지난 3월 기준 11만7626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6.0%(6617명) 늘었다. 반면 내국인 가입자는 지난 3월 기준 60만8100명으로 전년대비 6.0% 줄었다.

강화된 안전규제도 이전과 달라진 점이다. 안전에 관한 잣대가 강화되면서 악천후나 안전여건 악화, 안전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작업을 중지하는 기간과 범위가 늘어나면서 장비대여료와 인건비 등의 지출이 크게 늘었다는 것.

대표적인 안전규제로는 작업중지에 관한 지침과 중대재해처벌법이 꼽힌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은 '작업중지에 관한 지침'을 통해 안전사고가 나거나 안전이 불안한 경우 현장을 멈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해당 지침은 2022년 12월 개정을 통해 더욱 강화됐다. 2022년 1월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도 공사 중단과 책임자 처벌을 골자로 한다.

전문가들은 고물가와 안전강화 등 여건변화 발맞춘 생산성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건설업계 원로 A씨는 "우리나라 건설업의 1인당 노동생산성 지수는 갈수록 하락세인데다 다른 주요 나라에 비해서도 매우 낮은 상태"라면서 "최신 기술과 장비를 다룰 수 있는 숙련공 양성을 위한 지원책과 함께 설계‧시공 단계에서의 비효율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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