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친환경 요구에 바빠진 K배터리, 차분히 대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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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요구에 바빠진 K배터리, 차분히 대응하자

등록 2023.08.10 16:52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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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지고 배터리가 떴다. 불과 1년 전까지 존재감이 없던 회사의 시가총액은 현대차를 넘어섰고 철강회사 포스코는 이차전지 대장주가 됐다. 배터리 기업은 실적이 얼마만큼 오를지가 관심사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탓에 조 단위의 수혜까지 가능하다. 고스란히 영업이익에 반영된다.

어떤 산업이건 친환경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면서 전기차가 완성차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는 의견에 대해 반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연기관차의 엔진 역할을 하는 배터리가 성장하는 것도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배터리는 친환경 제품이 아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결정짓는 양극재는 원자재를 생산하는 단계부터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이미 국립환경과학원은 전기차의 폐배터리를 유독물질로 분류해 놓았다.

아쉬울 게 없는 K배터리에 친환경 요구가 거세다. 특히 유럽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프랑스는 전기차 생산 과정 전반의 탄소 배출량(탄소발자국)을 평가해 보조금 지급 기준에 반영하는 등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의 주요 부품·소재를 생산·제조하는 데 탄소가 얼마만큼 배출되는지를 따지겠다는 뜻이다.

당장 국내 완성차업체에 타격이 거론된다. 핵심 부품·소재 탄소배출량이 유럽 기업보다 많다는 이유다.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배터리 기업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완성차업체가 배터리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기준치 이상의 탄소를 배출한 기업 제품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

유럽연합(EU)은 지난 6월 배터리 전주기에 대한 지속가능성 및 순환성 강화 등을 목표로 하는 '배터리법'을 통과시켰다.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를 '재활용해야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양극재 핵심 원료인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재활용 의무화 비율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하게 된다. 또 폐배터리 수거도 의무화했다.

아직 전기차 보급률이 높지 않은 만큼 사업성에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산업부는 "배터리 친환경성 강화가 글로벌 스탠다드인 만큼 이를 계기로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폐배터리는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글로벌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17%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규모는 올해 108억 달러에서 2040년에는 2089억 달러까지 늘어난다고 봤다. 또 대한상공회의소는 2045년 수산화리튬 2만톤을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 기업도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한중 최초의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삼성SDI는 배터리 핵심 원자재 회수 및 배터리 제조에 재활용하는 체계를 구축해 놓았고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 업무협약을 맺었다.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성이 강조되고 있으나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도 친환경 바람이 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우리 기업으로선 세계 최고의 배터리 제조 기술을 보유해도 세계 각국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도태될 뿐이다. 다만 이미 한발 앞서 신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차분히 대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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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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