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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유한양행 렉라자, '블록버스터 항암제' 대열 올라선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유한양행 렉라자, '블록버스터 항암제' 대열 올라선다

등록 2023.07.04 15:41

수정 2023.07.06 08:57

유수인

  기자

국산 폐암 신약 최초 '1차 치료제' 허가타그리소와 급여 경쟁···연내 결정 가능성얀센과 병용임상 활발···글로벌 진출 도전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는 이전에 EGFR-TKI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EGFR T790M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제이다. 이미지=유한양행 제공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는 이전에 EGFR-TKI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EGFR T790M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제이다. 이미지=유한양행 제공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유한양행의 국산 31호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블록버스터 항암제 대열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렉라자는 지난달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아 약물치료 전력이 없는 암 환자에게 가장 먼저 처방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 개발한 항암제 중 1차 치료제로 허가받은 것은 렉라자가 유일하다. 항암제는 환자에게 처방되는 순서에 따라 1~3차 치료제로 나뉜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7월 오스코텍의 자회사인 제노스코로부터 전임상 직전 단계의 렉라자를 기술도입해 물질 최적화와 공정 개발, 전임상 및 임상을 지속했고, 지난 2021년 1월 국내에서 EGFR 변이가 생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이어 그해 7월 2차 치료제로 국민건강보험에 등재됐다.

렉라자는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와 함께 3세대 폐암 표적항암제로 분류된다.

현재 국내 비소세포폐암 항암제 시장은 타그리소 위주로 형성돼 있다. 타그리소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1065억원이다.

다만 타그리소는 아직까지 건강보험에 등재되지 않은 상태여서 렉라자가 먼저 1차 치료제로 급여 적용을 받는다면 국내 3세대 폐암 표적항암제 시장에 판도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 거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훨씬 앞설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암환자가 급여 등재된 1차 항암제를 사용할 땐 약값의 5%만 부담하면 된다.

현재 폐암 환자가 비급여로 타그리소를 처방받는 경우 매월 600만원 이상을 부담해야한다. 연 치료비로 환산하면 7000만원을 웃돈다.

타그리소는 2016년 국내 첫 허가 후 2018년 1차 치료 적응증을 추가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19년부터 급여 1차 관문인 암질환심의위원회(암질심)의 문을 두드렸지만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약효 분석 연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러다 5번의 도전 끝에 지난 3월 첫 문턱을 넘어섰으나, 다음 단계인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에서 발목이 잡혔다.

반면 렉라자는 6개월 만에 허가와 급여를 모두 받은 이력이 있다. 통상 식약처의 허가를 받아 급여 등재되기까지 평균 1년 6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속도다.

특히 렉라자는 한국 등 아시아인 대상 임상에서 효능·효과를 입증하고, 관련 데이터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1차 치료제로의 급여 확대 역시 빠르면 올해 중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타그리소와 함께 약평위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나, 렉라자가 먼저 등재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이달과 내달 각각 암질심이 열린다고 하는데, 렉라자의 급여 안건이 바로 상정될 수 있을진 모르겠다. 다만 업계 분위기는 렉라자가 8월 안에 급여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현재 급여가 적용되는 3세대 1차 치료제가 없고, 타그리소도 급여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입장에서는 타그리소의 경쟁약물이 생겼기 때문에 약가를 낮출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환자의 치료 옵션을 위해 급여화는 필요하지만 타그리소는 글로벌 시장에 론칭해 있는 약물이라 약가 협상시 제한이 있다"며 "반면 렉라자는 국산 신약이기에 상대적으로 탄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 두 약제를 비교해서 재정을 줄이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렉라자가 암질심에 통과되면 약평위, 약가 협상,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등을 거쳐야 한다.

유한양행은 건강보험 급여 처방 가능 시점까지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약제를 제공하는 인도적 차원의 프로그램(EAP)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유한양행 측은 "렉라자도 비급여 처방시에는 약가가 낮지 않아 처방이 쉽지 않다. 1차 치료제로 급여 적용을 확대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 약이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무상으로 제공하려고 한다"며 "해당 프로그램은 각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일로부터 렉라자의 급여 기준 확대 시점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업계는 1차 치료제로의 허가가 렉라자의 글로벌 진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다국가 임상을 통해 1차 치료제로 인정받은 것인 만큼, 향후 해외 진출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1차 치료제 허가 후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에 도전해 국내 1호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연매출 1조원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전 세계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은 2019년 21조에서 2029년 36조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회사는 지난 2018년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과 렉라자의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계약을 맺고 한국 외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넘겼다.

얀센은 자사의 EGFR-MET 타겟 이중 항체 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렉라자 병용요법으로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열홍 유한양행 R&D 총괄 사장은 "렉라자는 유한양행의 과학적 역량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탄생한 약제로, 개발 단계부터 뜨거운 관심과 긍정적인 의학적 평가를 받아온 혁신적인 신약"이라며 "이번 허가로 국내에서 유병률이 높은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강조했다.

그러며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만큼, 1차 치료제로 더 많은 환자에게 고품질의 의약품 치료 기회를 더 빨리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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