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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BBC' 모두 빨간불 SK, 시나리오 플래닝 경영 고도화

산업 산업일반 4대그룹 하반기 점검

'BBC' 모두 빨간불 SK, 시나리오 플래닝 경영 고도화

등록 2023.07.24 07:47

김현호

  기자

위기 속 연례회의 개최한 최태원 회장, 유기적 대응 주문'미래 먹거리' BBC 모두 실적악화···하반기도 '적자·역성장'AI에 IRA 세금혜택까지···반도체·배터리, 손익 개선 주목

"지금 우리는 과거 경영 방법 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글로벌 전환기에 살고 있다. 미·중 경쟁과 이코노믹 다운턴, 블랙스완으로 부를 수 있는 예기치 못한 위기 변수들은 물론 기회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시나리오 플래닝 경영을 고도화해 나가야 한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23 확대경영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축구 선수들이 세트 플레이를 반복 연습하듯 SK그룹도 다양한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전사 시스템과 임직원들의 역량을 높여나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확대경영회의는 8월 이천포럼,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 등과 함께 그룹 경영진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SK그룹의 주요 연례회의 중 하나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플레이션에서 비롯된 매크로(거시경제) 악재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자 즉각적인 위기 대응을 위해 "SK 구성원들이 충분히 훈련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그룹사는 코로나19 효과로 '반짝' 수혜를 입은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 규모는 105조원 수준으로 불과 3년 만에 44조원 늘었다. 또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사업은 모두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어려운 경영 환경을 예고한 상태다.

하반기에도···적자·역성장 꼬리표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분기 2조187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3조80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가 우려되고 있다. 세트업체의 수요 부진에 반도체 재고는 쌓이고 판가는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D램 업황은 수요 부진에 따른 극심한 재고를 소진하기 전까지는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 공급 축소 규모가 예상 대비 커지고 있어 센티멘탈은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보유 재고 규모는 예년 대비 크게 높은 수준"이라며 "HBM, DDR5 비중에 따라 업체별 ASP(평균 판매가격)도 크게 차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과 자회사인 SK온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 하락한 5986억원으로 예측됐다. 4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다. SK이노베이션에서 독립 출범한 이후 줄곧 적자 행진을 이어가던 SK온도 17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전망되고 있다.

'BBC' 모두 빨간불 SK, 시나리오 플래닝 경영 고도화 기사의 사진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온만 바라보다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그린 사업 투자를 위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는데 주가가 5거래일 연속 하향곡선을 나타낸 것이다. 지금껏 SK온 성장을 위해 대규모 재원을 조달했지만 정작 본업인 정유·화학은 주주지분을 희석해 투자 금액을 끌어모으려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계약 종료 등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약 9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까지 거론됐다. SK바이오팜도 세노바메이트의 글로벌 수출 부진으로 500억원의 적자가 예측되고 있다.

반도체·배터리 해 뜰 날 올까
SK그룹의 '금고' 역할을 하는 SK하이닉스는 내년이나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의 관심사는 적자 폭 축소다. 반도체 업황이 여전히 어두운 상황이나 ASP는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집계한 올해 3분기 D램 가격은 최대 5%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감소 폭이 13~18%였던 점을 고려하면 크게 축소된 셈이다. 종류별로 PC 및 서버용 D램 가격은 당초 15~20% 하락이 예상됐으나 3분기엔 0~5% 축소가 예측됐다. 또 그래픽과 소비자용 D램의 하락 폭은 10~15%에서 0~5%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같은 기간 최대 15%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던 낸드 플래시의 가격 감소 폭은 3~8%로 예상됐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에도 낸드 시장은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 계절적 수요가 늘더라도 구매자들의 신중한 재고 관리로 가격 안정을 가로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4분기는 가격이 회복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오픈AI의 챗 GPT로 촉발된 AI(인공지능)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AI향 고성능, 고용량 제품에 대한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128GB 이상 고용량 DDR5 모듈과 HBM 제품 경쟁력을 공고히 해 수요 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K온은 미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효과에 따라 흑자전환을 노려볼 수 있다. 현지에서 생산하는 배터리 셀에 대해 미국이 AMPC(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 예상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AMPC 반영 금액으로 1003억원을, 2분기는 1109억원을 반영한 바 있다. AMPC 규모는 배터리 셀 기준 kWh당 35달러, 모듈은 KWh당 10달러로 총 45달러 수준이다.

SK온 관계자는 "IRA 세부 규정이 아직 완전하지 않아 AMPC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세부 세칙이 구체화되면 반영 여부, 시점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증권가에서는 SK온의 AMPC 반영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하반기 배터리 영업이익은 2032억원이 예상되며 올해 수익성은 전년 대비 13%p(포인트)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예상되는 AMPC 효과는 7182억원이나 22GWh(기가와트시)에 그쳤던 미국 생산능력이 2025년 143GWh로 확대돼 AMPC 규모도 3조1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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