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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무너지는 주택 메커니즘···공급대란 온다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김성배의 터치다운

무너지는 주택 메커니즘···공급대란 온다

등록 2023.08.30 19:57

수정 2023.08.30 22:43

김성배

  기자

reporter
"국내 주택사업은 시공사들만 하는 게 아니라, 적잖은 시행사들이나 조합들도 함께하는 것이다. 이들은 공사비가 급등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까지 막혀버리면 사업 자체를 끌고 갈 여력이 없다. 현재 주택 공급 시장 메커니즘이 무너져가고 있는데도 국토교통부는 이권 카르텔이라는 프레임을 갖혀 의도하든 의도치 않든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하는 공공주택 사업 마저 직간접적으로 막아서는 모습마저 포착되는 분위기다. 일부 건설사들이 부실시공으로 문제가 있었던 건 맞지만, 민간 전수조사로 업계 전체를 모두 전방위로 매도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하다. 이렇게되면 시행사 건설사를 포함한 주택 사업을 이끄는 모든 주체들이 (주택공급에) 위축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전세사기 마저 정부가 들쑤시다보니 이젠 동네 빌라도 안짓다는 얘기마저 나온다."(주택건설업계 관계자)

PF 부실, 자잿값 상승, 부실시공 등의 여파로 주택공급 메커니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주택시장에서 공급위축 시그널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분양, 인허가, 착공 등 상반기 주택 공급 통계를 살펴보면 3년 뒤 '공급 대란'의 부작용이 불보듯 한 상황이다. 당장 공급 부족을 메우는 총력전에 나서지 않으면 3년 뒤 공급이나 입주대란이 우려되는데도 정부(국토교통부)는 일부 강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먼저 주택 공급 통계치를 보자. 주택 공급 선행지표인 건축 인허가와 착공, 분양 등 관련 지표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은 18만9123가구, 착공 실적은 9만2490가구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27%, 50% 감소했다.

일반적으로 인허가 이후 착공과 분양, 준공까지 걸리는 기간이 5년에서 7년이 걸린다. 이 기간에 사업이 무산되는 경우, 즉 인허가 이후 착공도 못한 사업장, 착공은 했는데 준공까지 못 간 사업장도 적잖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1분기 기준 평균적으로 인허가 물량의 19% 정도가 준공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올 상반기 인허가 물량인 19만 가구가 5년 후에는 15만 가구 정도로 줄어든다고 봐야한다. 업계에선 연간 전국에 신규 수요가 45만~50만 가구 정도 된다고 본다. 수도권만 봤을 때는 13만 가구 수준이다. 인허가, 착공 모두 턱없이 모자란 셈이다.

공급부족은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올 상반기 전국에 6만7000가구 정도가 분양했는데 작년과 비교해선 43% 감소한 수치다. 통상 하반기 계획된 물량이 내년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올 한 해 분양 물량이 15만 가구를 넘기진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5월까지 주택 착공 실적은 7만7671가구로 47.9%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PF 대출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데다 7만 가구를 오르내리는 미분양 우려 때문에 건설사가 공급을 머뭇거린 영향이 크다.

그럼에도 공급 부족을 해결을 위한 규제 완화는 지지부진하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 방안'을 토대로 마련된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개정안은 지난 6월 국회 국토교통소위원회를 마지막으로 논의가 중단됐다.

분양가상한제 주택 등에 적용되고 있는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도 지난 5월 소위 상정 이후 다시 거론되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사업을 서둘러 진행했던 재개발·재건축 추진위·조합들도 공사비 증가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토부를 포함한 정부는 이권 카르텔과의 전쟁에만 몰두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PF대출 시장이 바닥을 기고 있는 가운데 민간 시행사들이 주택공급을 꺼리고 있는 데다, 무량판 부실 시공 등을 이유로 GS건설 등 대형건설사를 포함해 주택공급의 한 축인 민간 건설사에 대해서도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공공주택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LH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예고하며 연일 LH본사 등 강도높은 압수수색에 나서고 있다. 국토부는 여전히 주택공급 확대 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외치고 있지만, 그 의도와 달리 민간은 물론 공공주택 공급 시장 마저도 당분간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불보듯 하다는 뜻이다. 더욱이 정부가 전세사기를 방지하겠다며 들쑤시는 사이 동네 소규모 빌라마저 짓기를 꺼린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렇다보니 집값은 다시 불안해질 조짐이다. 서울 강남권에선 신고가 거래 사례가 여럿 나올 만큼 열기가 뜨겁고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도 크게 늘고 있다.

주택금융연구원의 '2023년 상반기 주택시장 분석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보면 수도권 실거래가는 지난 한 해 수도권은 22.6%, 지방은 10.7% 하락했는데 올해 상반기엔 4.2%, 0.4% 각각 올랐다. 집값 바닥론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런 주택 공급 현실을 감안하면 시장 불안이 재차 연출될 소지가 크다. 주택 공급 메카니즘이 깨지고 있는데다 정부가 당장 공급 확대보다 이권 카르텔 척결에 더 몰두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게다가 시멘트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주택건설업체들도 분양을 기피, 사업을 늦추고 있다. 시행업체 역시 고금리로 인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사태로 부도 위기에 몰려 공급이 불가한 처지다. 그야말로 공급 대란 위기에 몰리고 있다. 특단의 대책 마련이 절대 필요한 상황이다. 인구 감소와 1인 가구 증가, 새집 선호에 따른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빈집은 급격히 증가하고 가격이 재차 뛰는 악순환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른 최대 피해자가 또다시 공공 주택이 필요한 무주택자이거나 내집마련이 절실한 중산층 서민들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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