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ABC 전략' 구광모의 LG, 글로벌 인재 확보에 속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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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전략' 구광모의 LG, 글로벌 인재 확보에 속도 낸다

등록 2023.07.23 13:00

김정훈

  기자

미국·캐나다·일본 등 해외 인재 발굴에 발 벗고 나서'Al·바이오·클린테크' 미래성장사업 분야 채용 확대유플·엔솔·전자·이노텍·디플 등 대학 채용연계학과 운영

6월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LG AI데이 행사에서 임준호 LG에너지솔루션 AI기술팀장이 LG AI데이에 모인 연구자들에게 LG에너지솔루션의 AI 분야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 제공6월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LG AI데이 행사에서 임준호 LG에너지솔루션 AI기술팀장이 LG AI데이에 모인 연구자들에게 LG에너지솔루션의 AI 분야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LG 제공

LG그룹이 해외 순회 채용 설명회를 잇달아 열고 글로벌 인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tech) 등을 미래성장사업 분야로 점찍은 'ABC 전략'에 따른 인재 발굴에 발 벗고 나선 모습이다.

<span class="middle-title">'일본·미국·캐나다까지'···인재 찾기 나선 최고경영진

LG는 올해 들어 우수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국내뿐 아니라 미국, 캐나다, 일본 등 해외 어느 곳이라도 직접 찾아 나서는 적극적인 인재 발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ABC 분야에서 능력을 펼칠 인재 확보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LG는 글로벌 인재 채용 행사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최고경영진이 직접 나서 우수 인재 발굴에 나섰다 국내 대학과 계약학과 운영, 산학협력 등 채용 연계 제도를 통해 인재 조기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달 초 3대 성장동력 인재 확보를 위해 일본을 찾았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이 해외 인재 발굴을 위해 200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행사인 'BC투어'에 참석해 현지 우수 인재들과 직접 소통하며 회사의 비전과 R&D 현황을 소개하고 현장에서 인재들과 즉석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LG화학은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전지 소재, 친환경 지속가능 소재, 글로벌 혁신 신약 등에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에 신 부회장은 관련 분야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도쿄대·도쿄공대·교토대 등 일본의 주요 7개 대학의 화학, 고분자, 재료, 바이오, 기계 등 다양한 소재·바이오·설비 분야 전공 석·박사 40여 명과 만났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에서 실력 있는 인재 확보가 급선무인 LG에너지솔루션은 신영준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 김기수 최고인사책임자(CHO) 전무, 변경석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전무 등 주요 경영진이 지난 4월 미국으로 총출동했다.

LG에너지솔루션 경영진은 매사추세츠공대(MIT), 스탠퍼드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퍼듀대, 아르곤 국립 연구소 등 미국 최고 대학 및 연구소에서 선발된 석·박사 인재 40여명을 초청해 회사 비전, 사업부별 역할 및 직무, 인재 성장 프로그램 등을 소개했다.

참가 인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이 5년 내 매출 3배 성장의 높은 사업 성장성뿐 아니라 구성원 성장을 위한 전담부서를 운영하고, 자유롭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3월 구광모 회장은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국내 이공계 연구개발(R&D) 인재 초청 행사인 'LG테크콘퍼런스'에 깜짝 참석해 우수 인력 유치에 힘을 보탰다.

2012년 시작된 'LG테크콘퍼런스'는 R&D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계열사 최고경영진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LG의 기술혁신 현황과 비전을 설명하는 행사다. 이날 행사엔 구 회장을 비롯해 권봉석 ㈜LG 부회장,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사장 등 최고경영진이 참석해 인공지능, 바이오, 클린테크, 모빌리티, 신소재 등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연구개발 분야 인재들과 만났다.

이날 구 회장은 재계 총수들과 함께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행사 참석을 위해 일본 방문이 예정돼 있었음에도 인재 확보 행사를 챙긴 뒤 뒤늦게 출장길에 올랐다. 구 회장은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혁신',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사람과 인재'가 소중하다"며 "이는 75년이 넘는 LG의 역사 속에 간직해 온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일본 인터컨티넨털 도쿄 베이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 채용 행사 'BC투어'를 주관하며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일본 인터컨티넨털 도쿄 베이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 채용 행사 'BC투어'를 주관하며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span class="middle-title">글로벌 인재 잇달아 LG로 합류

이러한 경영진의 노력으로 해외 우수 인력의 한국행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출신 변경석 CDO가 LG에너지솔루션의 전사적 디지털전환(DX)을 담당하기 위해 영입됐다. 글로벌 타이어 회사인 콘티넨탈 출신 이혁재 부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지역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마존, 다임러, 리비안 오토모티브 등 해외 기업 출신 인재들이 LG에너지솔루션에 합류하고 있다.

또, LG AI연구원을 비롯한 LG전자,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등 LG그룹 5개 사는 글로벌 AI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컴퓨터 비전 학회인 'CVPR(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2023'에서 학회에 참석한 석·박사 학생들을 대상으로 네트워킹 행사인 'LG AI Day'를 진행했다. 이어 LG 각 계열사의 AI 연구 인력과 채용 담당자들이 LG 통합 부스에서 각 사의 최신 AI 기술 시연과 채용 상담을 실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글로벌 인재 채용 행사 BTC(배터리 테크 컨퍼런스). 사진=LG 제공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4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글로벌 인재 채용 행사 BTC(배터리 테크 컨퍼런스). 사진=LG 제공

<span class="middle-title">대학 채용계약학과 확대···'LG로 가는 인재들'

LG 계열사별로 채용계약학과를 확대 운영하며 우수 인재 조기 확보를 위한 산학협력에도 나서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월 숭실대학교와 협력해 국가보안 인재 양성을 위한 '정보보호학과'를 계약학과로 신설했다. LG유플러스가 계약학과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숭실대는 2024학년도부터 매년 신입생 20명을 선발해 사이버 보안 분야 전문 인재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숭실대 정보보호학과 입학생 전원에게 2년간 전액 등록금과 생활지원금을 지원한다. 3학년부터는 별도의 전형을 거쳐 산학 장학생을 선발해 졸업 때까지 등록금을 추가 지원하고 LG유플러스에 입사할 기회도 제공하기로 했다.

LG CNS도 지난 6월 중앙대학교와 디지털 전환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부터 중앙대 보안대학원에서 LG CNS 임직원 대상 재교육형 계약학과인 '보안학과(가칭)'를 운영할 예정이다. LG CNS는 보안 맞춤형 인재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 추진도 검토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관련 차세대 인재 양성을 위해 올해 1월 서울대학교와 산학협력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포스텍(포항공대)와 배터리 소재 및 공정 기술 개발을 위한 산학협력, 9월에는 연세대학교와 자동차전지 기술개발 프로그램 운영 산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계약학과 운영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2020년 6월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 계약학과인 고려대 '배터리-스마트팩토리 학과'를 신설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연세대와 '이차전지 융합공학협동과정' 계약학과를 설립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연세대·서강대와 함께 인공지능학과를 신설하고, KAIST(소프트웨어), 고려대(스마트융합), 한양대(지능융합, 미래차), 국민대(자동차 융합) 등과도 맞춤형 인재 양성에 나섰다.

LG이노텍은 2013년부터 연세대와 광과학공학과를 운영하며 전자부품 관련 우수 인재 선제 확보에 힘쓰고 있다. 전자기학, 광학 설계 등 광학 전문가 육성을 통해 LG이노텍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카메라모듈과 3D센싱 모듈 등의 광학솔루션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는 연세대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 인재들을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올해부터 공과대학 내 정원 30명 규모로 운영 중이다. 또 계약학과를 통해 OLED를 포함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핵심 인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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