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셀트리온, 컨센서스 하회 전망 '격동기' 보령, 반기 최대 실적···주가는 ↓SK바이오팜 美 매출 증가에 2분기 '청신호'
올해 수장을 교체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상반기 성적은 대체로 밝을 전망이다.
다만 불안정한 경제 상황에서 성장 폭 감소와 새 성장동력 마련, 조직개편에 따른 내부 분위기 변화 등은 새 경영진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27일 에프앤가이드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2분기 매출액 3493억원, 영업이익 36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17%, 15.4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증권가는 주력 품목의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신약 연구개발(R&D) 등 일회성 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 성과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창립 50주년을 맞은 올해 대대적인 R&D 혁신을 예고했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는 경영진들을 대폭 교체하고 창업주의 배우자 송영숙 회장 체제를 강화했다.
고(故) 임성기 선대회장을 도와 한미약품을 키워낸 이관순 부회장과 권세창 대표는 지난해 12월 고문으로 물러났고, 임기가 2025년까지이던 우종수 대표도 지난 3월 사임해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자리는 박재현 대표가 맡았다. 그는 성균관대 제약학 박사를 취득하고 한미약품 팔탄공단 공장장(전무이사), 제조본부장(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사내이사도 새로 꾸렸다. 회사는 서귀현 부사장(R&D센터장), 박명희 전무(국내사업본부장)를 신규 선임했다.
현재 한미약품은 권리 반환된 후보물질들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일라이릴리가 반환했던 BTK 저해제 '포셀티닙'에 대해 '미만성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임상 2상의 중간 결과를 국제 학회에서 공개했다.
포셀티닙은 한미약품이 최초 개발해 2015년 일라이릴리에 6억9000만달러 규모로 기술 수출한 BTK 저해제다. 당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대상 임상 2상에서 유효성을 미입증해 2019년 1월 권리가 반환됐다.
2019년 얀센이 반환했던 비만 당뇨 치료제 'HM12525A'(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적응증을 변경해 2020년 미국 MSD에 1조원 대 기술 수출에 성공했다.
2020년 사노피가 반환한 장기지속형 GLP-1 바이오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역시 후속 개발을 통해 비만 등 대사질환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회사의 R&D 성과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에는 일회성 R&D 비용 감소가 전망된다. 또 머크에 기술이전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임상2b상에 진입, 최근 첫 환자 투약을 시작한 만큼 하반기에는 기술료 유입도 전망된다"고 했다.
이어 "제넨텍에 기술이전한 표적항암제 '벨바라페닙'의 국내 임상1b상도 종료됨에 따라 오는 10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데이터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 12월부터 이동훈 사장이 이끌고 있는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 증가로 2분기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2분기 전망 매출은 7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7.49%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영업손실도 지난해 401억원에서 204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엑스코프리는 미국 출시 이후 12분기 연속 성장 중이다. 올 1분기 미국 매출은 5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증가했다.
미국 내 주요 지표인 월간 처방 수(TRx)도 지난달 기준 2만2000건 이상을 달성했다.
특히 엑스코프리는 미국 내 직접판매로 매출총이익률이 90% 중반에 달하는 높은 수익성을 갖고 있어 오는 2032년까지 약 4조원 이상의 한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글로벌 빅파마들의 뇌전증 치료제 품목 매출총이익률은 60%대다.
이 사장은 지난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까지 엑스코프리의 TRx를 3건 이상으로 끌어올려 현지 처방 뇌전증 치료제 1위로 올라서고, 연 매출 10억달러의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또 엑스코프리를 통해 창출한 현금으로 표적단백질분해(TPD) 기술, 방사성의약품 치료제(RPT),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분야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셀트리온은 올 3월 서정진 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시밀러 사업 성장의 일시적 둔화 현상으로 2분기 실적이 컨세서스를 하회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은 6550억원, 영업이익은 19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1% 증가, 0.17% 감소로 예상된다.
한편, 작년부터 경영 참여를 본격화한 오너 3세들은 격동기를 맞고 있다.
전문경영인인 장두현 각자 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정균 대표는 주력 품목인 '항암제' 사업의 덩치를 키우는 한편, 신성장 사업의 일환으로 우주 헬스케어산업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1985년생으로 창업주인 김승호 명예회장의 외손자이자 김은선 보령 홀딩스 회장의 아들이다.
보령은 항암제 사업의 성장으로 견고한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우주사업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지속 하락해 현재 7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본격적인 우주 관광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대기권 밖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인간 건강 상태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3월 17일 CEO레터를 통해 "보령은 제약사업만 하는 회사로 남지 않을 것이다. 회사는 미지의 환경인 우주에서 인체가 겪을 문제들에 주목했고, 우주에서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기술들과 이 기술들의 연구 및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영업실적에 대한 우려는 없는 상황이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보령이 카나브패밀리로 실적 성장을 창출하고 있다. 카나브 단일제 특허가 이미 만료됐지만, 경쟁 제네릭이 4분기정도에 출시될 분위기여서 아직도 성장 중"이라며 "특히 고마진의 카나브패밀리는 복합제 중심으로 성장 중이며,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보령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2093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으로 전망됐는데, 27일 공시한 잠정실적으로는 이를 상회한 매출 2163억원, 영업이익 1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상반기 매출 4000억원을 돌파하고 영업이익은 350억원을 기록해 반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오너3세 윤웅섭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일동제약은 수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격적인 R&D 투자와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의 긴급 사용승인 불발로 올 1분기에만 14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금 유동성도 낮아진 상태다. 회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 2021년 말 별도 기준 1247억원에서 지난해 445억원, 올 1분기 380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윤 부회장은 강도 높은 경영쇄신 작업에 돌입, 지난 5월 창사 이래 첫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해 업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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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sui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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